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자회사 로똔다 이상호 부사장의 말이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 로똔다 본사에서 만난 이 부사장은 “중앙화 거래소에 국한돼 있는 자산 관리를 웹3 환경에서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로똔다는 지난 2월 서비스를 시작한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 ‘빗썸 부리또 월렛’을 운영하고 있다. 빗썸 부리또 월렛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클레이튼 ▲솔라나 ▲폴리곤 ▲캐스퍼네트워크 ▲엑스플라 총 8개의 메인넷을 지원하는 멀티체인 지갑이다. 1300개 이상의 코인도 지원하고 있다.
로똔다가 내세우는 부리또 월렛의 강점은 ‘웹2 같은 UI/UX’이다. 가상자산 지갑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메타마스크’의 경우 기능이 일반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단어로 복잡하게 이뤄져 있어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크다. 또, 알파벳과 숫자가 섞인 복잡한 지갑 주소를 통해서만 가상자산 송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송금의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이 지갑은 빗썸과의 연동을 통해 불편한 절차 없이 빗썸 거래소에 부리또 지갑 주소를 등록하고, 전화번호 확인 절차만을 통해 간편하게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다. 개인지갑 등록 시 필요한 화이트리스팅 과정을 대폭 줄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휴대폰 번호를 통한 친구 추가로 채팅창에서 코인이나 대체불가토큰(NFT) 등을 전달할 수 있어 간편 송금이 가능하다.
부리또 지갑의 채팅 송금 서비스 시연 화면
이 부사장은 간단한 UI/UX뿐만 아니라 여러 웹3 서비스를 소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도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용자들이 단순 투자의 개념이 아니라 더 넓은 웹3 서비스를 경험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거래소 지갑에서 개인 지갑으로 코인을 전송할 수 있도록 돕는 ‘허브(Hub)’로서 좋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도 느낀다고 전했다. 부리또 월렛은 Defi(디파이, 탈중앙화금융), NFT, P2E(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 등의 서비스 또한 제공하고 있다.
부리또 월렛은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리워드(보상)’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진입장벽이 높은 웹3 서비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다. 에어드랍을 통해 코인 등의 보상을 제공하면, 해당 코인으로 웹3 서비스의 기능을 체험할 수 있게 해주고, 거기서 또 얻은 성과를 통해 또 다른 보상을 제공하는 형식이다. 에어드랍이란 거래소 등의 코인 업체가 이벤트 및 마케팅 차원에서 코인을 무상으로 나눠주는 행위를 말한다.
그에 따르면 국내 이용자들은 투자 등의 목적으로 가상자산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참여를 유도한다면 투자 외에도 다양하고 재미있는 웹3 서비스가 있다는 걸 쉽게 알릴 수 있다. 시장이 투기성으로만 운영될 거라는 불안한 미래를 잠재울 수 있는 것이다. 또, 회사 입장에서도 자사 서비스의 이용률을 높이는 ‘잠김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아직우리서비스가이용자들에게 ‘통하는’ 서비스인지에 대해서는 시험해보고 있는 단계입니다. 다만, 파트너십을맺고있는서비스들의반응을통해 희망을보고 있습니다. ‘쉬운지갑’이라는니즈가현재시장에서병목형태로남아있고, 그해결을우리가할수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시한 지 4개월이 지난 로똔다는 아직 만족할 만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물론 정해둔 핵심성과지표(KPI)보다는 높은 이용자 트래픽을 기록했지만, 현재 ▲안드로이드 OS만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 ▲본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갈 길은 멀다.
그러나 파트너십 부문에서는 생각보다 좋은 반응을 기록하고 있다. 조작하기 어려운 다른 웹3 지갑과 비교해 부리또 월렛이 웹3 서비스를 전개하고자 하는 회사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부리또 월렛에는 추후 ‘상장’으로까지 갈 수 있는 요소를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 가치가 있다. 이 부사장에 따르면 대부분의 웹3 프로젝트는 프로젝트의 운영 및 성장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상장을 추진한다. 그리고 상장을 위해서는 만족스러운 거래 및 이용자 트래픽이 있어야 한다. 높은 유동성을 가지고 있어야 시세의 변동성이 적고, 시세조작 등의 투자자를 해치는 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 이러한 한계를 자사 지갑이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빗썸 생태계의 일부이기 때문에 거래∙이용자 트래픽 노출의 빈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프로젝트가 여러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늘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로똔다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거래 및 이용자 트래픽이 늘어 거래소에 상장한 웹3 프로젝트들이 생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