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첫발은 마이크로서비스로 떼라"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하 DX)을 이야기 한다. DX는 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혁신을 이루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자는 움직임을 말한다. 두산이나 농협과 같은 일부 대기업은 DX를 추진하기 위해 최고디지털책임자(CDO)라는 자리를 만들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했다.

DX를 해야한다는 당위에는 모든 기업이 동의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화의 시기에 디지털 DNA가 없다면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인들은 DX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막막해 한다. 사물인터넷이니 인공지능이니 하는 기술을 통해 DX를 이뤘다는 거창한 사례는 많이 봤지만, 우리 회사와는 거리가 먼 다른 세계의 이야기인 것 같다.

DX을 하긴 해야하는데, 무엇부터 해야할까?

기업의 DX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인 CA테크놀로지 유재성 대표는 “DX를 하고 싶다면 마이크로서비스와 API(Application Programing Interface)로 첫 발을 떼라”라고 조언했다.

마이크로서비스란 기업의 업무를 아주 작은 단위로 모듈화 시킨 것을 말한다. API는 이렇게 모듈화 된 마이크로서비스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즉 유 대표의 조언은 기업의 업무(애플리케이션)를 통으로 만들지 말고 레고블록처럼 모듈화해서 연결하라는 의미다.

예를 들어 회사 홈페이지를 만든다고 가정하다. 회원가입을 하기 위해 사용자 인증을 받는 기능이 필요하다면 이를 하나의 마이크로서비스로 만들 수 있다. 검색이라는 서비스도 ‘검색어 자동완성’, ‘많이 검색한 단어’ 등의 기능을 각각 마이크로서비스로 만들 수 있다. 홈페이지는 이런 마이크로서비스를 API로 연결해서 만든다. 이렇게 하면 다른 홈페이지를 만들 때 새로 코딩을 할 필요 없이 기존에 만들어놓은 마이크로서비스의 API를 호출해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특히 이런 마이크로서비스를 외부에 판매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여행사가 렌터가 예약 시스템을 API로 만들었다면, 다른 여행사에 이를 판매할 수도 있다. 은행이 잔고 확인 기능을 API로 제공하면 다른 핀테크 회사에 판매할 수 있다. 전통기업이 IT서비스를 파는 기업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하는 것이다.

유재성 대표는 “업무 애플리케이션이 통으로 돼 있으면 유연성 떨어지고 리얼타임 경영이 안된다”면서 “업무를 하나씩 마이크로서비스로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어려움은 있다. 업무를 마이크로서비스로 구분하려면 업무와 IT를 모두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업무만 알고 IT를 모르거나 IT만 알고 업무를 모르는 직원으로만 구성되면 적절한 마이크로서비스를 만들기가 어렵다.

유 대표는 “과거에는 업무 담당자가 IT부서에 요구사항을 던지면, IT부서는 그것을 받아서 수행했다면, 이제는 IT가 비즈니스 전면에 배치된 상황”이라면서 “처음부터 너무 큰 그림을 그리면 시작조차 어려우니까 작은 부문부터 마이크로서비스를 시작해서 확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CA 테크놀로지스 조사 결과 국내 기업 대부분은 디지털 혁신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잘 인식하고 있는 반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전략을 갖춘 기업은 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은 특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에 필요한 IT 역량에 대해 아태 지역 평균보다 낮은 자신감을 보였다. IT역량에 대한 스스로의 신뢰가 부족한 것이다.

유재성 대표는 “국내 기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에 필요한 모든 IT 역량에 있어 아태 지역 평균보다 낮은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일상 속 모든 일들이 소프트웨어, 나아가 손안의 앱에서 이뤄지는 애플리케이션 이코노미 시대에 기업 경쟁력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비즈니스 전략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한국 CA 역시 국내 기업이 민첩성, 자동화, 인사이트, 보안이라는 4가지 핵심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춘 모던 소프트웨어 팩토리를 구축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