‘신세계 유니버스’ 대국민 멤버십 내세웠다…가입금 10배 베팅
연회비 가입 즉시 적립, 매달 5%~최대 12%할인 쿠폰 제공
신세계 계열 뿐 아니라 대한항공, KT 합류 예정
뒷단에서 미들 플랫폼 구축…디지털 가속화
지난 몇십년 동안 신세계 그룹의 기반은 오프라인이었다. 이제 오프라인 기반을 온라인, 디지털 유통으로 옮긴다. 판을 뒤흔들겠다는 목표다.
신세계 그룹은 그 해답을 멤버십과 파트너십에서 찾았다. 마트와 백화점, 스타벅스, 면세점 등 촘촘한 멤버십에 외부 파트너까지 더해 대국민 멤버십을 출범한다. 8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공개했다.
유니버스 클럽 전면엔 상생과 신뢰를 내세웠다. 그룹사 사업 전반에서는 G마켓(지마켓)을 중심으로 오프라인과 디지털 유통을 통합하는 ‘디지컬(Digical)’ 전략과 파트너사와의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삼았다.
정용진의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핵심은 할인
2021년 신세계 그룹의 신년사,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처음 꺼낸 단어가 있다. 신세계 유니버스다. 신세계만의 디지털 생태계, 즉 신세계 그룹이 가진 콘텐츠와 자산을 연결해 소비자에게 더 큰 가치로 제공한다는 의미다.
그 결과, 신세계 그룹이 소비자향으로 내놓은 멤버십이 바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다. 지난 2021년 인수한 지마켓의 유료 구독 멤버십 ‘스마일클럽’이 기반이다. 스마일클럽은 지마켓이 지난 7년간 운영한 유료 구독 멤버십으로 지금까지 회원 300만명을 확보했다. 신세계 유니버스 전략 일환으로 지난해 신세계 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쓱닷컴도 스마일클럽에 합류했다.
주요 오프라인 계열사인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신세계면세점도 더했다. 국내에서 온오프라인 커머스 채널을 한 곳에 묶는 멤버십이 없는 가운데, 소비자가 신세계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체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마련한 것이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할인 혜택에 초점을 맞췄다. 연회비 3만원은 가입 즉시 적립금의 형태로 지급된다. 가입 경로에 따라 이마트, 지마켓, 쓱닷컴,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의 5개사의 포인트 3만점, 혹은 스타벅스 음료 쿠폰 5장을 지급한다. 또 6개사 통합 혜택을 제공한다. 이 때 통합혜택은 가입 경로와 상관없이 지급된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이번 멤버십이 세 가지 중층적인 구조로 설계가 됐다”며 “지불한 가입금액의 10배 이상을 돌려 받을 수 있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멤버십 중 가장 강력한 혜택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배송 혜택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 전항일 지마켓 대표는 “무료 배송 서비스는 이미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 셀러들의 배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판매자들에게 빠른 배송에 따른 혜택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전 대표는 “하반기에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확장은 계속된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특징은 오픈 플랫폼 구조라는 점이다. 강 대표는 “오늘 소개한 멤버십 구조는 종착점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여정, 큰 노력의 시작”이라며 “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후 신세계그룹 내 다른 계열사, 외부 회사까지 멤버십 제휴사로 합류할 예정이다. 유력한 계열사는 이마트24, 신세계푸드, 스타필드 등이다. 특히 이마트24와 같이 고객 접점이 큰 편의점이 합류한다면 멤버십에 대한 유인 효과가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멤버십 이용자에게도 여행, 레저 등 혜택이 늘어나 록인(잠금) 효과도 강화될 수 있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내부 계열사보다 외부 회사와의 제휴에 힘을 싣고 있다. 강 대표는 이날 “내부 계열사에서도 멤버십 참여를 희망하는 관계자들도 있지만 저희는 외부와의 파트너십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 기업은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과 제휴가 사실상 마무리된 대한항공과 KT다. 강 대표는 이날 “오픈 구조로 여행, 엔터, 게임, 금융, 통신, 항공, 배달 플랫폼 등 외부 파트너사와의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2개 회사 외에도 여행 관련 플랫폼, OTT 회사 등과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보도된 쓱페이 매각에 대해서도 금융 협력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강희석 대표는 “매각이라기보다는 파트너십 상대를 찾는 과정에 있다”며 “파이낸셜 서비스 등 새로운 역량에 있어서 신세계그룹이 독점적으로 하기보다는 잘하는 파트너사와 적절하게 협업해 금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세계 유니버스의 3중추 ‘디지컬, 상생, 디지털화’
신세계그룹이 디지털 유통 시대에 소비자와 파트너사에게 줄 수 있는 또 다른 가치는 무엇일까.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 강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디지털 유통 확산 이후 빠른 배송, 저렴한 가격이라는 혜택이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가품에 대한 우려, 그리고 광고성 콘텐츠의 범람은 소비자의 피로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 판매자 혹은 브랜드의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영업 채널을 확장해 성장해간다는 목표 하에 다이나믹 프라이싱과 같은 매커니즘으로 기껏 일궈놓은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거나 혹은 채널 관리가 어려워지거나, 물류 비용이 증가하는 등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통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그룹으로서, 이런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신뢰에 기반한 상생의 협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
신세계그룹이 신세계 유니버스를 통해 선보이는 새로운 비전은 디지컬(Digical) 리테일, 상생, 그리고 신규 디지털 시장 개척이다.
