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쿡신문] 이미지 만들어주는 AI 의 어두운 그림자

외쿡신문은 주 1회 글로벌 테크 업계 소식을 전합니다. 

이주의 소식

 

이미지 만들어주는 AI 의 어두운 그림자

요즘 텍스트 설명을 그림으로 그려주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많죠? 달리(DALL·E),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미드저니(Midjourney) 등이 대표적인데요, ‘백마 탄 우주비행사’라는 키워드를 넣으면 실제로 그런 이미지를 생성합니다.

이 기술이 더 발전하면 우리는 원하는 이미지를 좀 더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케팅 캠페인에 사용할 이미지, 회사 프레젠테이션에 들어갈 이미지, 신문기사에 포함되는 이미지 등을  AI가 필요에 따라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이런 기술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니다. 기존의 이미지와 메타데이터(텍스트)를 학습해 만든 모델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죠. 기술을 만든 회사들은 AI가 어떤 데이터를 학습했는지 공개하지는 않지만, 인터넷에 공개된 이미지를 활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어렵지는 않죠.

하지만 여기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합니다. 인터넷에 있는 (저작권이 있는) 이미지를 AI학습에 이용하는 것은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을까요? 단순히 학습 용도로 사용했으니 저작권 문제가 없을까요? 아니면 저작권이 있는 이미지를 사용했으니 저작권 침해일까요?

지난 21일 CNN의 보도에 생각해볼 여지가 많이 있어 소개합니다. 기사는 에린 핸슨(Erin Hanson)이라는 화가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기자는 스테이블 디퓨전에서 ‘에린 핸슨 스타일의 유화·빛과 그림자·역광 나무·강한 윤곽선·스테인드 글라스·현대 인상파·수상 경력·아트스테이션 트렌드·비비드·고화질’ 등의 키워드로 이미지를 생성해 에린 핸슨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이 이미지를 본 핸슨의 반응은 “와, 내 벽에 붙여야겠네요” 였습니다. 자신이 그린 것처럼 유사한 스타일의 그림을  스테이블 디퓨전이 만들어냈다는 이야기죠.

AI 이미지 생성기 ‘스테이블 디퓨전’이 만든 에릭 핸슨 스타일의 그림

 

실제 에릭 샌슨의 그림 ‘크리스탈린 메이플’

아마 스테이블 디퓨전은 에린 핸슨의 그림을 학습데이터로 활용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CNN에 따르면 그 누구도 에린 앤슨에게 자신의 그림을 학습 데이터로 사용해도 되겠냐는 동의를 구한 적은 없다고 합니다. 에린 핸슨뿐 아니라 스테이블 디퓨전에서는 ‘000스타일의 그림’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유명 화가가 그린 것과 같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예술의 가치를 낮추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최근 미드저니로 생성된 이미지가 최근 한 미술 대회에서 우승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AI 학습을 위해 텍스트나 이미지 등의 콘텐츠를 사용하는 것은 공정사용의 영역 안에 있다고 평가되어 왔습니다. 공정사용이란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라고 하더라도 특정한 상황에서는 저작권자의 동의없이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는 AI를 개발하기 위해 개와 고양이 사진을 찍은 모든 이들에게 허락을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죠.

하지만 공정사용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예술가의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한 AI 생성 이미지는 작가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그 작가의 작품 가치가 떨어질 것이 분명하죠. 작가 자신만의 스타일과 개성이 가장 중요한데, AI가 그걸 학습해 클릭 한 번으로 유사 이미지를 만들어 내니까요. 예술가들이 화가 날 만하네요.

예술가보다 실용디자이너는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러스트레이터는 생계에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순수미술보다는 실용 디자인 부문에 AI 생성 이미지가 활용될 테니까요. 인터넷에서 간단히 멋진 이미지를 무료 또는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데, 수백만 원을 내고 일러스트를 만들 필요가 없어지죠. AI가 만든 실용 디자인이라는 것도 결국은 기존의 디자인들을 학습해서 만든 것입니다. 인간 디자이너는 AI에게 데이터를 제공해준 셈인데, 그 결과 자신의 생존을 위협받게 됐습니다.

