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24 생태계 탐구] ② AI로 ‘디지털 컨택센터’를 만드는 이영수 깃플 대표

(편집자 주) 세상의 모든 물건이 온라인으로 팔립니다. 더 많은 기업과 개인이 온라인에서 각자의 몰을 운영하게 될 텐데요. 각각의 매장이 고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솔루션도 계속해 나오겠죠. 그런 솔루션은 어느 한 기업이 모두 만들어낼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기획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가 운영하는 스토어에, 어떤 솔루션들이 올라와 있는지, 그리고 이 솔루션을 만든 회사들은 각각 어떤 비전을 갖고 일하는지를 인터뷰해봤습니다. 두번째 인터뷰이는 디지털 컨택센터 솔루션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깃플의 이영수 깃플 대표입니다.

최근 TV홈쇼핑 채널을 보다가 상품을 하나 구매하려고 앱을 열었다. 그런데 결제과정에서 본인인증에 반복해서 실패하는 문제가 나타났다. 혼자 해결해보려다 결국 홈쇼핑 측에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홈쇼핑 상담원은 모두 통화 중이었다. 두세 번 더 걸었지만 역시 통화 중. 판매 시간은 지나가고 결국 나는 구매를 포기했다.

아마 유사한 일을 경험한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고객센터에 전화하는 건 별로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ARS의 각종 안내 메시지의 장벽을 넘어 상담사 연결까지 이어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상담사와 통화가 됐어도 한 번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 지루한 경험을 또 반복해야 한다. 기업들은 고객센터의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보이는 ARS’나 ‘말로 하는 ARS’ 등을 만들었지만, ARS가 불러일으키는 짜증은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최근 ‘디지털 컨택센터’가 각광을 받고 있다. 전화뿐 아니라 챗봇이나 메신저 채팅 등을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고객들은 전화기를 붙들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기안내 음악을 듣지 않아도 된다. 카카오톡 등 친숙한 채널로 질문을 던지면 답이 오기 때문이다. 특히 밀레니얼 이후 세대는 전화보다 채팅이 훨씬 친숙하며, 전화에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갖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


고객들은 각자 원하는 채널로 애로사항을 호소하지만 기업의 고객센터 입장에서는 이를 하나의 관리체계 아래에 두어야 한다. VoC(Voice of Customer) 채널이 늘어난다고 컨택센터도 여러 개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깃플은 이와 같은 디지털 컨택센터 솔루션을 클라우드 기반 SaaS(Software as a Service)로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유사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해외에는 ‘젠데스크’라는 곳이 유명하다. 깃플은 한국시장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서비스를 만들었기 때문에 젠데스크보다 우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자부한다.

깃플 이영수 대표를 서울 강남역 패스트파이브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깃플이라는 서비스에 대해서 간단한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깃플은 클라우드로 고객센터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요즘은 콜센터가 디지털 컨택센터로 발전하고 있는데요, 예전에는 전화만 받았는데 이젠 전화뿐 아니라 카카오톡이나 네이버톡톡, 라인과 같은 메신저를 통해서 고객의 목소리가 많이 들어옵니다. 기업이 운영하는 홈페이지나 앱에도 채팅창을 만들어 고객이 직접 문의할 수 있게 하죠. 요즘 젊은 분들은 채팅을 많이 쓰시거든요.

저희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디지털 컨택센터 소프트웨어입니다. 기업들이 SaaS(Software as a Service) 형태로 손쉽게 디지털 컨택센터를 구축하도록 돕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이미 고객센터는 이미 가지고 있지 않나요?

기존의 컨택센터 솔루션을 도입하려면 10억~20억원가량 듭니다. 중견기업이라고 하더라도 필요한 시스템을 만들려면 그 정도 들어요.

기술이 발전한다는 건 멀리 있는 게 나한테 가까이 온다는 의미거든요. 기술 발전으로 비용은 저렴해지고 사용은 쉬워집니다. 이 분야도 그 단계 접어들었기 때문에 저희 같은 회사가 클라우드로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드리는 겁니다. 소호 쇼핑몰이 10억원대 솔루션을 쓸 수는 없잖아요.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과 함께 누구라도 디지털 컨택센터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거죠.


요즘 어떤 기업들은 웹사이트에 가면 채팅으로 문의할 수 있는 창이 뜨는데 그런 서비스도 제공하시나요?

약간 개념이 다릅니다. 채팅이라는 건 같지만 사용하는 조직이 다릅니다. 말씀하신 그런 솔루션은 보통 영업이나 마케팅의 영역이거든요. 아직 우리 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고객이 우리 홈페이지에 방문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묻는 용도죠.

반면 어떤 고객이 우리 이 제품을 쓰고 있는 상태에서 거기에 대해서 AS 요청을 하거나 주문 취소를 하게 되면 그건 영업이나 마케팅이 아니라 고객지원이죠. 사실 스타트업들은 그게 혼재되어 있는 경우가 있어서 그럴 때는 좀 헛갈리지만 실제로는 제품이 분리가 됩니다.

그 분리가 기술적으로     의미가 있는 건가요, 아니면 이용하는 조직의 차이에 의미가 있는 건가요?

후자이긴 합니다. 마케팅이나 영업부서에서 이용하느냐, 고객지원 부서에서 이용하느냐의 차이가 있죠. 그런데 비즈니스적으로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기능도 달라요. 예를 들면 영업이나 마케팅을 위한 서비스라면 고객문의에 대한 세션을 끝내지 않아요. 고객이 한달 뒤에 또 연락을 할 수 있고, 회사 측에서 먼저 고객에게 연락을 할 수도 있어요.

반면 CS(고객지원 서비스) 용도라면 빨리 세션을 종결시켜야 하잖아요? 메커니즘도 다르고, 목적도 다 달라요.

