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뺨치는 7년차 배틀그라운드’ 크래프톤 만면에 자신감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 내놔
1분기 매출 5387억원 ‘역대 최대’
9일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이 2023년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5387억원, 영업이익 2830억원, 당기순이익 2672억원을 잠정 공시했다. 증권가 평균 시장 전망치인 매출 4896억원, 영업이익 2127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어닝 서프라이즈’다. 시장에선 분기 영업이익이 꺾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뚜껑을 열고 보니 주식보상비용을 제외하면 오히려 전년동기 성장세였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 성장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을 경신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0.1% 감소했다. 다만 주식보상비용을 제외할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은 2930억원으로 전년동기 12% 증가한 수치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9% 성장,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하며 50%의 당기순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자회사 펍지의 간판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배그) PC 부문이 전년동기 대비 68% 성장한 결과다. 이용자 트래픽이 늘었고 유료화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역대 최대 PC 매출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의 33% 비중이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9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강력한 IP 파워를 증명해낸 분기”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증권연구원들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축하한다”며 덕담을 건넸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크래프톤은 2023년 1분기 최대 실적 달성을 통해 배틀그라운드 IP의 지속 성장성을 입증했다”며 “더 많은 게임이 타석에 설 수 있도록 새로운 제작관리 전략을 도입하고, 신작 게임의 흥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글로벌 퍼블리싱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회성 매출 없어
이처럼 분기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자, 일회성 매출 포함 여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배 CFO는 “일회성으로 볼 만한 매출은 없었고, 언급했던 재계약 관련 매출이 있냐 그런 부분들은 없었다”며 “유저 트래픽을 통해서 매출 효율을 높인 부분이 저희의 중요한 전략이었고 그게 잘 작동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실적발표에서 예년 대비 전략적으로 중요한 작품의 출시가 없다고 말씀드렸지만, 그와 동시에 펍지 IP를 통해 올해 충분히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할 수 있고 그렇게 할 거다 말씀드렸고, 1분기 성과가 저력을 보여준 실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또 배 CFO는 “페이투윈(이기기 위해 돈을 쓰게 만드는) 구조를 갖고 있거나 MMORPG처럼 장비나 이런 부분들로 매출을 일으키는 게임이 아니라 코어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 팬들한테 소구하고 대신에 이제 매력적인 상품을 출시해서 매출을 가져가는 구조여서, 게임성을 훼손하지 않고 매력적인 상품을 내느냐에 따라 IP 생명력 경쟁력이 앞으로도 충분히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2분기 실적 1분기보단 낮을 것
크래프톤은 2분기 실적에 대해 “2분기는 1분기 만큼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분기엔 긴 방학과 국내 명절 등 시즌 이슈로 2분기보다 실적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배 CFO는 “대규모 프로모션을 했으니 과금한 유저들도 많은 것이고, 2분기 내 과금에 대한 피로도 이런 부분 때문에 1분기 대비해서는 낮을 것이라고 보고, 여태까지 항상 그래왔었다”며 “1분기만큼은 안 될 것이라 보지만, IP 기반 성장을 계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크래프톤과 펍지는 배틀그라운드에 향후 아케이드 개편 및 클랜 시스템 추가, 슈퍼카 콜라보레이션, 신규 맵 출시 등 이용자들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업데이트를 예고했다.
글로벌 퍼블리셔 도약 노려
크래프톤은 ‘스케일업 더 크리에이티브(Scale-up the Creative)’ 기치를 앞세워 글로벌 퍼블리셔 도약을 위한 행보를 강화한다. 이러한 전략은 크래프톤이 자체 개발 게임과 소수 지분 투자를 통해 크리에이티브를 발굴하고 성장성을 극대화(Scale-up)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크래프톤과 독립 스튜디오 간 건강한 소통 체계를 갖추고 정밀한 검토, 리뷰, 테스트 등을 전개하는 제작 프로세스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
회사는 2023년 초부터 자체 개발 게임과 소수 지분 투자를 통한 글로벌 세컨드 퍼블리싱 확보에 집중했다. 현재 크래프톤 생태계 내 24개의 신작 파이프라인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크래프톤 내부에 게임 프로젝트 별 가상 조직(Virtual Organization)을 구축해 각 스튜디오의 제작을 지원하는 등 건강한 소통 체계를 마련하고, 보다 면밀한 제작 관리 체계 수립에 나설 방침이다.
이날 언급한 신작 출시 목표로는 ‘프로젝트 블랙버짓’ 올해 하반기 비공개테스트 거쳐 내년 하반기 론칭, ‘눈물의마시는새’ 2025년 이후 론칭 등이 있다.
배 CFO는 “크래프톤이 글로벌 게임업계에서 대한민국 게임사로 알려져 있는 게 아니라 글로벌 게임업계 생태계 내에서 좋은 개발자들이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그런 퍼블리셔로 자리매감했다”며 “글로벌에서 성공하기 위한 IP를 만들기 위해 북미 유럽 쪽에 조금 더 포커스가 있기는 하지만, 거기에 국한하지 않고 경쟁력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골라서 시장에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딥러닝 연구로 게임 혁신
배 CFO는 크래프톤의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 프로젝트 현황에 대해 “사내 데모 게임을 예로 들자면,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보고 듣고 기억하고 대화하는 챗봇을 통해 자유로운 주제의 대화를 게임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이어갈 수 있는 시도를 했다”며 “혼자서 플레이하지만 게임 속 가상 연인과 친구가 강화학습을 통해 게임을 이해하고 전략을 제안하는 등 협동 플레이가 가능한 기술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알렸다.
이러한 딥러닝 기술은 오픈월드 사용자제작콘텐츠(UCG) 게임 플랫폼 ‘미갈루’에도 활용한다. 미갈루는 올 연말에 북미에서 소프트론칭(시범출시)을 계획 중이다. 배 CFO는 “네이버제트와 추진 중인 미갈루에도 활용하고 있으며, 향후 출시된 신작 게임의 제작 기간 단축은 물론 게임 내 다양한 기능 구현에 활용돼 크래프톤의 미래 성장성을 더욱 스케일업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 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