AI의 발전은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해결할 문제는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간의 소외를 어떻게 막을 것이냐는 것입니다. 이전까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축소 문제는 노동자, 특히 반복적인 일을 주로 하는 노동자의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예술가까지 그 문제가 확산됐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닥쳐올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애플도 미국 정부 눈치 본다…중국산 낸드플래시 탑재 잠정 보류

애플이 중국과 밀월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이야기, 아마 들어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애플과 중국은 관계가 꽤 깊었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미국 정부의 제재로 이 밀월관계가 깨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애플이 중국 양쯔강메모리테크놀로지(YMTC)로부터 공급받은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할 것이라는 소문이 업계에 퍼졌었죠. 당시 애플이 공급망 다변화의 일환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중국시장용 제품을 만들기 위해 YMTC 메모리를 공급받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닛케이아시아 등 외신은 미국 정부의 압박에 의해 애플이 해당 계획을 보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애플과 YMTC가 해당 사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지난 9월 애플에 “지금 불장난을 하고 있다(Playing with fire)”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더 진전시킨다면 전례 없는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는데요, 이 같은 압박이 애플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여기에 미국 정부는 중국에 유입되는 장비에도 제재를 가하고 나섰죠. 미국 내 장비업체에 대중국 장비 수출승인 심사에 거부추정(Presumption of Denial) 원칙을 적용한다는 서한을 보낸 것인데요, 수출 규제 항목에는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나노 이하 로직 칩 생산을 위한 장비가 포함됐습니다.

미국이 대중국 장비 수출 규제를 가한다는 이야기는 올해 초부터 나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파운드리 한정이었고, 메모리에 대한 언급은 그간 해 오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중국 메모리 시장은 그리 크지 않을 뿐더러, 이미 미국은 마이크론이라는 주요 메모리 업체를 보유하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미국 정부가 메모리 부문에 대한 대중국 장비 수출 규제를 가한 이유를 두고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애플이 YMTC를 비롯한 중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한다는 소문이 돌고, 이에 대한 괘씸죄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습니다.

애플과 중국 간 밀월관계가 깨지게 된다면, 우리나라 기업에는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 주요 메모리⋅디스플레이 업체가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었거든요. 애플이 중국산 부품 탑재 비중을 늘려가면서 국내 기업의 점유율도 조금씩 빼앗기고 있었는데요, 이제는 애플과 중국 메모리⋅디스플레이 업체와의 교역에 제한이 생겼죠. 따라서 국내 기업은 애플에 납품하는 부품 비중이 늘어나고, 이는 곧 소폭의 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영우가 넷플릭스 살려냈나

한동안 위기설이 나돌던 넷플릭스가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지난주 실적발표에서 올해 3분기에 신규 가입자 241만명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7~9월 신규 유료 회원이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망치(107만명)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241만 명의 추가 가입자 중 143만 명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구독자이며, 미주지역에서는 100만 명 미만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핵심 시장이었던 미국-캐나다는 10만명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신규 가입자를 기반으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약 6% 증가한 한 79억 2600만 달러, 영업이익은 15억 3300만 달러였습니다.

넷플릭스는 흥행을 거두는 오리지널 작품이 등장할 때마다 가입자가 급증하곤 합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넷플릭스는 3분기 호성적의 배경으로 ‘기묘한 이야기 시즌4’·‘다머’·‘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우영우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우영우는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전반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우영우는 28개국에서 주간 기준 드라마 시청 1위에 올랐고, 역대로는 6위를 차지했습니다. 앞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입자 143만명이 증가했다고 했죠? 우영우의 인기가 큰 힘이 됐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오징어게임 때도 넷플릭스에 가입하지 않고 버텼는데, 우영우는 참지 못하고 결국 가입하더라고요.

