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쿡신문] “후회합니다” “미안합니다” 빅테크 창업자들

외쿡신문은 주 1회 글로벌 테크 업계 소식을 전합니다. 

이주의 소식

  • “후회합니다” “미안합니다” 빅테크 창업자들
  • 결국 파산한 FTX, 회사 부채만 ‘66조원’
  • 대혼란의 트위터
  • 구글, 위치정보 수집 대가로 5000억 달러 지불
  • 애플-아마존 가격 담합 의혹

 

“후회합니다” “미안합니다” 빅테크 창업자들

“많은 사람들이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전자상거래의 성장은 가속화될 것으로 생각했다. 나도 그랬다. 불행히도 나의 예상대로 되지 않았다. 모두 내 책임이다.” –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화가 났다는 사실을 안다. 이런 상황에 처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 나는 회사 규모를 너무 빨리 키웠다. 사과한다.” –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

“우리는 인터넷 경제 성장에 너무 낙관적이었고, 경기둔화 가능성을 과소평가했다. 떠나는 분들에게 매우 죄송하며 책임은 나와 존에게 있다” – 패트릭 콜리슨 스트라이프 CEO

 

최근 실리콘밸리의 유명 창업자들이 잇달아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낙관적 전망에 기반해 사업을 펼쳐왔다가 갑작스러운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창업자들은 대규모 감원 소식을 전하면서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이어져온 급성장에 대해 오판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유동성 과잉으로 인한 성장세를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오해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 성장속도가 느려질 것이라고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합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직원을 급속도로 늘리고, 빠르게 연봉을 인상했는데 이제는 이런 투자들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메타만 해도 지난 3년 동안 직원이 두 배로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실리콘밸리의 대규모 해고 소식이 날마다 전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법적으로 해고가 쉬운 미국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페이스북은 최근 1만1000명 감원을 발표했고, 트위터 역시 직원 절반을 내보낸다고 밝혔습니다. 탄탄한 스타트업이라고 평가받아왔던 온라인 결제업체 스트라이프 같은 회사들도 이달 초 직원의 14%를 내보낸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세일즈포스와 같은 B2B 소프트웨어 역시 감원소식을 전했습니다.

14일(현지시각)에는 아마존마저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이라는 소식을 뉴욕타임즈가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전 직원의 3%에 달하는 1만명 규모가 감원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최근 트위터에 “현재 경제상황은 위기에 대비하라고 말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결국 파산한 FTX, 회사 부채만 ‘66조원’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결국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총 회사 부채만 66조원에 이릅니다. 가상자산 업계 사상 최대 규모죠. FTX의 파산으로 인해 전세계적인 코인 시장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5일 오후 5시 28분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1692달러로 전주 대비 14.18% 감소했으며, 이더리움 또한 1272달러로 전주 대비 14.31% 감소했습니다.

사태의 시초는 알라메다 리서치의 의심스러운 대차대조표에서 비롯됐습니다. 지난 2일 코인데스크는 알라메다 리서치의 자산 146억달러 중 36억6000만달러가 FTX의 거래소 토큰인 FTT라고 단독 보도했습니다. 알라메다 리서치가 보유하고 있는 단일 자산 중에 가장 높은 규모죠. 또 21억6000만달러 FTT 담보자산과 2억9200만달러에 달하는 락업이 해제되지 않은 물량이 있다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이는 알라메다의 보유량이 FTT 발행량의 80%에 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약 60억달러에 달하는 FTT 토큰이 알라메다의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 속 시장에서는 FTX의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고, FTT의 지분을 갖고 있던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가 이를 대량 매도하자 솔라나를 비롯한 관련 프로젝트들의 가격이 급감하는 등 코인 시장이 붕괴되기 시작했습니다. 솔라나는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가 대량 보유하고 있는 코인으로 알려져 있죠.

이에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FTX에서 손을 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샘 뱅크먼 FTX CEO에 따르면 ‘트론’의 설립자 저스틴 선, 코인거래소 OKX, 스테이블 코인 플랫폼 ‘테더’ 등으로부터 각각 10억달러씩 조달하기로 했고, 벤처 캐피털 회사 세쿼이아 캐피털과 헤지펀드 서드 포인트 등과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론을 제외한 몇몇 회사들은 FTX 지원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FTX가 최소 40억 달러의 고객 자금을 빼 투자펀드 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에 지원한 것도 한몫 했습니다.