영업의 경우에는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좋은 거니까 계속 세션을 유지하고 고객센터는 빨리 상담을 끝내고 다른 상담으로 넘어가야 하니까 세션을 빨리 끝내야 하는 거군요.

고객 입장에서도 CS 면에서는 빨리 문제를 해결해줘야 되겠죠. 상담사가 바뀌어도 계속 팔로업을 잘해야 하고요. 마케팅 측면에서는 할인쿠폰 푸시나 이런 기능이 필요하겠죠. 비즈니스가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기능도 다른 거죠.

컨택센터 솔루션에 10억~20억원 투자하는 대규모 고객도 있을 거고 이제 시작하는 스타트업이나 카페24의 셀러 같은 분들도 있을 텐데, 이들에게 요구되는 기능이 다르지 않을까요?

큰 규모의 고객의 내부 솔루션들이나 내부의 상황에 대한 커스터마이즈(맞춤 서비스)에 요구가 많아요. 기존에 이 시장이 SI(시스템 통합. 필요한 기능을 일일이 개발하는 걸 의미) 중심이었던 이유죠. 프로젝트에 인건비도 많이 들어가고요.

저희는 누구나 어느 정도 필요할 것 같은 기능을 모아가지고 SaaS 형태로 제공하는 거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상당히 세부적인 옵션이 많아요. 완전히 100% 다 맞춰드릴 수는 없지만 아주 세밀한 기능이 많아서 기존에 SI 개발로 들어가는 수준까지 제공한다고 저희들은 생각하고 있어요.

챗봇 등 기술발전으로 점차 상담사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요.

예전에는 전화만 하다가 지금은 채팅을 하는 시대가 됐잖아요? 챗봇은 ARS라고 생각하면 돼요. 이전에도 ARS가 있고 상담사 연결이 있었듯이. 챗봇과 채팅 상담사는 같이 필요해요. 대체하는 게 아니라 서로 보완한다고 보면 됩니다.

챗봇도 직접 개발하시나요?

저희는 두 가지 형태의 챗봇이 있어요. 하나는 질의를 분석해 FAQ 데이터베이스 기반으로 응답을 해주는 게 있고요, 또 하나는 스무고개 하듯이 고객이 인터랙티브하게 선택해 나가는 시나리오 기반 챗봇이 있어요. FAQ 봇은 기존에 FAQ 데이터베이스만 있으면 금방 적용할 수 있고요, 시나리오 기반은 대화 플로우를 짜서 합니다.

인공지능 챗봇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들이 있지 않나요?

네, 그런 기업들과 협업을 할 때도 많습니다. 고객이 그런 회사의 챗봇을 원하면 저희 솔루션에 챗봇만 그쪽으로 연동하면 됩니다. 인공지능 챗봇의 경우 고객마다 보유한 데이터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SI 영역이 좀 있습니다. 그 부분까지 저희가 하지는 않아요.

깃플이 다른 컨택센터 솔루션 회사에 비해 기술적으로 강점이 있다고 자부하는 면이 있나요?

저희 서비스는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LA(보장하는 서비스 수준)는 99.99%에요. 저희는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습니다.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때도 저희 서비스는 중단되지 않아요. 경쟁사는 종종 중단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또 저희 서비스 내부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어요. 예를 들어 상담사와 10~20분 동안 얘기를 하고 나면 상담사는 상담내용을 기록해야 합니다. 핵심 내용을 요약하고 상담을 완료해야 하는 게 KPI(성과지표)에 있어요. 그래서 10분 상담하고 5분 요약한다고 해요. 그런데 저희는 자동으로 요약해줍니다. 상담사는 인공지능이 요약한 거 보고 이게 맞는지 체크만 해주면 돼요. 기존에는 5분 걸리던 요약이 30초로 줄었습니다.

또 자동번역 등을 이용해 해외상담을 한다거나, 상담사에게 FAQ에 있는 답을 자동으로 주고 그걸 선택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저희 서비스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은 자체적으로 개발하나요?

구글번역 같은 API를 사용할 때도 있고, 오픈소스 알고리즘을 가져다가 저희 서비스에 맞게 최적화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요약은 텍스트랭크라는 알고리즘을 이용했는데,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 페이지랭크처럼 단어들이 얼마나 서로 참조했는지 관계를 분석해서 요약하는 겁니다.

대표적인 고객사례가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현대건설이 있어요. 분양할 때 보통 모델하우스에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상담을 했는데, 챗봇 상담까지 확장했어요. 배달대행업체 ‘바로고’도 저희 솔루션을 사용합니다. 라이더, 대리점주, 음식점주 등이 문의할 때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M2클라우드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을 위한 항온관리시템을 제공하는 회사인데요, 이 회사의 컨택센터에 저희 솔루션을 사용합니다.

SaaS는 현재 전 세계적인 트렌드인데 해외진출 계획도 있나요?

우리나라는 상담 경쟁력이 아주 높아요. 상담사 한사람 한사람의 생산생이 상당히 높아요. 그리고 고객사의 요구사항도 엄청 많고 시스템도 무지하게 복잡해요. 복잡한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잘 만들면 해외에서 통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 시작했어요. 클라우드 기반으로 만족할만한 UI/UX를 만드는데 좀 오래걸렸는데 고생을 많이 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준비가 됐어요.

그래서 올초부터 일본에 진출했어요. 일본은 특이한 시장이어서 일단 현지 총판을 통해 현지 브랜드로 나갔습니다. 현재 하나의 고객사를 확보했는데, 피드백이 좋아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동남아나 이런 쪽은 독자 브랜드로 갈 계획입니다.

카페24 스토어에 입점했는데 성과는 어떤가요?

이제 조금씩 매출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롱테일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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