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의 첫 오프라인 매장이 29일 문을 열었습니다. 위치는 여의도 IFC몰인데요. IFC몰 L2층으로 내려가 한 바퀴를 둘러보면 가장 힙해보이는 매장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발란의 첫 오프라인 매장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입니다.

발란의 설명에 따르면 ‘커넥티드 스토어’는 ‘온/오프라인 쇼핑의 장점만 연결해 심리스(Seamless, 끊김 없는)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파일럿 매장이라고 합니다. 파일럿 매장은 판매보다는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매장을 의미하죠. 그렇다면 발란은 어떤 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할까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할까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저는 지난 28일 커넥티드 스토어를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물어봤습니다. 왜 이 곳인지, 그리고 발란은 정말 뭘 바라는지요. 그렇다면 저와 함께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를 살펴보실까요?

 

컨셉은 여행, 여의도 한복판에서 공항을 마주하다

 

발란 매장 입구 왼쪽에는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듯한 마네킹이, 오른쪽에는 자연을 스크린에 비추고 있습니다. 

정식 개장 전 날 방문한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 입구 왼편에는 출국하는 차림새인 마네킹들이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연출했다. 공항 전광판에는 구찌, 프라다, 발렌시아가 등 발란에서 취급하는 명품 브랜드명이 적혀있다. 오른쪽은 여행을 갔을 때 마주할 수 있는 풍경을 의도했다.

발란 관계자에 따르면 커넥티드 스토어는 공항에 막 도착해 휴식을 취하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매장 콘셉트를 지향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매장 입구 왼편에 위치한 마네킹 뒤 전광판에는 발란이 취급하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표기되어있습니다. 커넥티드 스토어에 도착하면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죠. 

또한 입구 옆에는 순번 대기용 키오스크가 있습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있지 않고 순차적으로 입장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커넥티드 스토어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직원 1명당 한 팀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차후 직원 한 명당 두 팀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현재 직원은 15명으로 평일에는 7-8명, 주말에는 최대 10명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하니 방문시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간과 브랜드

매장에 입장하면 푸른 돌 질감의 기둥들이 서있습니다. 발란 관계자는 이 기둥을 없앨 수 없어 고민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차라리 이 기둥을 이용해 런웨이처럼 내부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매장은 크게 6개 구역으로 나뉩니다. 우선 콘셉트별로 나눈 4개 구역, 상품을 받을 수 있는 데스크, 그리고 피팅룸입니다. 

우선 4개 구역은 ▲로고매니아, ▲트렌드럭셔리, ▲스포티앤리치, ▲메종발란로 콘셉트와 테마에 따라 구역이 나뉩니다. 현장에서는 3개로 들었지만 알고 보니 4개 구역이더군요.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 내부. 사진 왼쪽은 로고플레이존, 오른쪽 하단은 트렌드럭셔리존이다. (출처. 발란)

로고매니아존에는 브랜드 로고가 노출된 상품들을 진열했습니다. 관계자는 로고 플레이를 즐기는 고객을 위한 구역으로 그 때 그 때 시중에 따라서 고객이 유입될 수 있는 쨍한 컬러를 배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동적으로 바뀔 계획이라네요. 

트렌드럭셔리존 경우,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진열돼 있습니다.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트렌디하다는게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특징이죠. 메종키츠네가 눈에 띠었습니다. 

스포티& 리치는 골프, 테니스 등을 즐기는 젊은 층 고객을 타겟으로 했습니다.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는 매장 가장 안쪽에 위치한 메종 발란에 있습니다. 메종은 프랑스어로 집을 의미합니다. 패션 브랜드에게 있어서는 오뜨꾸뛰르 점포를 의미하기도 하죠. 즉 메종 발란은 발란이 가진 하이 럭셔리 브랜드를 자랑하는 공간입니다. 구찌, 프라다, 보테가베네타, 입생로랑 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차후 프로모션 개념으로 샤넬도 등장할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커넥티드 스토어 구역 중 하이엔드 브랜드를 중점으로 한 ‘메종 발란’. 소파에서 핸드백 등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공간도 다른 구역과 사뭇 다릅니다. 다른 공간은 서서 볼 수 있다면 메종 발란의 공간은 인스타그램에서나 볼 법한 카페처럼, 혹은 벽난로 앞 편한 소파에서 대접 받듯 구성되어있습니다. 


