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노동조합 결성 투표 방해…재투표 한다

무노조 경영 방침으로 유명한 아마존에 노동조합이 생길까요? 지난 4월 아마존 앨라배마주 베서머(Bessemer)에 있는 물류창고 노동자들이 노조결성을 시도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노조결성 찬반을 묻는 투표를 했었는데, 반대표가 많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투표과정에 불법적 행위가 있었다는 조사가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다시 투표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미국 노동청(National Labor Relations Board)은 29일(미국 현지시각) 아마존 물류창고 직원들의 노동조합 결성 투표를 다시 실시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지난 4월 노동조합 결성 투표 과정에서 회사 측이 불법행위를 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된 부분은 노조 결성 투표에서 아마존이 창고 외부에 우편함을 설치한 것과 회의에서 직원들이 노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전에 알아보려고 했다는 점입니다. 노동청은 이를 자유로운 투표 방해행위로 규정했습니다.

당시 앨라배마주 베서머에 있는 물류창고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단위 노조를 설립해 소매·도매·백화점 노조연맹(RWDSU)에 가입할 지를 묻는 투표를 진행했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당연히 찬성이 많을 줄 알았는데 반대자가 더 많았던 것입니다. 투표권을 가진 5876명의 노동자 가운데 3215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1798명이 노조 결성에 반대했었습니다. 찬성률이 30%도 채 안 된 거죠.

이 투표 결과는 당시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당시 미디어에서는 아마존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지적하는 기사가 많이 나오던 시기였습니다. 아마존은 직원들이 화장실을 갈 수 없어 병을 갖고 다니면서 소변을 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였죠.

회사 측의 노조결성을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펼쳤습니다. 직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화장실에 전단지를 붙여 회유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당시 제프 베조스 CEO는 이에 대해 주주서한에서 “회사와 종업원들 간의 직접적인 관계는 견고하다”면서 “직원들의 성공을 위한 비전을 더 분명히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자 상위노조인 소매·도소매·백화점 노조는 아마존을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했고, 노동청은 아마존의 투표 방해 행위에 대해 “자유로운 투표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판단했고, 재투표를 명령했습니다.

스튜어트 아펠바움 RWDSU 위원장은 “이번 결정은 아마존의 협박과 간섭이라는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우리 주장을 확인시켜준다”면서 “아마존 노동자들은 직장에서 목소리를 낼 자격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마존 측은 “우리 직원들은 노조에 가입할지 말지를 선택해야 했고, 올해 초 RWDSU에 가입하지 않기로 압도적으로 선택했다”면서 항소할 뜻을 밝혔습니다.

회사 측은 이어 “중간에 노조가 있으면 신속하고 민첩한 행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어렵다”면서 “(상위노조 없이) 경영진과 직원이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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