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부펀드, 넥슨 4대 주주 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PIF)가 넥슨의 주식을 1조원어치 가량 사들였다. PIF가 넥슨의 4대 주주가 됐는데, 넥슨 측은 이와 관련해 “PIF 측과 교감은 전혀 없었으며, 배경에 대해서도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3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PIF는 지난 1월 25일부터 31일까지 일본 증시에서 넥슨의 지분 5.02%를 8억 8300만달러(약 1조 589억원)에 매입했다. PIF는 넥슨 지분 매입과 동시에 일본 게임사 캡콤의 지분(5.05%)도 3억 3200만달러(약 4000억원)에 사들였다. 캡콤은 ‘몬스터헌터’, ‘스트리트 파이터’ 등 액션・격투게임을 주력으로 만드는 게임 업체다.
PIF는 넥슨 지분 매입 사실에 대해 “순수 투자”라고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넥슨 측은 이에 대해 “넥슨의 콘텐츠 포트폴리오나 향후 출시작들에 투자 가치가 있다고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올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3인칭 슈팅게임(TPS),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샌드박스형 플랫폼 ‘프로젝트 MOD’를 통한 메타버스 활성화에도 적극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넥슨은 앞서 작년 7월 LA 할리우드에 넥슨 필름&텔레비전이라는 신설 조직을 만드는 등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 진출 대한 적극적 행보를 보였다. 지난 1월에는 마블 시리즈 영화감독 루소 형제가 설립한 AGBO 스튜디오에 4억 달러(약 4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으며, 지난 24일에는 YG엔터테인먼트・네이버 등과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해 문화 콘텐츠 사업에 15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넥슨 관계자는 “자신들의 추진하는 사업 중 일부로서 콘텐츠 관련 기업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넥슨도 그중 일부”라고 분석했다.
한편, 5000억 달러(약 600조원) 규모의 기금을 갖고 있는 PIF는 사우디의 석유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가개발 프로젝트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마켓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2025년 까지 투자 규모를 1조 700억 달러(약 440조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리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와 신재생 기업 등의 주식 매입에 약 100억 달러(약 12조)를 배정했다고 밝혔다.
PIF는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디즈니와 미국 게임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일렉트로닉아츠(EA), 테이크투인터랙티브, 일본 게임사 SNK 등에도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는 등 콘텐츠・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