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마켓은 새벽배송 업계, 유일한 흑자기업이다. 쿠팡, 컬리, SSG닷컴 등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오아시스마켓만 손익계산서에 마이너스 표시가 없다.

지난해 매출은 3570억원, 영업이익은 57억원. 크지 않은 수치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적자가 만연한 이 시장에서 흑자를 기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별다른 마케팅 비용이 없었음에도 올해 7월 100만 회원을 달성했다.

일각에서는 오아시스마켓이 지금까지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소규모 물류센터를 단 한 곳만 운영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2018년 새벽배송을 시작한 이후 성남 물류센터(이하 성남 센터) 한 곳만 운영했다.

그랬던 오아시스마켓이 지난 7월 의왕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이하 의왕 센터) 가동을 시작했다. 의왕 센터는 연면적 기준 3만평으로 성남 센터의 7-8배에 이른다. 이제 소규모 물류센터만 운영하는 틈새시장 업체라고 보기 힘들어졌다. 이 정도 규모의 물류센터를 운용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물동량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어쩌면 이제 오아시스마켓은 기존처럼 흑자를 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아시스 측의 생각은 다르다.

그렇다면 오아시스마켓은 의왕 센터를 어떻게 운영할까, 또한 의왕 센터를 시작으로 하는 오아시스마켓의 신규 사업 계획은 어떨까? 의문을 풀기 위해 17일 의왕 물류단지에 위치한 오아시스마켓 의왕 센터를 방문했다. 

 

오아시스마켓 의왕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

우선 오아시스마켓이 의왕을 선택한 이유가 뭘까.  가장 큰 이유는 남부권 진출을 위해서다. 사실 지금까지 오아시스마켓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했다. 충청권은 청주시, 아산시, 천안시 정도가 최대였다.

오아시스 물류센터 위치. 좌 하단이 의왕 스마트 풀필먼트센터, 우 상단이 성남 물류센터다. (출처: 네이버 지도)

현재 의왕 센터는 성남보다 남쪽에 위치해 충청권을 포함한 남부권 진출에 유리하다. 오아시스는 의왕 센터를 남부권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운영은 계열사 실크로드가 맡는다.

의왕 센터는 의왕 테크노파크 건물 2, 3층을 임대해 운영 중이다. 2층은 신선식품 중심으로, 3층은 비신선식품, 비식품군을 위한 물류센터로 활용할 예정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필요에 따라 3층까지 구획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아시스 의왕센터 3층 구역 중 한 곳. 천장까지 랙이 설치돼있었다. 해당 구역에만 SKU(상품 종류수) 20만개까지 보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수희 이사는 오아시스마켓 의왕 센터 내 공간을 효율적으로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화재 방비를 위해 의왕 센터 내 방화벽 등에 신경썼다는 설명이다.

의왕 물류센터는 현재 시범 운영 단계로 2층 일부 구역만 가동 중이다. 향후 정상 운영 시 남부권으로 더욱 확장할 예정이다. 현재 가동 중인 구역에서는 오아시스마켓의 수도권 일부 및 충청권 주문건수를 소화하고 있다. 현재 일 주문건수는 6-7000건 정도로 직고용한 작업자 150명 가량이 근무하고 있다.

효율적인 동선을 위해 피킹존과 패킹존을 위아래로 분류했다. 각 층마다 하부에는 피킹존을, 상부에는 패킹존을 배치했다. 하부에서 피킹이 이루어지면 피킹이 마무리된 바구니는 레일을 통해 상부 패킹존으로 이동한다. 이후 패킹존에서 포장을 마무리한 박스는 레일을 통해 다시 하부로 이동한다. 상부에도 상품이 일부 보관돼있으나 재고 대부분은 하부 피킹존에 위치해있다. 또한 주문량이 많은 상품은 팔레트를 통째로 옮겨와 배치한다. 

오아시스마켓 의왕 물류센터. 위에서부터 냉장, 육류, 냉동 구역. 냉동 구역 경우, 주 피킹 구역인 냉장공간과 분리돼있기 때문에 중간에 상품을 전달하는 선반이 있다.

육류를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는 점도 성남 센터와는 다른 점이다. 냉동 상품 구역은 영하 18도, 육류는 영상 1도, 냉장 상품 구역은 영상 3-5도로 관리한다. 

나머지는 성남 센터를 그대로 규모만 키워 옮겨놓은 방식이다. 이날 의왕 센터 내 작업자를 따라다니며 본 오아시스마켓의 물류 과정을 살펴보자.

