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얼은 유니티와 함께 양대 게임 엔진이다. 웬만한 유명 게임은 두 엔진 중 하나를 탑재했다. 11일 공개한 넷마블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은 고급스러운 그래픽을 장점으로 꼽고 있는데, 이 역시 언리얼엔진4를 선택했다.

에픽게임즈에서 언리얼엔진 개발팀을 이끄는 닉 펜워든 디렉터가 11일 한국을 방문, 에픽게임즈코리아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한국에 있는 언리얼엔진의 모바일 개발팀과 언리얼엔진을 써서 게임을 개발하는 곳들을 만나 어떤 것이 더 필요한지 듣고 이해하려 왔다”고 방문 목적을 말했다.

언리얼엔진 개발팀은 ‘모바일’ 부문에서 국내 개발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일명, ‘트리플A’급이라 불리는 고사양 모바일 게임이 국내서 많이 개발되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에 언리얼엔진의 모바일 개발팀 상당수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실제로 언리얼엔진의 모바일 개발팀원 중 40%가 국내에서 일한다.

(왼쪽부터) 잭 포터 부장, 닉 펜워든 디렉터, 신광섭 차장.

“모바일에서도 고품질(High Quality) 게임을 즐길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있는 열정적 개발자들이 하이엔드 모바일 게임을 잘 만드는 것을 보고 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어떤 게임을 개발할지에 굉장한 기대를 갖고 있다.”

펜워든 디렉터는 언리얼엔진4의 기능 중 ‘크로스 플랫폼’ 지원에 특히 관심을 가졌다. 크로스 플랫폼란 모바일과 PC, 콘솔 등 하드웨어에 상관없이 이용자가 똑같은 게임 플레이 화면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서로 다른 하드웨어와 사양에서 같은 화면을 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은 말이 쉽지, 기술적으로는 꽤 큰 도전이었다.

언리얼엔진4로 이 크로스 플랫폼을 잘 구현한 게임이 ‘포트나이트’다. 포트나이트는 에픽게임즈의 주력 모바일 게임으로, 최근 유행하는 배틀로얄 장르다. 이 장르는 여러 이용자가 동시 접속해서 게임을 즐기기 때문에 어떤 기기를 쓰든, 실시간으로 끊김없이 이용자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언리얼엔진4의 다이나믹 레졸루션은 이를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에픽게임즈가 콘솔에 맞춰 우선 만들었으나, 스케일러빌러티 시스템을 통해 모바일 디바이스 별 최적화를 구현했다. 포트나이트에 맞춰 만들었지만 지금은 언리얼엔진4를 쓰는 모든 개발사에 개방했다.

“똑같은 콘텐츠를 서로 다른 플랫폼에서 보여주는 게 도전과제였다. 예를 들어 콘솔을 위해 만든 애님 다이내믹스 기술을 모바일에 지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이를 위해 디바이스마다 다른 성능에 맞는 렌더링 레벨을 보여준다든가 하는 기술을 넣었다. 최적화에 가장 신경을 썼다. 포트나이트를 위해 만든 기능이지만, 지금은 언리얼엔진을 쓰는 다른 이들도 쓸 수 있도록 적용됐다.”

닉 펜워든 에픽게임즈 디렉터

언리얼엔진4의 모바일 최적화와 크로스 플랫폼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닉 펜워든 디렉터는 한국의 모바일 팀과 많은 협업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트리플A급의 게임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언리얼엔진에서 모바일을 지원하는데 도움을 많이 줬다”면서 “그런 이유로 한국지사에 모바일 개발팀을 두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서 MMORPG가 많이 개발되고 있어, 이를 위한 기능인 랜드 스케이프를 한국에서 만들었고, 여기에도 한국 개발자들의 피드백을 많이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언리얼엔진4는 이같은 기능을 업고 모바일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전작인 언리얼엔진3가 모바일에선 경쟁력이 적다는 평가를 완전히 뒤집었다. 지난 7월, 언리얼엔진의 마켓플레이스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12%로 확실히 줄인 것도 언리얼엔진4의 인기를 높이는데 한몫했다. 생태계 측면에서 언리얼엔진이 풍부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최근 에픽게임즈가 언리얼엔진4로 관심을 갖는 분야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신기술이다.

최근 언리얼엔진4는 게임 외에도 산업 측면에서 도입되고 있는데 이를 겨냥한 것이다. 예를 들어, 아키텍처나 자동차, 우주항공 등의 디자인 부분에서 VR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실제로 제품이 만들어지기 전에 VR 기술을 써서 실시간(real time)으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디자인을 바꿀 수 있는 가상 환경은 매우 매력적이다.

“AR과 VR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산업 분야에서 두 기술로 시도하는 것이 많다. 기업(엔터프라이즈) 쪽에서 적극 도입하고 있다. 제품 디자인을 미리 확인한다거나 하는 부분에서 언리얼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것에 관심이 있다.”

머신러닝(AI) 역시 마찬가지다. 게임 속 애니메이션을 AI로 제작할 수 있는 부분은 물론, 자율주행차의 AI 같은 부분에서도 언리얼엔진으로 여러 시도를 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고 그는 말했다.

향후 목표에 대해서는 신기술에 대한 계속된 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리얼타임 그래픽에서 굉장히 높은 수준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