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BN] 무신사의 과제

최근 무신사가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절반 이상 크게 늘었습니다. 무신사라는 탄탄한 플랫폼에 2535여성이 선호하는 여성 패션 플랫폼인 29CM를 날개로 달았습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약 32억원으로 전년 대비 94%나 줄었습니다. 한정판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이 숙제인 가운데, 무신사는 글로벌로 새 도전에 나섭니다.

매출 절반 이상 늘어난 무신사, 계속해 성장하나

무신사의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은 약 7083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늘어났습니다. 별도 기준으로는 약 6452억원을 기록해 2021년에 비해 60% 가량 늘었고요. 규모가 꽤 있다고 하는 패션 플랫폼 중에서는 무신사, 에이블리만이 큰 폭으로 매출이 성장했네요. 사실상 국내 브랜드 패션 플랫폼에서는 무신사가 홀로 독주하고 있는 상황이니, 놀랄 일은 아닙니다.

무신사는 이번 매출 증가의 원인에 대해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 강화로 무신사 스토어를 이용하는 여성 고객과 2535 신규 구매자의 비율이 늘면서 입점 브랜드 판매 상승효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럭셔리, 뷰티 등 전문관과 2022년 거래액이 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가량 성장한 29CM의 성장세도 중요했다고 봤죠.또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 봤을 때, 솔드아웃의 거래액이 2021년보다 275%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선 오픈마켓 방식으로 운영하는 타 패션 플랫폼 스타트업과 무신사의 가장 큰 차이는 수수료 매출의 비중입니다.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를 판매하거나, 매입 상품을 판매해 비교적 수수료 매출 비중이 낮습니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무신사스탠다드는 남성, 여성, 키즈, 뷰티에 스포츠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다루는 브랜드인데, 지난 해 매출이 두 배 정도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신사는 지난해 무신사스탠다드 강남점을 연 후 올해 여름 부산 서면에 첫 지방 지점을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무신사의 수수료 매출입니다. 전체 매출에서 약 42.6%를 차지하고 있죠.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약 2.6배 가량 증가했네요. 무신사 스토어와 29CM 입점 브랜드가 선전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의 지난해 거래액은 3조원을 돌파했으며, 29CM의 거래액은 6000억원 수준입니다.

무신사는 지난해 무신사의 실질 수수료율이 평균 12.18%라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무신사의 수수료율을 약 30%로 보고 있는데요. 무신사가 말하는 실질 수수료율은 무신사가 받은 명목 수수료에서 브랜드 마케팅 활동 지원비, 쿠폰 및 적립금 할인 비용, 결제 수수료, 서버비 등을 제외한 수취 수수료를 거래액으로 나눈 값을 의미합니다.

(제공=무신사)

향후 임대사업도 상당한 수익이 날 것으로 풀이됩니다. 무신사는 무신사 테라스 뿐만 아니라 패션 특화 공유오피스 사업 무신사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확보한 부동산을 바탕으로 팝업 스토어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무신사는 ‘광고 공간 및 광고물 입대업’을 명시한 상표 ‘무신사큐레이터’를 출원 등록했습니다. 무신사 측은 무신사 테라스 외 추가적인 오프라인 진출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신사가 빠르게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이익률은 상당히 낮아졌습니다. 무신사의 2022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은 약 8.4%으로 2021년 16.7%와 비교해볼 때 절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한 마디로 실속이 줄어들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연결 기준으로 보면 더욱 심각합니다. 무신사의 2022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약 32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가량 급락했습니다. 회사는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글로벌 스토어, 레이지나잇, 전문관 등 신규 서비스 구축을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인적 투자와 프로모션 비용을 포함해 전반적인 판매관리비가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 고용인원 확대에 따라 몸이 무거워졌습니다. 무신사의 지난해 급여만 봐도 1000억원을 돌파한 1036억원 수준입니다. 이미 인원은 1000명을 훌쩍 넘겼습니다. 또한 프로모션 비용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프로모션 관련 비용인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를 합치면 약 992억원으로 거의 1000억원에 달합니다.

또 조만호 창업자가 임직원에게 무상증여한 것을 포함한 주식보상비용 268억원이 일회성으로 반영됐습니다. 조만호 창업자는 지난해 6월 무신사 임직원에게 사재 주식 1000억원을 무상증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아직 200억원 규모밖에 이뤄지지 않은 데에 대해서 무신사 관계자는 의무 보유 기간으로 인해 감사보고서에 지난해 증여한 일부만 반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급감한 결정적인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솔드아웃입니다.

 

솔드아웃은 무신사의 아픈 손가락

한정판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은 무신사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입니다.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자회사 에스엘디티의 2022년 영업손실은 약 427억원입니다.

