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E 시장 위기라는데, 게임사들은 ‘직진’

테라∙루나 사태에서 비롯한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겨울)에도 게임사들은 계속해 블록체인으로 걸어간다. 최근에는 신사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던 넥슨, 엔씨까지 블록체인 사업 진출 의사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관련 사업에 대한 불신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 P2E(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 산업은 소멸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부정적 전망을 내지만 게임사들은 “현재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블록체인 사업은 계속 이어 나간다”는 기조다.

현재 P2E 시장은?

23일 오전 10시 기준 플레이투언넷의 글로벌 P2E 게임 인기 순위는 ▲아를랜드의 해적 ▲샌드박스 ▲엑시 인피니티 ▲에브아이오 ▲디센트럴랜드 순이다. 해당 게임들은 아케이드 게임, 메타버스, 디지털 펫게임, FPS 게임 등으로 나뉜다.

글로벌 P2E 게임 ‘아를랜드의 해적’

지난 3월 출시된 아를랜드의 해적은 MMO의 전략 및 경제 경험이 결합한 아케이드 게임으로, 보석 수집, 장애물 회피, 섬 탐험과 같은 퀘스트를 완료하면 NFT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샌드박스와 디센트럴랜드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며, 에브아이오는 솔라나를 기반으로 한 FPS 1인칭 멀티 게임이다. 이용자들이 목표를 성공시키면 게임 내 토큰인 ‘e 토큰’을 획득할 수 있으며, 이를 솔라나 네이티브 토큰인 ‘SOL’로 바꿀 수 있다.

대표 P2E 게임 엑시 인피니티도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출시된 엑시 인피니티는 베트남 개발사 ‘스카이마비스’가 개발한 게임으로, 엑시라고 불리는 디지털 동물을 통해 얻은 토큰 ‘ASX’를 통해 이를 현금화하거나 NFT를 구매할 수 있다.

국산 P2E 또한 기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P2E 순위 사이트 플레이투언넷에 따르면 국내 개발사 미투온과 미투젠이 공동 개발한 ‘포캣배틀스 NFT War’이 글로벌 P2E 게임 트렌딩 순위 1위에 올랐다.

포켓배틀스는 국내 개발사 미투온과 미투젠이 공동 개발한 캐주얼 전략 배틀 게임으로, 자사 그룹의 블록체인 메인넷 ‘미버스’에 온보딩 된 P2E 게임이다. 대체불가토큰(NFT) 영웅과 일반 영웅, 용병 캐릭터를 하나씩 모아 자신만의 부대를 만들어 전투를 벌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뒤이은 2위에는 넷마블의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이하 제2의나라)’가 차지했다. 지난 5월 출시된 RPG 게임 ‘제2의 나라’는 자사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MBX’에 탑재됐으며, 출시 초반 애플 앱스토어 기준 프랑스, 독일, 필리핀 등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위메이드의 미르4는 6위에 자리했다.

게임사 “크립토 윈터여도 상관없다”

한편에서는 P2E 시장의 몰락을 예견한다. 지난달 위정현 게임학회장은 “엑시 인피니티가 글로벌적으로 성공을 거뒀지만, 현재로서는 많이 몰락한 상태고 위메이드의 미르4의 경우에도 현재 동남아를 제외하고는 시장 진입 자체가 잘 안 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P2E가 게임 산업의 미래라는 이야기는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P2E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하락기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엑시 인피니티의 매출은 계속해서 하락하는 상황이다. 암호화폐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엑시 인피니티는 지난 6월 318만달러(한화 약42억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업계 최저 수준으로, 지난달보다 55% 감소한 수치다. 지난 5월에는 약 709만달러(한화 약95억원)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전망도 비관적으로 바라봤는데, 위 학회장은 “메타버스 버블이 꺼진 상황 속에서 ‘메타버스’ 키워드 자체가 소멸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지 못한 것이 메타버스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2분기 글로벌 NFT  성과 출처: 논퍼저블닷컴

이와 같은 어두운 전망은 숫자로도 나타난다. NFT 시장조사 업체 논퍼저블닷컴이 발표한 2분기 전 세계 NFT 산업 성적표에 따르면 분기 대비 거래량이 24.8% 감소했으며 판매량은 20% 감소했다. 활성 거래 지갑 수 또한 33.1% 감소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게임사들은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은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며 “크립토 윈터라도 게임사들의 계획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웹3.0으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현재,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옥석 가리기는 당연한 과정, 앞으로 탈중앙화 서비스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 넷마블, 위메이드 등의 게임사는 하반기 대거 P2E 게임 출시를 예고했다. 넷마블은 연내 ‘모두의마블: 메타월드’, ‘몬스터 아레나 얼티밋 배틀’, ‘킹 오브 파이터즈: 아레나’ 등 블록체인 기반의 신작 3종을 출시할 예정이며,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메타보라의 ‘버디샷(BIRDIE SHOT : Enjoy & Earn)’,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월드’, 라이징윙스의 ‘컴피츠’ 등 블록체인 게임들도 공개될 예정이다.

위메이드는 올 하반기 미르M 블록체인 시스템을 접목해 글로벌 서비스할 예정이다. 아울러 계열사 위메이드커넥트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어비스리움’ 등 다수의 게임을 글로벌 출시 준비 중이다.

신사업에 관심 없어 보이던 넥슨, 엔씨 또한 사업 계획을 밝혔다. 넥슨은 지난 6월 NFT 생태계를 구현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밝혔고, 엔씨는 웹3.0 개념에 기반한 NFT 개념에 기반의 비전으로 관련 게임에 접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블록체인 게임은 일시적 열풍이 아닌 메가 트렌드가 될 것”이라며 “콘텐츠 영역에 속하는 게임 산업도 웹 3.0으로 가는 탈중앙화 흐름에서 예외가 될 수 없고, 게임 운영과 수익 구조의 이용자 친화적 방향으로의 방향은 지난 수 십년간 쌓여온 게임 이용자들의 염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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