우선 디지컬이란 디지털(Digital)과 피지컬(pysical)의 합성어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직접 매입하는 1P와 사업자가 오픈마켓에 입점해 수수료 기반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3P를 의미한다. 신세계그룹은 디지컬을 미래 유통의 모습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가 채널을 넘나들며 다양한 상품을 구매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고객은 누구나 때로는 명품 프리미엄을 원하고, 때로는 싸고 합리적인 가격에 가성비 쇼핑을 원하며, 패션이나 뷰티와 같은 영역에서는 큐레이션 방식으로 살 수 있는 카테고리 킬러 모델을 원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비교해가면서 그것을 넘나드는 옴니채널 쇼핑의 니즈가 있기도 합니다.”
강 대표는 “이같은 고객의 쇼핑과 관련된 욕구를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이 만족해내기 어렵다”고 봤다. 이 때문에 그는 “다양한 플랫폼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쓱닷컴과 백화점이 프리미엄을, 노브랜드와 지마켓이 가성비를, W컨셉이 카테고리 킬러의 역할을, 이마트는 O2O로 디지털화한다. 이 가운데 지마켓은 신세계 유니버스 전략의 핵심 중추를 맡는다.
또 상생 기반의 파트너십에 대해 강 대표는 ‘지속 가능’을 이유로 꼽았다. 판매자의 수익 저하, 채널의 혼란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판매자와의 상생 구조 내에서 신세계 그룹의 채널, 유통 데이터, 제품, 물류, 미디어를 모두 연결해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CJ그룹과 같은 대형 브랜드사 경우 ▲데이터 협업으로 상품 개발 ▲공동 브랜딩 및 판매 ▲프로모션 협업 ▲물류 협업 등을 함께 추진했다. 중소 브랜드 등에 대해서는 온라인 기반 사업자에게는 오프라인 진출 기회를 제공하고 오프라인 파트너사에게 온라인 진출 기회를 제공한다. 쓱닷컴과 지마켓 등 여러 온라인 채널에 동시 진출할 수 있기도 하다.
새로운 디지털 시장에 대한 개척으로는 ▲2시간 이내 배송 ▲국내 최초 온오프라인 통합 리테일 미디어를 꼽았다. 강 대표는 디지털 전략을 효율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객, 머천트, 카테고리, 트래픽, SCM, 데이터, 테크 7가지 정도 되는 기반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게 디지털화에 따른 비용을 최적화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고객 접점 뒷면에서 하나의 미들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다양한 범주의 풀필먼트 사업, 온오프라인 통합 리테일 미디어 사업, B2C를 넘어선 B2B(기업간거래)사업을 전개한다.
우선 물류에 있어서는 추후 2시간 이내 배송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방식의 배송 서비스를 운영한다. 강 대표는 “대한민국 인구 90% 이상이 신세계그룹의 전국 1만개 점포로부터 1시간 이내 거리에 살고 있기 때문에 물류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예약 배송, 30분 이내 배송인 퀵커머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한다. 또 신세계그룹의 풀필먼트 사업을 그룹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로 확장하는 사업 계획을 수립해가고 있다.
온오프라인 통합 리테일 미디어에 대해서는 자체적인 엔진 ‘주크박스(JukeBox)’를 개발, 향후 광고 수익을 그룹 전체 총 거래액(GMV)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약 1조원 수준으로 달성할 계획이다. 3000만명 이상의 충성고객에 대한 데이터에 더해 온오프라인 통합형 지면 관리가 가능, 브랜드와 상품에 대한 통합적인 인사이트 제시가 가능하다. 강 대표는 “주크박스를 활용해 이마트, 스타필드부터 유통을 넘어 랜더스필드와 같은 야구장의 광고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B2B 시장 내 입지도 확장한다. 현재 지마켓의 B2B 매출은 약 2조원 규모로 생활용품과 사무용품 시장이 주다. 사무용품부터 기업용 선물하기 시장, 물류, 부자재 사업, 식자재 유통시장까지 확대해 연간 5조원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마켓이 이끄는 디지컬 전략, 쓱닷컴은 ‘프리미엄’
이날 전항일 지마켓 대표와 이인영 쓱닷컴 대표는 신세계 유니버스 내 각 사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지마켓은 온라인 커머스 종합 상생 플랫폼이자 신세계 유니버스의 디지털 허브 역할을 맡습니다.”
