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9일 정부가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이라는 것을 발표했다.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를 손본다는 내용이다.

공유경제, 참 멋진 단어다. 니거 내거 욕심부리지 않고 서로 공유하고 나누고 그런 착한 경제 시스템인 거 같다.

그런데 아니다. 공유경제는 ‘공유’와 같은 낭만적인 단어 뒤에 플랫폼 독점을 향한 무시무시한 전투가 벌어지는 현장이다. 이 때문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단어는 ‘공유’가 아니라 ‘플랫폼’이다.

공유경제의 상징과 같은 회사 우버를 보자. 올해 상장될 것으로 예상되는 우버의 기업가치는 135조원이라고 한다. 현대자동차 시가총액의 5배다. 우버가 겨우 택시를 대체한다면 이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을 리 없을 것이다.

우버는 승차공유 회사지만, 승차공유 회사가 아니다. 승차공유는 플랫폼 장악을 위한 하나의 서비스일 뿐이다. 최근 우버가 하는 일을 살펴보면 우버엑스, 우버블랙, 우버풀과 같은 기본적인 승차공유 서비스뿐 아니라 음식점과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우버이츠, 화물차 운전자와 화주를 연결하는 우버 프레이트도 있다. 비행택시인 우버에어도 개발 중이다. 사람의 이동, 음식의 이동, 물건의 이동 모든 이동이 우버라는 플랫폼에서 이뤄지도록 만드는 것이 우버의 목표다.

하나의 킬러 서비스로 플랫폼을 장악한 후 다양한 영역을 먹어치우는 것은 모든 플랫폼 회사의 공통된 전략이다.

카카오톡을 생각해보자.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회사지만 모바일 메신저만의 회사는 아니다. 게임도 카카오, 결제도 카카오, 은행도 카카오, 투자도 카카오, 택시도 카카오, 선물도 카카오, 음악도 카카오 등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 카카오가 등장한다.

택시기사들이 T맵 택시를 이용해달라고 그렇게 간접광고를 해도 T맵택시가 카카오택시를 따라잡지 못하는 건 한 번 내준 플랫폼의 파워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아서다. 플랫폼은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선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점점 독점화 된다.

자 세계 모빌리티 시장을 보자. 앞에서 언급한 우버만 있는 게 아니다. 중국에는 디디추싱이 있고, 동남아에는 그랩이 있다. 이 세 회사가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을 다 먹는 분위기다. 디디추싱의 기업가치는 63조원, 그랩의 기업가치는 12조원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시작한 택시호출 앱 회사의 기업가치가 우리나라 모바일 시장 다 먹은 카카오 시가총액과 같다.

남의 나라 기업이, 남의 나라에서 플랫폼을 장악하든 말든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렇지가 않다.

자, 자율주행차 시대가 온다고 생각해 보자. 많은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모빌리티 온디맨드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측한다. 자동차를 사서 주차장에 처박아 두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만 자동차를 불러서 이용하고, 보내는 시대가 된다는 것이다. 언제가 될 지 모르는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구글은 미국 피닉스 지역에서 이미 자율주행 택시 영업을 시작했다. 자율주행차가 서울 거리를 다닐 날이 10년이나 남았을까?

개인이 자동차를 사지 않으면 이 자동차는 누가 살까? 모빌리티 플랫폼을 가진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 바로 우버, 디디추싱, 그랩이다.

우버, 디디추싱, 그랩이 자율주행차와 로봇을 이용해서 사람과 사물의 이동을 도맡아 하는 시대가 온다면, 현대자동차는 어떻게 될까? 현대차와 같은 완성차 업체들은 모빌리티 플랫폼 회사의 납품업체가 될 것이다.

아니, 납품업체가 된다면 다행일 것이다. 왜냐하면 우버 디디추싱 그랩의 최대주주가 한 회사, 바로 소프트뱅크이기 때문이다.

최근 소프트뱅크가 토요타와 제휴를 맺고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합작사를 만든다고 발표했다. 우버, 디디추싱, 그랩이 현대차에 기회를 줄까? 만약 현대차와 같은 기업이 무너진다면 우리 경제의 미래는 암담하다.  현대차도 이와 같은 분위기를 깨닫고 지난 해말 그랩에 투자를 진행했다.

앞에서 말했듯 공유경제는 착한 경제가 아니다. 공유경제는 독점 플랫폼 경제다. 문제는 우리가 원치 않는다고 이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들에게 먹히거나, 아니면 이들에 맞설 플랫폼을 만들어 대항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미 늦었는지도 모른다.

지금 카풀을 허용하네 마네 하고 아웅다웅하는 것은 마치 외계의 침공을 앞두고 내전을 벌이는 듯한 느낌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