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쿡신문] 검색의 시대는 끝나는 것인가

외쿡신문은 주 1회 글로벌 테크 업계 소식을 전합니다. 

  • 검색의 시대는 끝나는 것인가
  • 트위터, 미국 대선 개입 의혹
  • 애플, NFT 업계와의 수수료 전쟁
  • TSMC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내는 선물 ‘애리조나 공장’
  • 칸예 웨스트, 우익 소셜미디어 팔러 인수 ‘취소’

검색의 시대는 끝나는 것인가

최근 오픈AI가 내놓은 챗GPT(chatGPT)가 화제입니다. 사람과 대화하는 것과 매우 유사한 느낌을 주는 챗봇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실시간 질문에 내놓는 답변의 적절성이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합니다. 챗GPT는 초대형 언어모델 GPT3의 진화인 GPT3.5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챗GPT는 시를 쓰기도 하고, 노래 가사를 이용자의 요구대로 바꾸는 개사를 하기도 합니다. 학생들의 숙제 리포트를 대신 쓸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코딩을 하다가, 챗GPT에 적절한 다음 코드를 물으면 상황에 맞는 코드를 내놓기도 합니다. 이를 보고 인디펜던트는 “구글은 끝났다(Google is done)”는 평을 하기도 했습니다. 더 이상 검색이 불필요한 시대가 되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검색엔진은 이용자가 원하는 정답이 있을 것 같은 문서를 찾아서 추천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용자는 추천된 문서를 하나하나 클릭하면서 원하는 정답을 찾아야 했죠. 하지만 챗GPT는 다릅니다. 정답이 있을 것 같은 문서가 아니라, 정답을 말해줍니다.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결과를 내놓는 것이 특징입니다.

챗GPT가 내놓는 결과가 정확하다면 이용자는 더 이상 수많은 검색결과 속에서 정답을 찾기 위해 시간을 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구글이나 네이버와 같은 검색엔진의 필요성이 사라지는 거죠.

인디펜던트는챗GPT에게 “구글은 끝났냐”는 짖궂은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챗GPT가 내놓은 답은 아래와 같습니다.

“챗GPT와 같은 단일 검색 엔진이 구글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보다 직관적이고 대화방식의 검색 경험을 원하는 특정 사용자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잠재적으로 구글과 같은 전통적인 검색 엔진을 대체할 수 있고 인터넷 상의 정보에 접근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챗GPT는 온라인 정보 검색 방식을 혁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정말로 챗GPT와 같은 대화형 온라인 정보 검색 방식이 기존의 검색엔진을 대체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IT 산업의 헤게모니에 굉장한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구글이나 네이버는 검색엔진의 힘으로 IT 세계를 지배합니다. 인터넷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이용자는 하루에서 여러 번 검색엔진을 방문하며,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합니다. 이용자들의 검색 키워드는 이용자의 관심사, 트렌드 등 중요한 정보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모든 기업들이 구글이나 네이버의 검색 상단에 노출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검색엔진 회사는 검색결과의 일부에 광고를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합니다. 이용자는 검색엔진이 제시한 수많은 문서를 하나하나 열어보다가 광고도 클릭하게 됩니다.

하지만 챗GPT는 이용자가 원하는 답을 직접 제시하기 때문에 기존의 검색광고라는 수익모델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글이나 네이버가 챗GPT와 유사한 대화형 검색엔진 또는 챗봇을 만들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두 회사를 지탱하는 검색광고라는 수익모델은 그대로 유지되기 힘들 것입니다.

물론 현재 챗GPT가 완벽하게 정답만을 내놓는 것은 아닙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챗GPT가 내놓는 다양한 오답들이 공유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 당장 구글이나 네이버가 어려움을 겪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챗GPT의 품질 그 자체가 아니고 발전속도입니다. 이 속도로 발전하면 정말 머지 않은 시기에 검색엔진의 활용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트위터, 미국 대선 개입 의혹

트위터가 지난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폭로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매트 타이비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2020년 대선 당시의 트위터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2020년 10월 트위터는 보수성향의 신문인 뉴욕포스트의 한 기사 링크를 차단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뉴욕포스트 기사는 “조 바이든 후보와 그의 아들 헌터가 우크라이나와 중국에서 부패한 사업에 가담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특정 소셜미디어가 신문 기사를 임의적으로 차단하니 논란이 일지 않을 수 없었겠죠?  논란 끝에 트위터는 이 결정이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고 이틀 후 다시 링크를 되살렸습니다. 창업자이자 CEO인 잭 도시는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습니다.

매트 타이비의 폭로에 따르면 트위터의 차단 결정은 최고 임원 수준에서 결정된 것입니다. 타이비는 “최고 법률·전략 담당인 비자아 갓데가 주도했다”고 밝혔습니다. 그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이 이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한 임원은 신문이 도난당한 자료를 인용한 것을 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트위터 경영진이 민주당 의원에게 조언을 구하는 모습도 폭로됐습니다. 다만 당시 CEO인 잭 도시는 이 논의에 대해 몰랐다고 합니다.

