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진호입니다.

오늘은 뭘 들고 왔을까요. 애석하게도 오늘은 들고 온 게 없습니다. 소프트웨어, IT 기업에 좀 여쭤봐 주세요. 왜 안 들고 왔냐고.

약속을 안 지키는 기업이 많은 것 같아요. IT업계는 좀 신기합니다. 저도 이제 소개를 많이 드리고 싶은데 보도자료나 기자간담회를 보면 애매한 워딩이 있어요. ‘선보여’ ‘공개’인데요. 거의 템플릿처럼 나오는 워딩인데요. 자랑만 할 것도 아니고 출시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일까 싶어요. 원래 “추진한다”보다 “착수” “시작” 같은 말이 더 확실한 법입니다.

특히 기업들의 ‘연내 출시’ 이 네 글자는 템플릿처럼 꼭 들어있습니다. 조금 더 정확한 시점을 물으면 “규제 문제로 상황을 보고 있다” “고도화를 시키겠다” “기술 연계성을 높여 문제가 없을 경우 출시하겠다” 같이 한발 물러서는 일이 많은데요.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에요. 빨리 내서 뭐 하겠습니까. 연동도 잘 안되고, 서로에게 피해가 됩니다. 다만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했으면 좋겠다는 건데요. CES나 이런 미래기술 컨퍼런스 차원이 아니라 아예 기자간담회, 공식 컨퍼런스 멍석을 깔고 연내 출시라고 말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YouTube video

 

일례로 티맥스가 약속을 좀 크게 했습니다. 지난해 9월 코엑스 오디토리움을 빌려 슈퍼위크 행사를 열고 ‘슈퍼앱’을 공개했습니다. 관리 도구, 지식 플랫폼, 노코드 플랫폼, 메타버스, 이북(E-Book) 제작 솔루션까지… 제대로만 되면 우리나라를 접수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을 소개했죠.

여기서도 또 그 템플릿이 나옵니다. ‘티맥스는 올해 말 일부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슈퍼앱 관련 모든 제품을 출시하고 비즈니스 모델도 다각화할 방침…’ 멋있는 말을 밝혔는데 핵심은 하나예요. 연내 출시가 또 들어가 있죠. 현장에서도 슈퍼오피스가 원래는 지난해, 당시로서는 연내 나오고 나머지는 순차적으로 시장에 내놓겠다고 했죠. 그런 배경으로 임원 인사도 냈습니다.

결론적으로 아직 지켜진 게 없습니다. ‘제품 및 서비스 기획과 개발이 거의 마무리 단계다. 2023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 지난해 12월 설명이었어요. 근데 1년에 하나씩 나와도 순차적 아니에요? 첫 번째 주자로 예고한 슈퍼오피스도 아직 안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한 솔루션입니다. 새해에 다시 물었습니다. ‘더 완벽한 상품 출시를 위해 전사가 다각도로 준비 중인 터라 1월 중에는 (출시가) 없을 것 같다’는 말이 돌아왔어요. 티맥스는 또 전적이 있죠. 티맥스 윈도우라고…정말 안 바뀌네요.

하드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토리지 기업 퓨어스토리지는 지난해 9월에 컨퍼런스를 열고 구독형 서비스 에버그린 원이 연내 한국 고객들에게도 적용될 거라고 밝혔습니다. 12월 다시 만난 퓨어스토리지는 빠르면 올 상반기, 제대로 된 과금 모델을 세우려면 하반기에나 가능하다고 했죠. 처음 말은 연내였지만, 산수를 해보면 1년이 늦어지는 셈입니다.


애플카도 출시가 연기되는 판입니다. 2025년으로 생각했다가 완전 자율주행 구현이 어려우니까 2026년으로 1년 늦추겠다는 겁니다. 그래도 훨씬 빨리 이야기를 해주네요.

몇 가지 사례만 추려 드렸는데요. 업계 전반에 퍼진 DNA입니다. 대체재가 없는 것도 아니고 사실 쓰지 않으면 됩니다. 다른 좋은 솔루션도 많고요. 그런데 모두 다 질질 끌면 어떻게 될까요? 특히 솔루션들은 글로벌 기업이 많은데 유럽이나 미국 메인 시장에 먼저 출시하고 그걸 한국에 발표하는 경우가 많아서 조금 구분을 해주면 더 한국 유저들이 친절한 설명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개발자들이 고생이 심하죠. 또 한 가지 가장 중요한 것, 유저들의 신뢰입니다. 옷 입고 약속 장소 나간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연내 외출룩 공개’죠. 그러면 친구들한테도 욕 먹습니다.

물론 기업의 입장도 이해는 돼요. 리소스도 들고 난관이 중간에 발생하고 분명 브레이크 걸리는 상황이 있습니다. 비용 문제도 무시할 수 없고요. 그리고 SW기업은 특히 A 기술을 적용해 개발하다가 더 좋은 B 기술을 적용하면 다시 오케스트레이션이나 맞춰야 할 게 있을 테고요.  또 경쟁자가 갑자기 먼저 낼 경우는 부딪히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래서 출시 시기는 시장 전략 차원으로 연기하거나 조금은 조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연내 출시보다는 언제 언제 범위를 정한다거나 조금만 더 좁혀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약속된 시간에 나오고 저희가 손에 잡고 더 좋은 기사로 소개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기술 발전, IT 인프라 발전, 업계 발전… 모두 좋은 결과가 아닐까 이야기 드려 봅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토끼띠의 해, 모든 기업들이 제대로 점프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영상제작_ 바이라인네트워크 <임현묵 PD> <최미경 PD> hyunm8912@byline.network
대본_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 jhlee26@byline.network

Similar Pos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