특히 불꽃 영상이 끊임없이 나오는 벽난로 앞에는 구찌, 프라다 제품이 마구잡이로, 하지만 예쁘게 쌓여있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공간은 포토존의 의미도 있지만 명품을 플렉스한다, 명품을 불태운다,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명품의 일상화를 지향하는 발란다운 배치입니다. 

커넥티드 스토어에 있는 브랜드는 총 100여개로 이 중 구찌, 프라다 등 하이 럭셔리 브랜드가 30% 수준입니다. 나머지는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70%를 차지하죠. 현장에서 상품군을 살펴보면 실제로 20-40대가 주로 소비할 만한 브랜드였습니다. 발란측은 커넥티드 스토어의 메인 고객층을 30-40 직장인 고객층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여의도 IFC몰 이용 고객의 소비패턴과 발란의 기존 고객 쇼핑 데이터를 분석해 상품을 입점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매장을 살펴보면 500-600만원을 넘어가는 상품은 거의 없습니다. 

또한 온라인 구매 순위를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실시간 인기 상품 큐레이션도 이번 분기 내 마련할 계획입니다. 발란측에 따르면 여의도 인근 고객의 주중, 주말 구매 패턴과 순위를 분석해 구매 순위대로 인기 상품을 매장에 진열할 예정입니다. 1, 2주 단위로 바뀔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매장 디스플레이에 대해 최소 2주에 한번씩은 교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타 명품 편집샵은 상품이 정체돼 디스플레이가 오래 가는 반면, 발란은 계속해 신상품이 유입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상품 재고 경우, 매장 내 창고에는 2000 피스 정도를 보관, 진열 상품은 500-550개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다른 발란 관계자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95%가 직매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발란은 유럽 부티크와의 직계약을 통해 상품을 직매입하는 물량이 있죠.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걸어놓고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매장 내 위탁 상품은 5% 미만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연내 입점 파트너 상품 포함 200만개 상품을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끊김없는 고객 경험, 가능할까 

발란 최형록 대표는 발란을 통해 백화점을 넘어서는 고객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발란측은 이번 매장 출시가 단순한 오프라인 진출이 아니라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오프라인으로 연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발란은 오프라인 쇼핑 과정을 핸드폰 하나로 연결했습니다. 원래 매장 직원이 일일이 필요했던 과정을 QR코드, 스마트 미러 피팅룸 등 리테일 테크를 이용해 해결했다는 설명입니다.

우선 고객은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입어보기를 원하는 상품 QR코드를 찍습니다. QR코드를 통해 들어간 발란 앱에서는 매장 내 재고, 상품 정보, 후기까지 확인 가능합니다.

저는 자크뮈스 후드티 QR코드를 찍어보았습니다.

이후 모바일 폰을 통해 직원을 호출하면 데스크 앞 기둥에 QR코드가 새롭게 뜹니다. 직원은 직원용 기기를 이용해 고객이 요청한 상품을 피팅룸에 준비한 후 메세지, 혹은 카카오톡으로 상품이 준비되었다는 알림을 전달합니다.

QR코드를 통한 정보 확인 / 스마트 미러 피팅룸. 피팅룸 4곳 중 스마트 미러가 적용된 피팅룸은 한 곳이다. (출처. 발란)

스마트 미러 경우, 발란 계정과 연동된 정보를 거울에 띄워줍니다. 또한 사이즈나 상품을 변경하고 싶다면 스마트 미러 화면을 통해 옵션을 변경하거나 직원을 호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파랑, 노랑으로 조명을 바꿀 수 있고 스티커 모드를 사용한 배경화면 모드도 제공합니다. 욕실을 모티브로 한 스마트 피팅룸을 포함한 피팅룸 네 곳 모두 포토존을 목표로 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 피팅룸입니다. 기자가 찍은 사진은 스마트 미러를 향해 찍은 사진으로 화면에 스티커 모드를 선택해 띄울 수 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좌측 상단에 #out of office가 표기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웃오브오피스는 매장 입구에도, 스티커로도 마련되었으며 IFC몰을 방문하는 인근 직장인들을 겨냥하는 스티커라는 설명입니다. (출처. 발란)