“쓱닷컴은 신세계그룹의 상품 뿐만 아니라 정신을 물려 받아 온라인에서는 최고의 신뢰를 줘야 하는 위치입니다.”
지마켓은 신세계 유니버스 디지털 허브의 역할을 맡는 동시에 자체 사업 확장으로 IT 플랫폼으로서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고히 한다. 3년 내 거래 규모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전 대표는 지마켓의 판매자 상생에 대해 “판매자가 알아서 하게 방치하거나 물건이 깜깜이가 되는 것과 달리 모든 회사가 성공적인 온라인 사업이 가능하도록 상품기획, 개발, 네이버 유튜브 페이스북 등 다양한 디지털 채널에서의 온라인세일즈, 토털 마케팅 솔루션, 데이터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등 판매자가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핵심 자원으로 지마켓은 300명의 영업 CM 조직과 AI 인에이블(enabled) 툴과 서비스를 마련했다.
또 판매자 상생의 예시로 지난 5월 진행한 상반기 최대 할인 행사 빅스마일데이에 대해 빅브랜드와의 전략적 제휴와 중소파트너 히트상품 발굴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빅스마일데이 행사에서는 이용자 340만명이 2100만개 상품을 구매, 행사 기간 동안 거래액 1조원을 달성했다.
지마켓은 신세계 그룹의 오프라인 관계사 중 온라인화되지 않은 50% 이상을 디지털 전환하는 역할도 맡는다.
전 대표는 “지마켓이 가진 차별화된 역량을 강화하고 확장하겠다”며 AI 초개인화 플랫폼으로 진화를 약속했다. B2B, 여행, 온라인 광고 사업 등 성장 시장의 1위를 수성하겠다는 목표다. B2B 사업에 대해서는 현재 중소형 B2B 사업자 50만명이 있는 가운데 이마트에브리데이와 노브랜드 등 신세계 그룹의 자산을 활용해 기업의 판촉을 확장할 수 있다고 판단, 차세대 사업으로 선택해 육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옥션에 대해서는 “연간 거래액 6조원 수준인 옥션은 로얄 고객을 중심으로 특화된 플랫폼으로 차별화를 이어간다”고 말했다.
쓱닷컴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쇼핑 플랫폼으로의 지위를 공고히 한다.
이 대표는 성장의 비결로 신선식품 소싱 역량, 배송, 그리고 프리미엄과 버티컬을 꼽았다. 2018년 연간 거래액 2조8000억원이었던 쓱닷컴은 지난해 총 거래액 6조원을 달성하며 연 평균 21%의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신선식품 소싱 역량에 대해서는 “상품별 편차가 적고 최고의 품질로 최대의 물량을 소싱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이커머스 플랫폼 중에서도 신선식품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배송에 대해서는 일 8만건 처리 가능한 수도권 물류센터 네오센터와 일 7만3000건을 처리 가능한 전국 130여곳의 이마트 PP (Picking&Packing) 센터를 꼽았다. 최근 네오센터의 지리적 한계로 수도권에서만 진행되고 있는 새벽배송에 대해서 이 대표는 “PP센터를 이용한 물류 네트워크로 배송을 충분히 진행하고 있다”며 “다양한 배송 선택지가 있기 때문에 쓱닷컴 고객 중 새벽배송 이용 비중이 낮아 전국에 새벽배송을 할 수는 없지만 큰 약점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강 대표는 “목포에 현재 자동화 물류센터를 짓고 있어 사실상 새벽배송 커버가 가능하다”며 “유통산업발전법 해석이 명확해졌기 때문에 고객의 니즈가 명확하면 네오센터 뿐만 아니라 이마트 PP센터를 활용해 새벽배송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강조한 쓱닷컴의 강점으로는 삶의 중요한 순간에서 소비하는 ‘인스퍼레이셔널(insperalational)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각종 명품 브랜드가 다양하게 입점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쓱닷컴은 브랜드 중심 소비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21년 인수한 W컨셉을 선두로 트렌디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 수급이 가능하다.
그는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물질뿐만 아니라 지난 30년 동안 쌓아온 신세계그룹의 정신을 계승해 디지털의 신세계, 신세계 디지털이 되는 전략을 활용해 쓱닷컴을 유니크하고 모방할 수 없는 회사로 키우겠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강 대표는 “최근 이마트에서 대형 행사를 진행해본 결과, 객수가 굉장히 많이 늘어난 반면 객단가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소득 수준이 양극화돼가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모든 사람이 적어도 먹고 사는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이마트가 합리적인 대안이 있음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게 우리의 미션이다”며 멤버십 할인 등이 고객과 이마트 양 측에 혜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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