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달러 대로 내려온 비트코인… 시장 “하락 기조 오래가지 않을 것”

10개월 만에 3만달러를 돌파한 비트코인이 또다시 2만달러대로 가격이 하락했다. 21일 오후 1시 43분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2.2% 하락한 2만2887달러를 기록 중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하락 기조가 오래가지 않을 거라고 분석한다.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등의 외신은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가라앉고 가격이 3만달러 아래로 내려갔지만,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갖고 있는 투자자들이 매도를 마치고 축적 모드로 돌아섰기 때문에 오래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축적한다는 건 가격이 상승할 거라는 긍정적 심리가 내포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의 가격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올 초부터 지금까지 75%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지난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약 2개월 만의 최저치인 1만9579달러 선까지 떨어졌다가 3일 만에 2만4000달러 선으로 급등했고, 지난달 말 2만8000달러로 가격이 상승했다.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에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불을 지폈다. 미국 전통 은행의 잇따른 파산사태로 가상자산 대장인 비트코인이 수혜를 입은 것이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벌어진 뒤 최대 37%까지 가격이 올랐다.

시장은 은행에서 빠져간 유동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통 통화를 신뢰하지 못하고 암호화폐를 선호하는 현상은 남미 등의 외환보유액(미국 달러)이 부족해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신흥국에서 종종 발생한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산하 빗썸경제연구소는 “법정화폐, 주식, 채권 등 기존 금융자산이 약세 압력을 받을 때 BTC가 대체 자산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실시된 이더리움(ETH)의 샤펠라 업그레이드도 한 몫 했다. 이번에 실시한 샤펠라 업데이트는 지난해 9월 가상자산 업계 내 가장 큰 업데이트라고 알려진 ‘머지(2.0)’ 업데이트 이후 처음 시행된 업데이트다. 스테이킹 된 ETH를 출금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머지 이후 PoW(작업증명)에서 PoS(지분증명) 구조로 바뀌면서 이더리움은 ‘스테이킹’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상하이 업데이트에서 스테이킹 된 ETH와 관련 보상이 출금 가능해졌다. 수수료 시스템을 개선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기능도 구현됐다.

기존 상하이 업그레이드로 잘 알려진 샤펠라는 주요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인 ‘상하이’와 ‘카펠라’를 합친 합성어로, 상하이는 합의 레이어, 카펠라는 실행 레이어를 뜻한다. 21일 오후 1시 43분 코인마켓캡 기준 이더리움은 전날 대비 0.55% 하락한 1943달러를 기록 중이다.

4년에 한번 시행되는 비트코인 채굴량 반감기가 1년 남았다는 점도 강세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비트코인 채굴량 반감기는 4년마다 한번씩 상승하는 채굴 난이도에 따라 채굴량이 50% 줄어드는 시기를 말한다. 비트코인의 유동성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이 시기가 직접적으로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반감기 전후로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했다. CNBC 등 외신은 “2024년 4월이나 5월 경 비트코인 채굴량 반감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비트코인 가치가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렉스 기소하는 등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앞서 지난 17일(현지시간) SEC는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렉스와 비트렉스의 전 CEO 빌 시하라를 연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SEC에 따르면 비트렉스는 지난 2017년부터 미국 투자자들을 포함한 트랜잭션 수수료 등 최소 13억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이 기간 브로커, 거래소, 청산소 서비스를제공했으나, SEC에 증권거래소로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