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제품에 700개까지도…대세가 된 ‘오픈소스’

‘2022 공개SW 페스티벌’서 삼성전자 오픈소스 기조강연
오픈소스 활용 늘고 기업 자체 코드 점차 줄고
‘오픈소스 리더’ 제도 도입해 인센티브 등 내부 역량 강화
“오픈소스 잘 다루면 검증 필요 없는 소프트웨어 선수”

박수홍 삼성전자 오픈소스그룹 그룹장<사진>이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2022 공개SW 페스티벌’에서 기조강연자로 참석해 오픈소스 활용 현황에 대해 언급했다.

박 그룹장은 “저희 제품 안에 들어가는 오픈소스 개수는, 보통 프로젝트라고 이야기하는 개수로 따지면 평균 600개 이상 된다. 많은 경우 700개가 넘는다”면서 “그 700개도 예를 들면 리눅스 커널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보면 그 안에 굉장히 많은 기능이 들어간다”고 오픈소스 활용이 대세가 됐음을 알렸다.

그는 오픈소스를 활용할 때, 오픈소스이니셔티브가 정의한 10개 기준을 충족하는지 따질 것을 강조했다. ▲자유로운 재배포(Free Redistribution) ▲소스코드 공개 ▲파생 저작물(Derived Works) 허용 ▲원저작자 소스코드 수정 제한 ▲개인 또는 집단에 대한 차별 금지 ▲사용 분야에 대한 차별 금지 ▲라이선스 배포 ▲특정 제품에 라이선스 의존 금지 ▲다른 라이선스에 대한 제한 금지 ▲라이선스 기술 중립 확보다.

박 그룹장은 오픈소스 버전업 시 기존 코드가 없어지는 등 상황에 대해 “사업적으로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된다”며 “10개 오픈소스 정의가 잘 준수되는지 봐야 하고, 제가 말씀드리는 오픈소스는 다 이것들을 준수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오픈소스 개발자 행사가 이타적인 취지에 시작해 점점 상업화되고 돈이 몰리는 것에 대해 “지금은 100% 상업화 쪽이라고 봐도 무리는 없다”며 “남을 위해 내 시간을 들여 코드에 기여한다는 것은 1%도 없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이어서 “그것이 나쁜 것이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게 오픈소스 품질이 좋아지게 하는 핵심이다. 기업이 많이 가져다 쓰기 때문에 투자가 늘어나고 참여도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부에서 ‘오픈소스는 순수하지 않다’는 얘기를 항상 한다”며 “마이크로소프트가 깃허브를 75억달러에 살 때도 (시장에선) 우려를 했으나, 그걸 막을 방법은 없었다. 그 이면의 상업성 때문에 분명히 오픈소스가 발전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넓은 시야를 주문했다.

삼성전자는 전담 조직을 두고 오픈소스 발전에도 기여하는 중이다. 이타적 취지보다는 자사 제품 개발을 위해서다. 오픈소스가 버전업될 경우 일일이 바뀐 기능에 뒤늦게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삼성전자처럼 제품마다 수백개 오픈소스가 들어간 경우 더욱 그렇다.

박 그룹장은 “지금 기업들이 오픈소스 수정한 부분에 대해 다음 버전에서 적극적으로 기여한다”며 “기여분을 내놓으면 수정하고 싶은 부분만 붙여서 제품을 빨리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2022 공개SW 페스티벌’ 박수홍 삼성전자 오픈소스그룹장 기조강연 생중계 갈무리

삼성전자는 오픈소스를 잘 다루는 사내 인재에게 대규모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본인 이름 옆에 리더를 붙여 대우하고 있다. 박 그룹장은 “작년에 오픈소스 리더 제도를 만들어 잘하는 분들에게 굉장히 큰 인센티브를 주고 리더를 붙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오픈소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또 새로운 표준 방식으로 자리잡아 나가고 있어서 활용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개발자 입장에서 오픈소스가 ‘양날의 검’이라고도 했다. 박 그룹장은 “오픈소스는 누구나 쓸 수 있고 공개돼 있어 좋긴 하나 개발자 본인의 실력이 굉장히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며 “오픈소스를 잘하는 사람은 더 이상 검증이 필요 없는 소프트웨어 선수라고 봐도 된다”고 힘줘 말했다.

또 박 그룹장은 “기업 입장에선 오픈소스를 늘려갈 것이고 좋은 코드가 많은 이상 자체 코드를 줄이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오픈소스 대세론에 힘을 보탰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 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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