만일 상품을 구매 후 가져가려면 앱에서 상품을 결제한 후 매장을 구경하기만 하면 됩니다. 매장 직원이 데스크에 나타난 QR로 주문을 확인해 상품을 준비하니까요. 아니면 당일배송 서비스 ‘발란 익스프레스’를 통해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습니다. 이 때 배송 상품은 매장, 물류센터를 통해 출고됩니다.

데이터-상품 준비-피팅-결제-픽업까지 핸드폰 하나로 가능한 셈입니다. 다만 현장에서 아쉬웠던 점은 스마트 미러 첫 화면에 뜬 QR코드가 의외로 인식이 안되더군요. 동행한 이종철 기자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또한 이전 행사에서의 안내와 달리 고객 정보와 체험 상품을 기반으로 추천 상품을 제안하는 고객 맞춤형 스마트 미러 서비스도 아직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발란측은 해당 서비스를 연내로 구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왜 IFC몰? 

발란의 첫 오프라인 매장인 커넥티드 스토어는 여의도 IFC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여의도 IFC몰일까요? 발란은 더현대서울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후광을 업고 싶었던 것일까요? 그러면 왜 더현대서울을 들어가지 않았을까요? 실제로 여의도 IFC몰은 지난해 여의도 더현대서울 덕분에 상승효과를 얻어 올해 5월 기준 월매출이 50%나 늘었습니다. 

하지만 발란이 그 결과를 보고 IFC몰 입점을 결정한 것은 아닙니다.  발란이 임점을 결정한 시기는 지난해 더현대서울 오픈 직전이었습니다. 아마 올해 입점을 결정했다면 임대료가 만만치 않았을겁니다. 

또한 일각에서는 발란이 여의도 더현대서울 입점을 시도했다는 이야기도 돌았습니다. 하지만 발란이 더현대서울에 입점하지 못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두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선 더현대서울은 백화점이라는 이름을 뗐음에도 불구하고 현대백화점입니다. 타지점에 입점해있는 각종 명품 브랜드가 있다는 이야기죠. 

발란은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부터 컨템포러리 명품 브랜드까지 다양한 명품 브랜드를 판매합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공식 매장과 발란이 경쟁하는 구도가 달갑지는 않겠죠.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더현대서울은 만일 발란이 입점한다면 캐주얼한 브랜드를 위주로 하기를 바랐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를 판매하지 않으면 명품 플랫폼인 발란의 위상이 떨어집니다.  오히려 오프라인에서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를 내보여야 하는 입장이죠. 발란이 더현대와 이야기를 오래 이어갈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게다가 발란의 입장에서는 IFC몰이 훨씬 나은 선택입니다. IFC몰의 전략 변화가 발란의 목표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발란 김은혜 부대표는 나이키와 애플의 IFC몰 입점에서 전략 변화를 빠르게 잡아냈다고 합니다. 현재 여의도 IFC몰의 전략은 글로벌 1호 플래그십 스토어 입점입니다. 스포츠에서는 나이키, 디바이스로는 애플, 그리고 가전제품으로는 다이슨이 입점해있죠.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를 입점한 겁니다.

그러나 명품 브랜드가 IFC몰에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기는 어려운 노릇입니다. 대신 발란은 가능합니다. IFC몰 입장에서는 전략적으로 여러 명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란을 선택한 셈입니다. 실제로 지금 IFC몰에 들어온 럭셔리 관련 점포는 발란이 유일합니다. 

 

커넥티드 스토어의 목표

발란 관계자에 따르면 발란은 커넥티드 스토어 내 월 20억원 결제액을 목표로 합니다. 발란 관계자는 커넥티드 스토어가 직매입 물량 판매 뿐 아니라 파트너사 상품 판매까지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결제액을 기준으로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이 매출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연장선으로 구상했기 때문에 목표를 결제액으로 설정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올해 상반기 다양한 사건으로 진통을 겪은 발란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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