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여행사 데스티나시아, 이렇게 디지털 혁신을 이뤘다

여기 데스티나시아(Destinasia)라는 여행사가 있다. 세계 곳곳의 여행상품을 예약할 수 있는 오프라인 지점들을 가지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서도 항공권, 호텔, 렌터카 등을 예약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데 이 회사 서비스에는 문제점이 하나 있다. 고객들은 항공기 예약이 끝난 후 호텔을 예약하고, 호텔 예약이 끝난 후 렌터카 예약을 할 수 있었다. 고객은 하나의 웹사이트에서 진행하지만 백엔드에는 각각 항공기, 호텔, 렌터카 예약 시스템이 별도로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영진은 레드햇에 조언을 구했다. 레드햇과 함께 ‘오픈 이노베이션 랩(Open Innovation Labs)’을 구성해 해결책을 찾아나섰다. 보통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수개월 이상이 걸려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게 마련이다.

그런데 데스티나시아는 ‘오픈 이노베이션 랩’을 설립하고 2주만에 실제 작동하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항공기, 호텔, 렌터카를 동시에 예약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것이다.

이같은 일이 가능했던 것은 ‘컨테이너’ 기술 덕분이다. 컨테이너는 가상화 기술의 일종으로, 하나의 OS 위에서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가상머신 기술과 달리 하이퍼바이저나 게스트OS 없이 호스트OS 위에서 직접 구동되는 것이 특징이다. 여러개의 컨테이너가 하나의 호스트 머신에서 돌아갈 수 있도록 각 컨테이너는 자신만의 격리된 유저 공간을 가지고 있다.

데스티나시아는 레드햇 오픈시프트 컨테이너 플랫폼(Red Hat OpenShift Container Platform)을 사용해 각 여행 시스템을 컨테이너에 담았다. 그리고 레드햇 제이보스 인테그레이션 플랫폼으로 통합했다. 덕분에 고객들은 한 번에 3개의 시스템에 나눠져 있는 예약 기능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항공권, 호텔, 렌터카는 각각의 시스템에 있고, 다른 언어로 작성된 애플리케이션이지만 동일한 프로토콜과 데이터 포맷을 사용해 통신할 수 있게 됐다. 비유하자면 전세계인이 모두 하나의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항공권, 호텔, 렌터카 예약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환경이 구현되자 데스티나시아 경영진은 IT에 또 새로운 요구를 해왔다. 호텔에 장기투숙하는 고객의 항공권을 할인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이런 프로모션은 계절에 따라 수요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져야 한다. 할인 프로그램이 없어도 고객이 넘친다면 굳이 그런 프로그램을 돌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데스티나시아 IT팀은 경영진의 요구에 따라 일일이 코딩을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계절마다 바뀌는 할인프로그램 때문에 계절마나 애플리케이션을 코드를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비즈니스 룰 관리 시스템을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의 일부로 통합했다. 현업 담당자가 직접 비즈니스 룰을 작성할 수 있도록 기능을 외부화했다.

이같은 변화는 IT인프라에 확장성과 유연성을 가져왔다.

데스티나시아는 과거 중국 춘절에 쏟아지는 여행객  때문에 갑자기 서버 50대를 늘려야 했던 적이 있다. 서버가 급하게 필요했지만, 실제 구축하는데까지 6주가 소요됐다.

그러나 분산형 컨테이너 아키텍처로 변경하면서 데스티나시아는 데이터와 룰, 비즈니스 로직을 모두 분리할 수 있게 됐다. AWS(Amazon Web Service),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과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에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 비즈니스 룰을 분산해서 배치할 수도 있다.

각기 다른 퍼블릭 클라우드에 있는 가상머신과 컨테이너 등을 한 번에 관리할 필요가 있다. 데스티나시아는 이를 위해 레드햇의 클라우드폼즈라는 관리 플랫폼을 도입했다. 가상머신, 컨테이너가 어디에 있든 원할 때 켜고 끌 수 있다.

데스티나시아가 IT시스템을 이와같이 변경한 것은 단순히 IT부서의 효율성이 올라간 것에 그치지 않았다. 데스티나시아는 여행사지만, IT 인프라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시작한 것이다.

데스티나시아의 가장 큰 경쟁사는 AIRCNC다. AIRCNC는 데스티나시아가 확보하지 못한 숙박업소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그들은 숙박 시장에서는 많은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AIRCNC는 렌터카 예약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AIRCNC도 언젠가 렌터카 서비스를 할 수는 있겠지만, 너무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데스티나시아는 Red Hat의 API(Application Programing Interface) 관리 기술을 활용해 AIRCNC에 렌터카 예약 시스템을 API로 제공하기로 했다. 데스티나시아가 확보하지 못한 호텔을 예약한 고객에게도 렌터카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데스티나시아는 AIRCNC에 IT서비스를 판매해서 수익을 거두게 됐다. 최근 경영자들의 최고 관심사로 떠오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한 모습이다.

데스티나시아에는 해결해야할 문제가 또 있다. 포인트 관리가 그것이다. 데스티나시아에는 오픈시프트를 활용해 블록체인을 도입했다. 멤버십 포인트를 ‘데스티나시아 달러’라는 암호화화폐로 제공하는 것이다. 데스티나시아 달러는 송금도 가능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교환도 가능하다. 데스티나시아에 대한 고객 로열티는 더욱 강화됐다. 멤버십 포인트를 쌓아봐야 쓸모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데스티나시아 달러는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 화폐처럼 거래할 수 있다.

데스티나시아는 이런 디지털 혁신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여행 업계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게 됐다.

  • 위의 이야기는 가상의 시나리오이며, ‘레드햇 포럼 2017’의 데모세션의 발표내용을 재가공한 것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