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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8월 배달의민족은 중개수수료를 폐지한다고 발표해서 관련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었다. 당시 배달의민족은 5.5%의 중개수수료(전용단말기 기준)를 받고 있었는데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었다. 이 결정으로 당장 매출의 3분의 1이 사라지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봉진 대표는 결단을 내렸다. 수수료로 인한 배달앱 여론 악화를 막고 신뢰를 쌓아 장기적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실제로 배달의민족은 이후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김봉진 대표는 7일 또다시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배달의민족은 입찰광고인 슈퍼리스트를 다음 달 30일 폐지한다고 밝혔다. 슈퍼리스트는 배달의민족 앱 최상단에 나타나는 세 개의 광고다. 음식점주들은 입찰을 통해 이 자리에 광고를 할 수 있다.

문제는 슈퍼리스트 광고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배달앱 인기가 높아지면서 입찰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소상공인연합회 등 관련단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처음에 배달의민족은 “슈퍼리스트 광고주는 광고비가 늘어난 것 이상으로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에 광고비가 부담되지 않는다”고 항변했지만, 영세한 자영업자의 피를 빤다는 비난이 확산됐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최근 우아한형제들의 의뢰로 전국의 배달앱 이용 음식점 업주 5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과반수가 입찰 광고의 폐지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찰 광고가 ‘필요치 않다’는 의견은 51.4%로 ‘필요하다’는 의견(21.6%)의 2배가 넘었다.

이와 관련, 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는 ‘입찰 광고 폐지까지도 전향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우아한형제들이 내부 고심 끝에 결단을 했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슈퍼리스트는 2016년 출시 약 3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현재 슈퍼리스트의 매출 규모는 배달의민족 전체 매출의 약 3분의 1 정도 된다고 한다. 이 역시 4년 전의 상황과 유사하다. 하지만 배달의민족 매출규모가 그때와 달라졌다. 이번 결정으로 수백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그러나 김봉진 대표와 경영진들은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고 시장에서의 신뢰를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다만 이번에는 슈퍼리스트를 대체할 새로운 광고도 발표했다. 5월부터 최상단 3개 광고 자리(슬롯)에 ‘오픈리스트’(가칭)라는 이름의 새로운 광고가 들어온다. 별도의 경쟁 없이 누구나 최상단 광고 노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신청 업소가 3곳을 초과할 경우 ‘롤링’ 방식으로 보여 준다.

오픈리스트 광고 비용은 ‘입찰’이나 ‘월정액’이 아니라 해당 광고를 통해 음식점 매출이 일어났을 때만 부과되도록 하는 방식(CPS)이다. 배민 측은 ‘수수료’라는 용어를 싫어하지만 수수료라고 이해하면 된다. 기존의 수수료와 다른 점은 오픈리스트 광고를 한 업체들만 내면 된다는 점이다. 슈퍼리스트는 기본 광고(울트라콜)를 하는 회사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오픈리스트는 울트라콜 광고하지 않는 음식점도 광고를 할 수 있다. 6.8%의 중개수수료만 내면 된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기업으로서 일정한 매출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내린 입찰 광고 폐지 결정이 다수 음식점 업주들의 이익 증대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배달의민족은 외식업 자영업자 분들께 더 큰 가치를 전해 드리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