솔드아웃은 지난 2020년 7월 시작해 지난해 11월까지 무료 수수료 정책을 운영했습니다. 이용자 확대를 위해서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무신사의 이러한 노력과 달리 한정판 리셀 시장에서는 다른 주자가 앞서 갔습니다. 바로 네이버 손자회사 크림입니다.

안드로이드, IOS, 웹 등 트래픽을 파악한 혁신의 숲 데이터에 따르면 솔드아웃의 지난 2월 트래픽은 18.9만 정도입니다. 1년 전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4.8만명 정도 줄었습니다. 반면 크림의 올해 2월 트래픽은 151.4만명으로 1년 전보다 43.2만명 늘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크림의 완승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매출도 크림의 성장이 더욱 가파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림의 지난해 매출은 약 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7억원 가량 늘었습니다. 솔드아웃 운영사 에스엘디티의 2022년 매출은 111억원으로 95억원 가량 증가했습니다. 매출 증가와 달리 양사 모두 날이 갈수록 영업적자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크림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861억원이며 영업비용은 약 1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상황입니다.

양사는 모두 지난해부터 수수료 무료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솔드아웃보다 앞서 수익화에 나선 크림은 올해 4월부터 판매수수료 최대 4%, 구매 수수료 최대 3%로 최대 7%의 수수료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글로벌 리셀 플랫폼 수준으로 크림 수수료를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최소 10%대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회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솔드아웃 수익화에 나섰습니다. ‘보다 빠르고 정확한 검수와 쾌적한 서비스 제공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입니다. 서비스 지속을 위해서는 수수료 인상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솔드아웃은 오는 5월부터 판매 수수료 1%, 구매 수수료 2%를 부과하며 보관 수수료는 3%를 부과합니다. 아직 구체적인 인상폭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만 무신사는 2024년 이후 솔드아웃의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무신사의 아픈 손가락 솔드아웃의 서비스 종료를 점치는 이들도 있었는데요. 무신사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향후 오프라인 공간에서 한정판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리셀 사업의 지속성에 의문을 품는 이들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기 명품 구매와 같이 나타난 현상이라는 의견도 있고요, 한정판 리셀의 시초인 나이키의 위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도 평합니다. 실제로 주요 리셀 플랫폼은 스니커즈 뿐만 아니라 의류, 명품, 테크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크림은 네이버가 계속해 지원하고 있는 반면, 솔드아웃은 아니다” 며 해법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무신사는 글로벌로 간다

이미 국내에서는 1위 브랜드 패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무신사, 이제 글로벌로 나아갑니다. 무신사는 지난해 9월 글로벌 스토어 문을 열었는데요.

이전까지 국내 플랫폼이 한두 국가를 조심스레 실험하며 나아간 것과 달리 무신사는 현재 일본, 미국, 캐나다, 태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호주, 뉴질랜드 등 13개국에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 단계인 지금, 무신사는 일본, 미국, 싱가포르, 태국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신사가 가장 먼저 나아간 국가는 일본으로 지난 2021년 무신사 재팬을 설립해 국내 브랜드의 일본 진출을 돕는 방식으로 시작했습니다. 디홀릭,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국내 패션 기업이 가장 먼저 선택한 해외 진출국인 일본을 무신사 또한 첫 번째 진출지로 선택한 셈입니다. 패션 업계에서는 일본의 매력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과 비슷한 기후와 가까운 거리를 꼽습니다. 무신사 또한 ‘지역적 특성과 문화적인 밀접도로 이미 수요층이 존재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일본을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무신사가 일본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일본이 아시아 및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영향력 있는 국가라는 점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무신사의 포지션을 구축하는 데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브랜드 패션을 주력으로 글로벌로 나아가는 가운데, 일본을 확성기로 활용하는 셈입니다.

무신사 도쿄 팝업 스토어 행사장 (제공=무신사)

무신사는 지난 4월 7일부터 16일까지 도쿄 하라주쿠에서 무신사 도쿄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습니다. 최근 하라주쿠는 일본 번화가 중 한국 문화가 가장 많이 반영된 지역으로 평가 받는 명소인데, 이 곳에 문을 연 겁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무신사가 일본 특성에 맞춰 오프라인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무신사에 따르면 오픈 3일간 1만명이 방문했다고 합니다.

또 회사는 미국이 아시아인이 많은 국가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것으로 봐 빠르게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진출을 계획했으며, 싱가포르와 태국은 동남아 패션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국가로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신사는 오는 2024년 하반기 상장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무신사 관계자는 2019년 세콰이어캐피탈 등으로부터 13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할 당시, 5년 이내 상장 조건이 걸려있었다며 의무 조항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때까지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건데, 이제 초기인만큼 무신사의 글로벌 사업을 주시할 시기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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