FTX에 대한 채권자는 10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불행히도 개인 투자자들이 돈을 건질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고, 블랙록, 소프트뱅크 등 FTX에 14억 달러가량 투자한 금융 기관 또한 큰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혼란의 트위터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에 의해 인수된 이후 거의 아비규환 상태입니다. 대규모 정리해고는 놀랄 일도 아니고, 진지한 고민 없이 바뀌는 정책에 이용자는 혼란에 빠졌고, 핵심 인재가 회사를 떠나면서 서비스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그 동안 괴짜지만 뛰어난 혁신가이자 경영자로 평가받아왔던 일론 머스크에 대한 평판도 나빠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론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를 얻기 위해 트위터를 인수했다고 밝혔는데, 트위터에서 자신을 공개 비판한 트위터 엔지니어를 해고했습니다. 머스크는 지난 13일 트위터가 일부 국가에서 느린 이유에 대해 기술적 설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한 트위터 엔지니어가 이에 대해 “완전히 틀린 얘기”라는 트윗을 올렸고 그는 해고됐습니다. 이 엔지니어의 트윗에 머스크는 “문제를 고치기 위해 당신은 무엇을 했느냐”고 면박을 주기도 했습니다.  트위터의 개인정보보호 책임자, 영업 책임자 등이 사표를 내기도 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후 선보인 첫 작품인 ‘트위터 블루’ 서비스는 가짜 계정 논란으로 출시 일주일도 안 돼 중단됐습니다. 머스크는 가짜계정을 없앤다며 진짜계정임을 표시하는 ‘블루’ 마크를 유료(월 7.99달러)로 판매했는데, 가짜계정이 블루를 구입해 진짜처럼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약간의 돈만 내면 진짜 행세를 할 수 있으니, 가짜계정에 날개를 달아준 꼴이었습니다. 심지어 테슬라 가짜계정마저 블루 마크를 달고 활동했습니다. 결국 트위터는 소리소문없이 이 정책을 포기했습니다. 광고가 아닌 블루와 같은 구독을 통해 매출의 절반을 내야 한다고 외쳐왔던 일론 머스크가 머쓱해지는 순간입니다.

오히려 트위터는 광고주들이 이탈하면서 위기가 더 심해지는 모습입니다. 극단적인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는 머스크의 특성상 혐오표현 등이 트위터에서 걸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광고주들은 자신의 상품 광고가 이런 혐오표현과 함께 나타나기를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제약사 화이자,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그룹, 제너럴모터스(GM), 몬데레즈인터내셔널 등이 트위터 광고 일시 중단을 발표했습니다.

 

구글, 위치정보 수집 대가로 5000억원 지불

구글이 이용자를 착각하게 만들어 위치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했다는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미국 40개 주에 총 3억9150만달러(5146억원)의 합의금을 내기로 했습니다.

앞서 구글은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있음에도 이용자들이 위치정보 추적을 껐다고 생각하게 만든 혐의를 받았습니다. 구글 검색엔진의 기능인 ‘위치 히스토리’ 기능을 비활성화 해도 위치정보를 계속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2018년까지는 구글 앱에서 로그아웃한 사용자의 위치까지 추적했다고 합니다.

오리건 주 엘렌 로젠블럼 검찰총장은 “소비자들은 구글의 위치 추적 기능을 껐다고 생각했지만, 구글은 계속해서 그들의 움직임을 몰래 기록하고 광고주들을 위해 그 정보를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AP통신을 통해 이같은 사실이 처음 알려진 후 미국 주 정부들은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벌였고, 이번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구글은 이에 대해 “논란이 된 기능은 이미 수정했다”면서 “위치정보 수집에 대해 더욱 명확히 이용자들에게 안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40개나 되는 주정부들이 함께 소송에 나선 것은 연방차원의 법규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미 의회는 빅테크 규제에 대한 논의를 했지만, 아직은 명확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의원들은 사생활 보호의 세부 사항을 놓고 논쟁을 벌였고, 규제를 최소화하려는 빅테크 기업들의 로비도 극심했습니다. 연방의회에서 빅테크 규제안 마련이 늦어지자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버지니아 등 일부 주에서는 주차원의 프라이버시 규제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한편 구글은 지난달 위치추적에 대한 합의금으로 애리조나 주에 8500만 달러를 지급했고, 워싱턴 D.C., 인디애나, 텍사스와 추가적인 소송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외에 아칸소, 플로리다, 일리노이, 루이지애나, 뉴저지,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테네시 주 등도 관련된 조사를 하고 있어 구글의 합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아마존 가격 담합 의혹

미국 소비자들이 애플과 아마존에 집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아마존이 자사 플랫폼에 애플 공식 매장을 개설하고 600여개에 달하는 애플 제품 리셀러를 7곳만 남기는 조건으로 담합했다는 혐의입니다. 애플 공식 아마존 매장은 이 조건을 받아들여 10% 할인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원고는 다양한 판매자가 있을 때는 할인율이 평균 20%였으나, 애플 공식 매장이 들어선 이후에는 10% 할인만을 제공해 소비자들이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집단소송 소식이 알려지며 나스닥에서 애플 주가는 3.32% 하락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검색 방법이 있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상품 가격을 알아볼 때 대부분 아마존에서 검색합니다. 그런 점에서 아마존은 미국 내에서 검색 포털의 지위를 갖고 있죠.

미국에서는 담합 의혹이 있을 경우 큰 과징금을 물거나 청문회 등에 불려가는 사례가 많습니다. 만약 아마존에서 애플 제품을 검색했을 때 공식 매장을 먼저 추천했거나, 실제로 리셀러 수를 제한하는 조치를 했을 경우 아마존과 애플은 미국 내에서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알고리즘 조작이 들통날 경우 아마존에 대한 신뢰도도 상당히 하락할 것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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