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악몽 같았던 2022년을 지나 2023년이 밝았다. 테라-루나, FTX 파산 등 가상자산 시장 전반을 흔드는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시장은 추운 겨울을 넘어 암흑기에 들어섰다. 그러나 오히려 각종 사건사고가 가상자산 업계 각성의 계기가 됐다는 긍정론도 나온다. 이 기회에 규제가 정립되고 불투명성을 벗어나 시장이 신뢰를 회복하면 오히려 성장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과연 2023년 가상자산 시장은 암흑기를 지나 빛을 볼 수 있을까?

가상자산 분석 업체 쟁글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으로 연준의 긴축이 이어지며 2023년에도 가상자산 시장은 비우호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트코인 등을 포함한 가상자산 자체가 위험자산으로서 성격이 짙어졌을 뿐더러 예고되는 경기침체 또한 투자심리를 꺾을 것이라는 것이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의 상용화 움직임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쟁글은 ▲긴축의 여파가 실물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완만할 것이라는 점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블록체인 생태계 인프라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는 점 ▲전통적인 웹2 기업들이 웹3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상자산 규제 도입 필요성이 촉구됐다는 점 또한 주목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2023 코인 시장의 전망은?

최근 가상자산 전문 매체 더블록이 발표한 ‘2023년 디지털 자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다수 분석가들은 올해 코인 시장은 고위험 자산이라는 압력이 만연할 것이나,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러 정부 기관에서 비트코인을 자국 법정화폐로서 수용하고 있다는 점 ▲가상자산 가격과 무관하게 산업계에 우수한 인력 유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 ▲거시적 환경의 개선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정석문 코빗리서치장은 여러 국가들이 비트코인을 자국 법정화폐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1년 엘살바도르와 지난해 10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공식 채택한 바 있다.

정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이 두 나라가 경제 규모가 작은 개발도상국이라는 점에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중요한 건 UN에 등록된 195개 국가 중 여러나라가 이 두 나라와 같은 개발도상국”이라며 “새로운 통화정책의 실험은 많은 관심의 대상이며, 비슷한 사례가 나올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을 제도권 자산으로 편입하려는 많은 국가들의 움직임에 의해 ‘코인’에 정당성이 부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가상자산 업계에 인력 유입이 꾸준히 진행된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지금까지 가상자산 기술 쓰임새의 장애 요소들이 해결되어가고 있다”며 “이는 가상자산의 대중화를 위한 기술 보완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2023년, 미 연준의 통화 긴축 정책이 완화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이에 따라 몇몇 코인 프로젝트들이 반등할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지난해 단행된 긴축 통화 정책으로 과소 평가된 자산들이 과매도되는 상황이 존재했는데, 긴축 통화정책의 페이스가 조금이라도 둔화된다면 해당 자산들이 크게 반등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2022년 단행된 미 연준의 급격한 긴축 통화정책의 효과가 실물경제에 미치면서 경기가 둔화하고 인플레이션 수치도 안정을 찾으면 연준도 계속해서 긴축 정책을 추구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미 연준의 ‘비둘기파적 전환(dovish pivot, 통화 긴축에서 통화 완화로의 기조 전환)’은 가상자산을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수요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시점은 2023년 상반기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당 시나리오가 전개된다면 2023년은 2018년 폭락장 트라우마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도 비트코인 수익률 +92%를 기록했던 2019년과 같은 양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 3’

코인데스크 등의 외신은 “웹3의 진보는 2023년에 정점에 다다를 것”이라며 “기존 웹2 기업들의 다수가 웹3.0으로의 근본적인 혁신으로 재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해 말 스타벅스는 대체불가토큰(NFT) 서비스를 도입한 리워드 서비스 ‘스타벅스 오디세이’의 체험판을 출시했다. ‘스타벅스 오디세이’는 미국에 있는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 및 스타벅스 파트너에게 제공하는 NFT다. 쉽게 말하자면 NFT 형태의 음료 스탬프인 것이다.

스타벅스 오디세이에서 게임 등 여러 활동을 수행하면, 이용자는 한정판 NFT를 구입할 수 있다. 스타벅스는 “새로운 스타벅스 오디세이 체험은 NFT를 획득하고 구매할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며 “스타벅스는 회원 및 파트너와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웹3 커뮤니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콘텐츠 기업 디즈니 또한 웹3 생태계에 관심을 표했다. 지난해 9월 밥 차펙 디즈니 전 최고경영자(CEO)는 D23 엑스포 행사에서 메타버스와 웹3 발전 계획을 전했다. 그는 “디즈니가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데이터를 ‘메타버스’를 통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며 메타버스가 미래의 새로운 스토리텔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는 NFT, 메타버스 분야 전문 변호사를 채용하는 등 웹3 산업 진출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쟁글 리포트는 “웹2 기업들이 NFT 시장에 발을 들이는 것은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점차 대중화된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자리잡아갈 규제들

올해는 시장 규제에 대한 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정준영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RFIA(금융혁신법안), DCCPA(디지털상품 소비자보호법안) 등의 법안이 발의돼 있으며, 각 법안의 내용 개정 및 통과 여부에 따라 증권성 판별, 디파이, 스테이블코인 규제 등에 영향을 미치고 시장의 변동성을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회복을 위해서는 신뢰 복구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유리 빗썸경제연구소 정책연구팀장 또한 “2023년은 가상자산 규제 초석 다지는 원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팀장에 따르면 올해 국내의 경우 금융당국과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된 규제 논의의 결과물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투자자 보호와 금융안정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당정의 입법 의지가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1월에 발표될 ‘증권형 토큰(STO) 가이드라인’을 통해 가상자산의 증권성 판단기준과 유통체계에 대한 정책 방향성이 명확해지면 ‘자본시장법’과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증권형 토큰이란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으로, 자본시장법에 규제를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미술품, 주식 등 다양한 자산을 분할 소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낮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제4차 민당정 간담회’가 열렸다.

현재 국회에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안정성 확보 등의 내용을 담은 총 14개의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이 계류돼 있다.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대표발의한 ‘디지털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안심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법률안’과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규제등에 관한 법률안’ 등이 대표 법안이다. 이 두 법안의 공통점은 규제 공백이 큰 불공정거래 규제를 입법화해 투자자 보호를 이루겠다는 점이다.

오 팀장은 “두 법안 중 어떠한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2023년 가상자산 시장 투자자 보호는 이전보다 더욱 두터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FTX와 같은 사태가 국내에서 발생한다 하더라도 국내 가상자산 거래자들은 제도의 두터운 보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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