일론 머스크, 트위터 직원 75% 해고?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임직원의 75%를 해고할 것이라는 워싱턴포스트의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투자자들에게 트위터 인원을 2000명 수준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트위터에는 현재 75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 인원감축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줄곧 나온 것이었습니다. 지난 6월 머스크는 트위터 직원들과의 회의에서 “인원과 비용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며 “최고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고용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75% 감축은 상상하기도 힘든 수치네요. 워싱턴포스트는 “그동안 머스크가 인력 감축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감축 규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머스크는 회사 규모를 줄이는 것이 트위터를 수익성 있게 만드는 첫 번째 단계로 생각한다”고 평했습니다.

트위터 인원감축은 머스크만의 생각은 아닙니다. 현 경영진도 인원감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위터는 내년 말까지 약 8억 달러(약1조1500억원)의 인건비를 삭감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는 인력비의 25%에 달한다고 합니다. 현 경영진도 인력의 25%는 해고할 계획이었다는 거죠.

아이패드의 ‘이해할 수 없는 업그레이드’

새로운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두고 테크 전문가 모두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아이패드는 프로와 일반 모델 두가지가 공개됐는데요. 국내에서는 26일부터 출시됩니다.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는 올해 초 등장한 애플의 노트북용 칩셋인 M2 칩을 달아 성능이 높아진 것이 특징입니다. CPU는 15%, 10코어 GPU는 35%, AI를 담당하는 뉴럴 엔진 성능은 40% 향상됐습니다. 메모리는 대역폭이 50% 향상됐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애플 펜슬의 호버 기능으로, 1.2cm 위에서도 펜을 인식합니다. 화면 밖에서 어디를 가리키는지 알 수 있고, 기능적인 면에서도 예측 모델을 통해 펜 입력 속도와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제품은 바로 일반 아이패드입니다. 주로 교육용으로 사용되는 아이패드는 처음으로 홈 버튼을 빼고 풀스크린 형태로 바뀌었는데요. 성능 역시 M1과 같은 설계를 사용하는 A14 바이오닉을 탑재해 어느 정도 보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후면 카메라를 800만에서 1200만으로 업그레이드했으며, 전용 매직 키보드 폴리오까지 판매합니다.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애플 펜슬 1세대 지원입니다. 보통 아이패드 프로와 에어 등 풀스크린 아이패드는 대부분 애플 펜슬 2세대를 사용 중인데요. 1세대는 라이트닝 포트를 아이패드에 꽂아 사용합니다. 문제는 일반 아이패드가 USB-C를 지원한다는 것이죠. 아이패드 특성상 페어링 시 커넥터에 꼭 꽂아야 하기 때문에 단자 연결은 꼭 필요합니다. 따라서 사용자는 라이트닝-USB-C 커넥터를 펜슬에 꽂고 USB-C 선을 별도로 구해 아이패드와 연결해줘야 하죠. 단자는 처음엔 제공하지만 잃어버리면 1만2000원에 따로 구매해야 합니다. 그리고 충전할 때마다 이걸 다 챙겨야 하는 문제가 생겼죠. 환경 문제로 어댑터를 주지 않겠다고 한 기업치고는 이상한 조치네요.

가격도 문제입니다. 아이패드 프로는 환율 영향으로 11형 와이파이 모델 124만9000원, 13형 148만9000원의 가격이 책정됐는데요. 일반 아이패드 모델은 미국 내에서도 가격이 36% 높아졌습니다. 국내에서는 67만9000원부터, 키보드 폴리오는 38만원, 펜슬은 14만9000원이 책정됐습니다. 일반 아이패드는 교육용 시장 혹은 입문용 사용자를 위해 출시되는데요. 입문용치고 100만원 이상의 세트 비용은 너무 과한 것이 돼버렸죠.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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