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공지능에 올인하는 네이버, 데뷰(Deview) 2019

28일 오전 9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 센터에 들어가는데 경비가 삼엄했다. 여기는 네이버랩스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Deview) 2019’가 열리는 현장. 이런 컨퍼런스에 수십 차례 와봤지만 이토록 삼엄한 보안 검사는 처음이었다. ‘누군가 높은 사람이 오나보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 높은 사람은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일개 사기업의 개발자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다니, 깜짝 놀랄 일이었다. 개발자 컨컨퍼런스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 DEVIEW 2019 행사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의 기조연설과 스타트업 성공사례 두 개 발표가 끝나자 문 대통령은 무대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는 올해 안으로 완전히 새로운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구상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새로운 구상을 발표할 때 어디서 하느냐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발표하는 정책이나 전략을 상징할 수 있는 곳을 찾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곳 데뷰 2019가 정부의 인공지능 의지를 피력하기에 가장 어울리는 곳이라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데뷰는 지난 2006년 네이버(당시 NHN) 내부 개발자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취지로 시작된 행사로 시작해 지난 2008년 네이버의 오픈소스 프로젝트와 관련 기술을 외부에 전달하는 행사로 발전했다. 13년이 지난 현재는 국내 대표적인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 관련 개발자 행사로 자리잡았다.

문 대통령은 “혁신기술의 발전은 ‘데뷰 2019’처럼 공유와 소통을 통해 이뤄진다”면서 “인공지능이 사람 중심으로 작동하여, 사회혁신의 동력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네이버미국중국 AI 패권에 맞서겠다

네이버도 AI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다짐했다. 네이버는 이날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글로벌 AI 연구(R&D) 벨트를 만든다고 발표했다. 미·중 기술 패권에 맞서기 위한 글로벌 기술 네트워크다. 네이버는 이미 AI 전문 연기기관인 제록스유럽연구소를 인수한 바 있다. 글로벌 AI 연구 벨트는 한국, 일본, 프랑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구축된다.

 

이를 통해 각 지역에서 이뤄지는 선행 AI 기술 연구에 참여해 활발히 교류·협력하며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고, 우수한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양성될 수 있도록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국내외 유수의 대학기관들이 이 벨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을 계속 확대하는 한편, 향후 벨트에 포함되는 지적도 지속적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오는 11월 말 AI 및 로봇 분야의 전세계 석학들이 프랑스 그르노블 네이버랩스유럽에 모여 진행할 워크샵이 ‘글로벌 AI 연구 벨트’의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랩스유럽은 오는 11월 28일과 29일 양일간, AI와 로봇 분야를 선도하는 전세계 각국의 석학 11명을 초청해 ‘로보틱스를 위한 AI(AI for Robotics)’ 워크숍을 개최한다.

 

자율주행 셔틀 ‘ALT 플랫폼’ 발표

석상옥 대표는 데뷰 2019에서 자율주행 셔틀인 ‘ALT 플랫폼’도 발표했다. 석 대표에 따르면, ALT 플랫폼은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이다. 자율주행셔틀 안에 무인샵, 음악 콘서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 이용자가 있는 곳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는 토요타 자동차가 지난 해 CES에서 발표한 e팔레트와 유사하다. 이팔레트는 자유주행셔틀 안에 카셰어링, 라이드셰어링, 병원, 상점, 연구소, 호텔 등의 콘텐츠를 담을 예정이다.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e팔레트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랩스 석 대표는 “ALT 플랫폼은 도로 위의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이라며 “사용자의 필요에 맞게 여러 형태로 제공할 것이며 내년부터 파일럿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2사옥은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네이버는 아울러 현재 건축 중인 제 2사옥을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건축하겠다고 밝혔다. 로봇은 인간 친화적으로 만들고, 건물은 로봇 친화적으로 만들어 사람과 로봇이 상호 공존하는 진정한 로봇 1세대를 실현하겠다는 것이 네이버의 계획이다.

그는 이러한 서비스 구현을 위해 ▲심층강화학습 기반의 로봇 자율주행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과 연동된 5G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 ▲0.1초 수준의 얼굴인식 기술 ▲로봇 전용로 및 센서 시스템 등 빌딩 인프라 ▲컴퓨터 비전 및 딥러닝 기술들이 활용될 예정이며, 사람과 자연스럽게 공존할 수 있도록 ▲HRI(Human-Robot Interaction) 연구 역시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 대표는 이에 대해 “기술과 빌딩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결합될 이 공간은, 기존의 기술 실증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새로운 표준을 보여 줄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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