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는 근거리 해외여행에 주목한다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가 근거리 해외여행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합니다. 여기어때는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외여행 서비스의 사업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정명훈 여기어때 최고경영책임자(CEO)는 국내여행처럼 쉽게 가는 해외여행을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의미로 ‘국내 가듯 해외 어때’라는 비전을 선보였는데요. 이들의 구체적인 계획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요?
‘국내 가듯 해외 어때’, 해외특가
여기어때는 국내를 가듯 쉽고 간편하게,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해외여행을 갈 수 있도록 하는 상품을 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창사 이래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이 내놓은 상품은 ‘해외특가’입니다. 사실 이미 지난달 출시했는데요. 일정 조정으로 발표가 다소 미뤄졌다고 하네요.
해외특가는 항공권과 숙박권이 결합된 상품입니다. 정 CEO는 “근거리 여행, 자유여행, 최저가를 합친 상품”이라며 “근거리에 해외 자유여행을 손쉽게, 합리적으로 다녀올 수 있도록 항공과 숙소를 결합했다”고 밝혔습니다. 타깃 고객은 플랫폼 주요 고객층인 MZ세대로 현재 일본 오사카, 후쿠오카, 도쿄와 베트남 다낭, 나트랑, 푸꾸옥에 한해 상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당 지역들은 최소 1시간, 최대 3시간 대에 위치한 관광지로 타 지역에 비해 근거리 여행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외특가 출시를 이야기하기 앞서 정 CEO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왜 여기어때가 해외특가를 내놓았는지 조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는 런던 근무 당시 당일로 근거리를 여행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면 당일 예약으로 런던에서 스위스 제네바에 스키를 타러 간다던가, 2시간 거리인 스페인에 직장동료들과 놀러 다녀온다던지요. 단시간으로 이동해 해외에서 여행을 즐기고 온 것들을 돌이켜보니 한국에서 국내 여행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이야기지요.
이렇게 간단하게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정 CEO는 짧은 비행 시간, 쉬운 경험, 합리적 가격 3가지 요인을 꼽습니다. 우선 짧은 여행 시간입니다. 런던은 비행시간이 짧은 여행지가 많은 곳입니다. 물리적 접근성이 뛰어난 여행지가 다양하다는 뜻이죠. 두번째는 정책적, 환경적 조건입니다. 비자, 출입국 심사, 여행 인프라 등 쉽게 여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설명입니다. 항공권과 숙소를 쉽게 예약할 수 있는 기반도 그가 당일예약으로 해외를 다녀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정 CEO는 한국 또한 짧은 비행 시간을 통해 방문할 수 있는 다양한 여행지가 있고 재택근무, 워케이션 등 제도가 생겨 해외 여행을 활성화할 수 있는 요건은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소비자들의 상황과 달리 시장 내 공급에 문제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당장 다녀오고 싶어도 비행기표며 숙박권을 예약하기 힘들다는 이야기죠. 정 CEO는 “이 세가지 조건을 해외 여행에 적용해 고객에게 해외를 더 가깝게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어때는 해외여행 상품을 계속해 개발해왔습니다. 이들은 올해 4월 미리에셋캐피탈로부터 투자 받은 500억원을 들고 본격적인 해외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5월 시작한 해외 항공 예약 서비스는 지난해 투자한 해외여행 전문 여행사 온라인투어의 도움을 받았고요. 또한 정 CEO는 7월 시작한 해외 숙소 예약 서비스도 매월 1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외특가의 강점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소개한 해외특가는 가격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김진성 CSO는 해외특가에 대해 정보 탐색의 복잡성을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상품이라고 소개했는데요. 그는 설문조사 결과 고객 98%가 가격이 합리적이면 바로 결제한다며 합리적 가격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여기어때는 지속가능한 최저가 상품인 해외특가를 운영하기 위한 방안으로 3가지를 꼽았습니다. 우선 핵심 지역 중심의 영업입니다. 역대 이용자 데이터와 지난해 투자한 기업인 온라인투어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선호지역을 선택했다는 설명이죠. 그 결과 일본과 베트남을 선정했다는 겁니다. 기술과 영업을 통해 기존 상품과 가격을 해본 결과 20~30% 정도 더 저렴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또한 김 CSO는 베트남, 일본으로 시작해 대만, 태국 등으로 상품 범위를 확장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직접 소싱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습니다. 항공을 시작으로 일부 핵심 숙소는 회사가 직접 연락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들 숙소와의 협상력은 월 방문자수 430만명에 달하는 여기어때 플랫폼의 회원에서 나옵니다. 여기어때 측은 중간에 개인이나 업체가 들어가는 경우를 최대한 배제했기 때문에 비용 합리화가 가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지막은 메타 서칭입니다. 김 CSO는 향후 전략으로 메타 서칭을 강조하는 데요. 구체적으로 보자면 지역별 경쟁력 있는 해외 OTA(온라인 여행사)의 상품을 공급 받아 최적화 상품을 노출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직접 소싱으로는 부족할 수 있는 상품 수를 OTA 상품을 통해 확장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김 CSO는 일부 타사와 달리 해외특가 경우, 상품 리스트에 노출하는 가격과 실제 가격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최저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이 기반이라는 게 사측의 설명입니다. 특히 하이엔드 숙소, 블랙의 고객과 해외 여행 고객이 겹친다는 사실을 확인해 추천 로직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CSO가 강조한 해외특가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매주 도시별 최저가 보상제와 즉시 확정입니다. 최선을 다해 최저가를 확보한다는게 첫째고요. 즉시확정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인원이 채워지지 않으면 취소되는 등 많은 불편이 있는 단체 패키지 상품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해외특가가 자유여행에 초점을 둔 만큼 예약 즉시 여행을 확정한다는게 그의 설명입니다. 또한 여행자 보험을 기본으로 제공한다는 점과 추가 비용 없이 룸 업그레이드, 조식, 라운지 이용, 공항 픽업 서비스 등 호텔별 다양한 특전을 마련했다고 하네요.
여기어때에 대한 기대와 우려
해외특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선 해외 여행 수요가 다시 늘어나야겠죠. 여기어때 측은 해외여행 수요가 2019년 수준과 비교했을 때, 현재 20~30% 정도 회복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예기치 못한 일이 없다면 내년 50% 수준까지 회복하는 등 성장세가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고환율, 금리 상승 등 부정적 시장 환경이 해외 여행 소비 여력을 위축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죠.
이와 같은 우려에 대해 사측은 해외특가 경우, 환율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한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일본과 동남아 지역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또한 이들은 현재에는 단거리 상품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유럽, 북미와 같은 장거리 상품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현재 단기적인 수요가 충분히 나오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장거리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장기적인 계획이고요. 우선 내년 여름을 목표로 동남아 지역 5박 이상 장기간 상품을 개발한다는게 이들의 계획이네요.
한편, 여기어때는 향후 인수합병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었습니다. 여기어때의 전략과 잘 맞는 회사라면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게 정 CEO의 입장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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