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업계는 5G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5G 시대가 오면 새로운 서비스로 글로벌 5G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로 가득차있다.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던 5G 상용화 시점도 앞당겼다. 오는 12월 한국 5G 이동통신 세계 최초 상용화 선언(코리아5G데이)을 진행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솔솔 나오는 이야기는 망중립성 완화다. 4G까지 유효했던 망중립성을 5G 시대에 재검토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미국 FCC가 망중립성 원칙을 폐지하면서 한국도 이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동안 뜸했던 망중립성 관련 토론회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 금요일 국회에서는 이종걸 의원실 주최로 ‘5G 시대의 망중립성 어디로 가고 있는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오간 내용을 중심으로 5G  시대를 맞아 벌어지는 망중립성 유효성 논란의 논점을 살펴보자.

논점 1 : 망중립성은 통신사의 투자유인을 저해하는가?

미국 FCC가 망중립성 원칙을 폐지한 명분은 통신사의 투자를 유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네트워크를 공공재로 취급해서 통신사가 투자하고자 하는 의욕을 고취시키지 못했다고 망중립성을 비판했다. 2015년 오바마 대통령의 망중립성 명령 이후 2017년 통신사의 투자가 5.6% 감소했다는 연구를 근거로 들었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에르네스토 팔콘 미국전자프론티어재단(EFF) 법률고문은 망중립성이 투자를 저해한다는 이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변했다.

에르네스토 팔콘 미국전자프론티어재단(EFF) 법률고문

팔콘 법률고문은 “미국 통신사업자들은 투자자들에게 진실을 전할 의무가 있는데, 망중립성으로 투자가 억제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주주들에게 한 적이 없다”면서 “망중립성이 투자를 억제한다는 것은 확실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팔콘 고문은 “망중립성이 투자를 억제한다는 연구가 하나 있었지만, 반대 결론이 나온 연구가 2개 있었다”면서 “FCC는 반대의 연구 결과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도 “2017년 미국에서 통신사의 투자가 줄어든 것은 AT&T가 2012년부터 진행한 3년간 망개발이 종료됐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류민호 호서대 교수는 망중립성 명령이 나온 다음 해인 2016년에 오히려 미국 통신사 투자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논점 2 : ISP는 무임승차 하고 있는가


망중립성 완화 이야기가 나오면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는 무임승차다. 통신사들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깔아놓은 인프라에 ISP(인터넷서비스업체)들이 무임승차한다는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한 ISP들이 등장하면서 이같은 주장은 더욱 강해졌다.

한양대학교 신민수 교수는 “양면시장 관점에서 보면 망중립성은 인터넷망 비용의 부담을 이용자에게 집중시키고 상대적으로 ISP들에게는 일종의 보조금을 제공했다”면서 “네트워크 비용을 이용자가 비대칭적으로 부담하는 인터넷의 구조가 지속돼 온 결과 거대한 온라인 대기업들이 등장한 반면 이용자들은 통신비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이것이 정치적 쟁점화 되는 것이 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양대학교 신민수 교수

류용 통신사업자연합회 팀장도 “국내  1인당 무선 트래픽 사용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포털과 플랫폼 기업의 동영상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59.3%를 차지하며 트래픽 폭증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대 박경신 교수는 “ISP들은 이미 전용회선료를 내고 있다”면서 무임승차론을 비판했다. 박 교수는 “아파트 신축 공사시 학교앞 진입로는 누가 공사하는가”라고 물으며 “반대로 생각하면 ISP 덕분에 망사업자는 비싼 요금제를 팔 수 있어 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박경신 교수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클라우드플레어에 따르면, 한국은 인터넷망비용이 해외에 비교해 15배나 비싸고 망요금이 올라가는 유일한 국가”라면서 “2016년 상호접속고시 개정 이후 통신사들의 상호정산 매출은 급증한 반면 ISP와 CDN(Content Delivery Network) 사업자에 대한 비용인상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대표는 “이용자 요금과 달리 ISP에 대한 요금은 시장자율에 맡겨져있다”면서 “스타트업의 경우 협상력이 현저히 떨어져 외국계 클라우드로 옮겨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점 3 : 5G 는 망중립성이 달라야 하는가

최근 다시 망중립성이 논란의 대상이 된 이유는 5G 시대 개막이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5G 시대에 통신사들의 투자를 유인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망중립성에 변경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양대 신민수 교수는 “5G는 초고주파수 및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서비스별 차별화된 네트워크 품질 제공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융합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면서 “산업별·서비스별로 소비되는 자원이 다를 경우 ‘차별’의 개념이 아니 ‘차등화’된 자원의 소비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획일적 망중립성 규제는 투자와 혁신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면서 ”혁신성장 인프라인 5G가 그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책적 이원과 규제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서대 류민호 교수는 이에 대해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3G 4G 시대에도 존재했던 기술로 5G라고 다를 것이 없다”면서 “5G의 핵심은 다양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기업 및 이용자가 최적의 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5G 시대의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은 이용자(기업)의 선택권이 강화되는 쪽으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반박했다.

류 교수는 “킬러 서비스 개발이 필요한 5G 야 말로 더 개방적으로 운영돼야 혁신적인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려대 박경신 교수는 “5G가 엄청난 속도를 제공한다면 왜 특정 서비스에만 적용돼야 하는가”라며 “네트워크 슬라이스 허용시 슬라이스별로 가격차별을 두면서 ISP로부터 더 많은 접속료를 징수할 것이고 그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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