우선 상품은 번호순으로 나뉘어 적재돼있다. 작업자는 피킹에 앞서 모바일 기기에 설치한 오아시스루트를 활용해 고객 주문확인서 QR코드를 스캔한다. 오아시스루트는 작업자가 맡은 카트 의 주문 상품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이 때 작업자가 사용하는 카트에는 열 다섯개 바구니가 실려있다. 각 바구니는 고객 주문 한 건을 의미한다. 실린 순서대로 바구니에 번호가 매겨지는데 작업자는 번호에 맞는 상품을 바구니에 실으면 된다. 

유튜브 채널 ‘워크맨’ 편에 등장한 ‘오아시스루트’ 앱(출처: 워크맨 유튜브 캡처)

예를 들어 작업자의 카트 1번 바구니와 4번 바구니에 양상추를 1개씩 담아야 한다면 작업자는 오아시스루트의 안내에 따라 양상추가 적재된 위치로 이동해 양상추를 담으면 된다. 의왕센터 작업자는 상온, 냉장, 냉동 순으로 상품을 픽업한다. 신선도를 위해서다.


현장에서활용하는 피킹 카트. 한 대당 15개 주문을 소화한다. 효율적인 동선을 안내하기 때문에 카트 한 대당 15-20분이면 피킹을 마무리한다는 설명.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동선 효율화를 위해 상품 피킹에 필요한 동선을 한 바퀴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또한 숙련도가 높지 않은 작업자라도 오아시스루트를 활용하면 효율적인 피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작업자가 15개 주문이 담긴 카트 한 대 피킹을 마무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5-20분 정도다. 

오아시스가 활용하는 얼마 안되는 하드웨어 중 하나가 레일이다. 하부에서 피킹이 마무리된 상자는 레일을 통해 상부 패킹존으로 이동한다.

피킹이 마무리된 바구니은 레일을 통해 패킹존이 있는 상부로 이동한다.

패킹 담당 작업자는 작업 전 오아시스루트를 통해 QR코드를 찍는다. 이후 상품 목록과 바구니 내 상품을 비교해 주문 상품이 제대로 담겼는지 확인하고 상자 하나에 주문상품을 합포장한다.

의왕센터 2층 패킹존. 하부 피킹존에서 레일을 통해 상부로 전달된 바구니(왼)은 레일을 타고 패킹존 작업자들에게까지 이동한다.

오아시스마켓이 강조하는 부분이 바로 합포장이다. 고객이 오아시스마켓에서 주문한 상품은 냉동, 냉장, 상온 상품에 관계 없이 한 상자에 전부 담긴다. 이 날 의왕 물류센터에서 만난 오아시스 10년차 패킹 작업자는 “박스 하단에 냉동 상품을, 가장 위에 야채 등 신선식품을 담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기, 딸기 등 신선이 중요한 상품은 사진을 찍은 후 포장이 가능하다. 고객들에게 신선도를 증명하기 위해서다. 

현장에서는 배송 전 단계에 활용하는 분류 로봇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류 로봇은 지역별로 상자를 분류하기 위해 가동된다. 딥러닝을 통해 주소와 박스 크기를 학습, 인식하고 지역별 팔레트 위에 상자 크기에 맞춰 쌓는다. 이후 지게차를 이용해 트럭으로 박스를 옮겨담는다.

분류로봇은 자동화 비율이 극히 낮은 오아시스마켓이 새벽배송 전과정에서 유일하게 완전 자동화한 부분이기도 하다. 김수희 이사는 박스를 지역별로 분류해 쌓는 과정에 인력이 가장 많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게다가 사람이 한다면 박스를 높이 쌓기도 어렵고 부상 위험도 높다. 완전 자동화가 가능하고, 필요한 과정이기에 로봇을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는 두 대의 로봇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아시스가 도입한 분류 로봇, 보스턴 다이나믹스 기술을 활용했으며 주소별 상품 분류를 효율화한다. 우선 1차로 레일 위에서 배송지를 인식한 후(왼) 2차로 로봇이 주소를 재확인 및 분류해 지역별로 박스를 쌓아올린다(오). 해당 분류로봇은 오아시스가 처음 도입한 로봇이다.


분류로봇은 성남센터에서도 가동 중이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현재 성남 센터에서 일 2만 5000건의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분류 로봇 5대가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물류센터 전 과정을 살펴볼 때, 오아시스마켓의 자동화 비율은 낮은 편으로 보인다. 김수희 이사는 오아시스마켓이 완전 자동화가 가능한 영역은 자동화를 하되 사람과 기계가 함께 할 수 있는 영역은 물류 시스템 ‘오아시스루트’와 사람으로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저비용고효율 원칙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아시스마켓이 물류센터에 투자한 비용은 타기업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의왕 물류센터 설립을 위해 투자한 비용은 40억, 2018년부터 운영한 성남 물류센터에 투자한 비용은 지금까지 37억원에 불과하다. 

