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23] 블록체인∙웹3.0 저물고 생성 AI가 떠오른 이유는?
2022년은 블록체인∙웹3.0 사업을 전개하는 회사들에게는 최악의 한 해였다. 미래 기술로 각광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등 블록체인 시장을 강타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터지면서 시장은 얼어붙었고, 그해 연말에는 ‘생성 AI’라는 세상을 바꿀 기술이 나타났다. 이런 상황 속 자연스레 블록체인 기술은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듯 했다.
“메타버스와 생성 AI의 차이점은 ‘실현 가능성’에 있습니다. 하드코어 게이머와 로블록스에서 활동하는 5800만명의 어린이를 제외한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삶의 상당 부분을 살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생성AI는 다릅니다. 1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챗GPT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로렌 쿤제(Lauren Kunze) 3D 아바타 AI 챗봇 회사 아이코닉(Iconiq) 대표는 1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웹3.0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회사들은 모두 웹3.0의 정의에 AI가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블록체인 기반 세계는 일일 활성화가 0명인 ‘무인’의 영역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성 AI는 ‘대화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욕망을 드러낸 실체가 있는 기술로, 이 대규모 언어 모델이 인터넷 혁명 이상의 큰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는 아직 오프라인 사람들이 갈망하는 어떠한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고, 생성 AI는 인간이 필요로 하는 일을 대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게임개발자대회(GDC)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게임 개발자 중 72%가 가상화폐에, 70%가 자신과 자신의 직장은 대체불가토큰(NFT)에 관심이 없다고 답한 바 있다. 가상화폐와 NFT에 부정적으로 응답한 개발자들은 사기 가능성, 전반적인 수익화 우려, 환경 등을 언급했다. 메타버스에 대한 생각도 유사하게 드러났다. 응답자의 83%가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 같은 사용자 생성 콘텐츠 플랫폼을 개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에 반면 챗봇과 같이 언어 모델링에 근거하는 AI는 인간을 감정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어 보다 더 실체적이라는게 로렌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AI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분명해지고 있다”며 “AI 기술을 도입하지 않는 기업은 2000년대 초 모바일 기술을 도입하지 않는 기업들처럼 기회를 놓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AI 또한 기술 남용 등의 부작용에서 벗어날 순 없다는 입장도 전했다. 그리고 이를 ‘인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AI의 미래는 결국 인간이 만들어낼 것입니다. AI는 모든 곳에 존재할 것이지만 배후에 있을 것이며, AI가 대두되면 대두될 수록 인간 전문가가 더 중요해질 겁니다. AI는 인간과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절대로 인간의 모든 삶을 대체하지는 않습니다”
로렌 대표는 “구글의 ‘바드’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것과 같이 무언가를 검색하는 사람들은 정답을 모르기에 결과가 잘못됐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기때문에 인간 전문가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나온 챗GPT 또한 인터넷에서 나온 유해한 편견과 관련해 결과를 도출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이는 의료∙법률 같은 주제에서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이 기술을 감독하고 강화하는 인간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AI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인간이 ‘목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고히 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모든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인간을 대체하고 싶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겠지만, AI를 도구가 아닌 목적으로 받아들이면 인간의 창의성과 생산성이 파괴되는 건 한 순간”이라고 강변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