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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맥스OS가 광복절인 15일에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티맥스OS는 티맥스소프트의 관계사인 티맥스오에스에서 개발하는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다. 티맥스소프트는 10년 전부터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를 잡겠다”며 OS 개발에 몰두했지만, 아직까지는 제대로 된 제품을 선보이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번엔 진짜 제품을 출시할 듯하다. 10년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일까?

1 도전, 처절한 실패와 망신

티맥스소프트가 처음 운영체제를 선보인 것은 2009년이었다. 당시는 티맥스소프트의 관계사인 티맥스코어라는 회사가 ‘티맥스윈도우’라는 운영체제를 발표했다. 서울 삼성동의 최고급 호텔 행사장에서 1000명이 넘는 IT업계 종사자 앞에서 티맥스윈도우가 발표됐다. 이 자리에는 당시 경제부총리까지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었다.

그러나 이 행사는 한국 IT역사에서 가장 실패한 이벤트로 기억될 전망이다.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제품을 마치 대단한 개발을 이룬 것처럼 발표하려 했지만, 오히려 망신만 당했다. 윈도우 앱이 그대로 돌아간다며 스타크래프트를 시연했는데 로딩에만 2분이 결렸고, 일꾼은 1초 후에야 움직였다. 동영상도 잘 재생된다며 당시 최고 아이돌 소녀시대 뮤직비디오를 보여줬는데 중간에 멈춰버렸다.


이뿐 아니다. 모든 것을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했으나 오픈소스를 활용했음이 드러났고, 함께 개발했다고 발표한 오피스 등도 사실은 오픈오피스임이 알려졌다.

큰 꿈에 도전하는 자세만으로 일부 언론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IT 업계 내에서의 회사 신뢰도는 크게 추락했다. ‘IT 업계의 황우석’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결국, 이 이벤트 이후 티맥스소프트는 크게 흔들렸다. 당시 경제위기와 맞물려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워크아웃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티맥스윈도우를 개발했던 티맥스코어는 매각됐고, 티맥스윈도우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 도전, 이번에도 역시…

워크아웃 이후 티맥스는 부활했다. 개발용역(SI) 등 부수적인 사업을 없애는 구조조정 끝에 수익성이 좋아졌고, 다시 인재들이 티맥스에 모이기 시작했다.

티맥스소프트 박대연 회장은 OS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했다. 티맥스코어를 삼성에 매각하면서 운영체제 사업을 안 하겠다는 약정을 맺었는데, 2016년 약정 기간이 끝나자마자 다시 OS를 내놓았다.

새로운 OS의 이름은 ‘티맥스OS’였다. 티맥스윈도우는 오픈소스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해서 많은 비난을 샀는데, 이번에는 FreeBSD 기반임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이벤트였다. 시연 중간에 컴퓨터가 셧다운 됐는데, 다시 부팅되지 못했다.

티맥스는 2009년의 치욕을 갚아주려고 했겠지만, 티맥스OS 역시 티맥스 흑역사서에 한 줄 더하는 결과만 낳았다. 이후 티맥스는 이 제품의 기업용 버전을 출시해서 판매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아무도 실체를 본 적은 없다.

3차 도전, 현재 진행형

그동안 IT 업계도 많이 변했다. 이제는 운영체제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윈도우 이야기를 안 하는 시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10을 마지막으로 더는 버전 윈도우 OS의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티맥스는 아직 OS 시장을 포기하지 않았다. 티맥스는 2018년 다시 새로운 티맥스OS를 발표했다. FreeBSD를 활용하던 커널을 리눅스 커널로 바꿨다. 10년 동안 티맥스는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티맥스OS에서 구동하려는 노력을 펼쳤는데, 전략을 바꾼 듯 보인다. 리눅스에도 적지 않은 PC용 앱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활용하면 된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티맥스OS는 15일 일반대중에 공개된다. 누구나 티맥스OS 홈페이지에서 이를 내려받을 수 있다고 한다. 10년 동안 티맥스가 OS를 여러 차례 발표했지만, 실제 일반 대중이 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티맥스OS를 도입하는 공공기관도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최근 회의실과 고객 대기실용 PC에 티맥스OS를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비록 업무용 PC는 아니지만 실제 이용되는 PC에 티맥스OS가 납품된 것은, 알려지기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티맥스가 타깃할 1차 시장은 망분리 PC다. 공공기관은 기본적으로 업무망에 붙지 않는 인터넷PC를 운영한다. 이 PC는 복잡한 프로그램이 필요 없다. 웹브라우저 등 기본 앱만 잘 구동되면 된다.

윈도우7이 내년 1월에 지원종료 되기 때문에 운영체제를 교체해야 하는 기관이 적지 않다. 티맥스OS가 제대로 구동만 된다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도입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과연 티맥스OS는 지난 10년 오욕의 역사를 씻어낼 수 있을까?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