김수희 이사는 오아시스마켓의 물류 효율화 및 흑자의 비결로 물류 IT시스템 오아시스루트를 꼽았다. 오아시스루트는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이용하는 앱 뿐 아니라  관리시스템 오아시스 CMS를 포함한다.

우선 현장 작업자들이 사용하는 앱은 피킹과 패킹을 위해 필수적이다. 또한 작업자의 성과를 바탕으로 월급이 오르고 매달 성과급이 지급된다.

관리자들이 사용하는  오아시스CMS는 회원 관리, 포인트 관리, 상품 관리 등 새벽배송 운영에 필요한 기능이 전부 담겨있다. 또한 관리자들은 권한에 따라 운영 전 과정에서 생기는 데이터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김수희 이사는 오아시스CMS를 통해 신선식품 이커머스에서 중요한  결품율, 객단가, 작업내역, 상품별 담당 배송업체, VOC까지 다양한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와 기술이 오아시스의 핵심자산이며 오아시스루트를 통해 인력 관리, 상품 관리를 전부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의왕센터 내 친환경 유기농 급식센터. 향후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의왕 물류센터 2층 내 가동하지 않는 남은 구역은 연내 입점할 이랜드홀푸드와 KT알파와의 합작사 ‘오아시스알파’의 신선식품을 위한 구역이다. 또한 급식 식자재를 납품하기 위한 친환경 유기농 급식센터도 마련돼있다. 

 

오아시스마켓의 계획

오아시스마켓 성남 본사 (출처: 오아시스마켓)

오아시스마켓 의왕 센터는 오아시스의 향후 계획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우선 오아시스마켓은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의왕 센터를 연내 정상화하고자 한다. 오아시스마켓은 향후 성남센터와 의왕센터를 합쳐 일 배송 건수를 15만건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두 센터의 하루 배송 가능한 물량은 총 37만건이다. 향후 늘어날 자체 새벽배송 물량 뿐 아니라 대행 물량까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아시스마켓은 연내 이랜드홀푸드의 킴스클럽 신선식품과 오아시스알파의 새벽배송 대행을 시작할 예정이기도 하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합포장이다. 오아시스마켓은 합포장을 현재 물류의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패킹을 담당하는 현장 작업자는 냉장/냉동/상온 제품을 한 번에 포장하는 기술을 교육 받는다.

오아시스마켓은 합포장을 통해 포장부자재 뿐 아니라 물류비까지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합포장의 가능성을 오픈마켓과 소상공인로부터 찾았다. 향후 소상공인이 오아시스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합포장을 이용해 상품 구매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물류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오아시스마켓 입점 소상공인은 대부분 직접 물류를 한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물류비에 대한 부담이 높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고 주문상품이 나눠 오기 때문에 수요도 떨어진다. 그러나 오아시스에게 물류를 맡기면 새벽배송이 가능해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김수희 이사는 오아시스마켓이 최근 소상공인 상품을 직매입해 새벽배송이 가능하게 된 경우,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소상공인은 합포장을 통해 물류비를 절감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한 주문 상품에 대해 오아시스, 타업체와 물류비를 나누기 때문이다. 오아시스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오아시스마켓 라이브커머스에서 입점 소상공인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아시스마켓은 현재 모회사 지어소프트가 자체 개발한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해 평일 오전 11시에 방송을 진행 중이다. 향후 전자레인지 등 대형 가전 또한 합포장이 가능할 수 있도록 실험하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오아시스마켓은 행후 국내외에 ‘오아시스루트’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보급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미 오아시스마켓은 초기부터 오아시스루트 관련 특허를 한국과 미국 양국에 출원했다. 해외 기업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지는 것도 이와 같은 전산화 방식이다.

오프라인매장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오아시스마켓은 한동안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의왕 물류센터 안정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왕 물류센터가 남부권 확장의 전초기지이기 때문이다. 김수희 이사는 의왕 물류센터가 안정되어야 향후 언양 물류센터 까지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아시스 모회사 지어소프트는 언양에 위치한 의류 브랜드 베이직하우스의 물류센터를 매입했다. 향후 남부권 확장시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계획이 아주 지체되는 것은 아니다. 오아시스는 무인매장 관련 시스템에 대한 계획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오아시스측은 메쉬코리아와의 합작인 퀵커머스 ‘V마트’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현재 V마트는 하반기 출시 예정이며 도심형 물류거점(MFC) 4곳을 마련한 상태다. 또한 상품과 관련해 오아시스마켓 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이 들어올 수 있는 플랫폼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배송 시간, 방식에 대해서도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아시스측은 IPO에 대해 여전히 준비 단계라고 밝혔다. 현재 오아시스는 주관사 선정 후 상장예비심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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