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회 가상자산 규제안 의결, PoW 금지 조항 빠져

유럽연합이 작업증명 방식의 가상자산 금지 방침을 철회했다. 유럽연합(EU)의회가 미카(MiCA, Market in Crypto Asset)로 알려진 가상자산 규제안에 대한 표결을 14일(현지시간) 진행했다. 미카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작업증명 채굴 방법을 사용하는 가상자산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작업증명 방식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컴퓨터가 임의의 수학적 문제를 풀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가상자산을 얻는 것이 작업증명인데, 컴퓨터가 무의미한 계산을 하고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이전 법안에서는 2025년 1월부터 EU에서 작업증명방식의 금지를 제안하는 조항이 있었지만, 관련 내용이 삭제되기도 했다. 미카의 입법 작업을 담당하는 스테판 베르거 의원은 당시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문제의 조항은 삭제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내용이 이번 법안에서 다시 포함된 것이다. 캠브리지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연간 약 120테라와트시(TWh)의 전력을 사용한다. 이는 전세계 전력 생산량의 0.55%로 말레이시아나 스웨덴 같은 국가들의 연간 전력 소비량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블룸버그,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이 규제안은 “EU에서 발행하거나 거래하는 가상자산이 환경 지속가능성 표준의 적용을 받아야하며, 이러한 요건을 준수하기 위해 단계별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유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분증명방식은 가상자산의 보유량에 따라 채굴보상을 나눠준다. 일정량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면 채굴에 참여할 수 있다. 개인지갑에 코인을 보유하기만 하면 된다. 때문에 작업증명방식에 비해 에너지 소모량이 많이 들지 않는다.

가상자산의 에너지 사용량은 일론 머스크, 잭 도시 등이 문제로 제기한 주제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작년 비트코인으로 자사의 차량을 구매하도록 결정한 지 한 달 만에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당시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에 많은 전기가 사용되면서, 화석연료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환경오염에 대한 영향이 커, 비트코인 채굴에 지속 가능한 에너지가 사용될 때까지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법안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도 존재했다. 비트코인 고래로 알려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CEO인 마이클 세일러는 “디지털자산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작업증명방식”이라며 “디지털 자산을 금지하는 것은 1조달러의 실수”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또 세계 최대 가상자산 지갑 제공 업체 중 하나인 레저는 홈페이지에 미카에 대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작성한 글에 따르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유럽의 디지털 자산 경제가 사라질 것”이며 “소비자 보호가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투표 결과 미카의 초안 표결에서 작업증명방식은기반 가상자산 채굴 금지 조항은 부결됐다. 탈중앙화 금융업체인 언스토퍼블 파이낸스의 전략 책임자인 패트릭 한센은 자신의 트위터에 미카 표결은 찬성 24표와 반대 32표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이 유럽 지역에서 금지되는 상황은 피한 것이다. 다만 27개의 EU 회원국에서 공통적으로 허용되는 가상자산 사업 허가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126개 조항은 의결됐다. 코인텔레그레프에 따르면 미카는 이번에 유럽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EU 위원회의 추가 협상을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바이라인네트워크
<윤희성 기자>heecastl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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