또 문건에 따르면 민주당원 공화당원 모두 대선을 앞두고 트위터에 접근해 자신의 진영을 공격하는 트윗들을 삭제할 것을 일상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트 타이비의 폭로가 나오자 트위터의 새로운 주인인 일론 머스크도 거들고 나섰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트위터는 문제가 있는 콘텐츠를 거르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공화당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민주당에는 느슨한 잣대를 들이대는 불공정한 태도를 보였다”면서 이 주장을 뒷받침할 문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사자인 도널드 트럼프도 난리가 났습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국의 IT 기업이 민주당과 공모해 부정선거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2020년 대선 결과를 무효화하고 승자를 다시 선언하든가,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크게 논란이 일었지만 트위터의 임원들이 민주당을 밀어주기 위해 일부러 움직였는지는 아직 불명확합니다. 폭로된 문건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예민한 정치적 사안이 등장하면 소셜미디어에는 다양한 요구와 압박이 들어오고 이를 적절히 조율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중요하고 어려운 일은 이제 일론 머스크가 해야 하고, 그 역시 이런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할 것입니다.

애플, NFT 업계와의 수수료 전쟁

애플 아이폰 이용자들은 이제 코인베이스 지갑(Coinbase wallet)에서 더 이상 대체불가능토큰(NFT)를 거래할 수 없습니다. 코인베이스는 iOS기반 지갑 앱에서 대체불가능토큰(NFT) 전송 기능이 비활성화됐기 때문입니다.

코인베이스는 이에 대해 “애플이 (NFT 전송 기능을 문제 삼아) 최신 버전의 코인베이스 웰렛앱 배포를 차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수수료 분쟁입니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디지털 콘텐츠가 거래될 때 15~30%의 수수료를 떼어갑니다. 애플은 가스비(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거래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수수료)도 인앱결제 시스템을 통해 지불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수수료를 내라는 얘기죠.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NFT 기업들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가 말을 듣지 않자, 애플이 ‘앱스토어 앱 삭제’라는 칼을 빼든 것입니다.

코인베이스는 “애플의 독점 인앱 결제 시스템은 암호화폐를 지원하지 않는다”면서 “NFT와 블록체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아는 사람들은 이런 정책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잘 알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TSMC가 조 바이든에게 보내는 선물 ‘애리조나 공장’

TSMC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큰 선물을 안겼네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만을 방문하는데, 이를 기념해 애리조나에 두 번째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다고 합니다.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 투자 규모도 당초의 120억달러에서 400억달러(52조원)로 세 배 이상 확대합니다. 이는 외국인이 미국에 투자한 최대 규모라고 하네요. 연간 60만개의 칩 웨이퍼를 생산한다고 합니다.

미국은 지난 8월 미국내 반도체 생산을 독려하기 위한 이른바 ‘칩스와 과학법’을 만든 바 있는데, 이후 해외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 투자를 늘리는 모습입니다. 이 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기업에 각종 세제혜택과 보조금 지원을 약속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같은 투자에 애플도 화답했습니다. 애플은 이 공장이 완료되면 이 공장의 칩을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공장에서는 4나노미터, 3나노미터 공정의 반도체를 생산하게 되는데 애플뿐 아니라 엔비디아 등도 이 공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칸예 웨스트, 우익 소셜미디어 팔러 인수 ‘취소’

미국 유명 래퍼 칸예 웨스트의 우익 성향 소셜미디어 앱 ‘팔러(Parler)’ 인수가 취소됐습니다. 팔러 측은 지난 11월 중순 칸예 웨스트와의 거래가 중단됐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칸예는 지난 10월 “보수적인 견해가 논란의 여지가 되는 세상에서 2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권리를 옹호하려는 조치”라며 팔러를 인수하려 했습니다.

칸예는 ‘인종차별’ ‘혐오발언’ 등으로 인해 트위터를 비롯한 여러 소셜미디어에서 퇴출된 바 있죠. 흑인 인권운동 구호였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비꼬는 ‘백인 목숨도 소중하다(White lives matter)’라는 티셔츠를 입어 논란이 되기도 했고, “히틀러에게도 좋은 점이 있다”고 얘기하거나 “나치를 경멸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유대인을 혐오하는 노골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팔러 인수를 취소한 것은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것과 관련이 있는 듯 보입니다.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상에서의 검열을 최소화할 방침을 천명한 바 있죠. 머스크의 트위터가 있다면 굳이 팔러를 살 필요가 없었겠죠? 실제로 머스크는 지난 달 20일 조용히 칸예 웨스트의 계정을 되살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머스크도 끝까지 칸예 편은 아닌가 봅니다. 트위터는 지난 2일 다시 칸예 웨스트의 트위터 계정을 정지시켰습니다. 칸예가 나치당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를 연상케하는 표식을 트위터에 올렸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그는 폭력 선동에 반대하는 우리의 규칙을 또다시 위반했다”며 칸예 계정이 일시 정지된다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칸예 웨스트는 현재 팔러에서도, 트위터에서도 설 자리가 없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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