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의 킬러서비스는 무엇이 될까?

10년쯤 3G 이동통신이 처음 상용화 되기 시작했을 때, 이동통신회사들은 3G 시대의 킬러 서비스는 영상통화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이통사들은 영상통화를 내세워 3G를 홍보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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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돌아보니 영상통화는 3G의 킬러 서비스가 아니었다. 영상통화는 아직도 주요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 자리잡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통신사가 아닌 인터넷서비스 회사들의 서비스가 됐다. 결과적으로 3G의 킬러는 영상통화가 아니라 스마트폰이었다.

시간이 10년이 흘러 3G는 이제 구닥다리 유물이 됐고, 이제는 4G를 넘어 5G가 논의되고 있다. 평창올림픽에서 5G가 처음으로 구현됐으며, 머지않아 5G는 상용화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5G의 킬러 서비스는 무엇이 될까? 이를 정확히 예측해 낸다면 애플이나 구글처럼 시대의 지배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VR/AR

5G 시대의 킬러 서비스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다. VR/AR은 일반 멀티미디어 콘텐츠보다 용량이 4배 가까이 크다고 한다. 이 때문에 훨씬 대역폭이 넓고 빠른 데이터 전송 기술이 필요하다.

KT가 최근 VR방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같은 이유다. 프랜차이즈 사업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VR/AR이 5G 시대의 킬러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고, VR/AR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SAP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VR로 신발제조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 2018 전시장에서도 어느 전시장을 돌아다녀봐도 VR/AR 헤드셋을 끼고 무언가 하고 있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KT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VR/AR을 5G 의 킬러서비스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물인터넷

MWC는 원래 통신사업자들의 행사인데, 언젠가부터 기업용 IT업체들의 전시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MWC 2018에도 IBM, SAP, 오라클, VM웨어(델EMC), HPE 등 기업용 IT업체들이 대형 부스를 차려놓고 관람객의 눈길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미국의 AT&T 부스에 전시된 대형 포크레인. 센서에 연결돼 정해진 대로 알아서 땅을 판다.

이는 5G가 사물인터넷을 더욱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기존의 전자제품 이외에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려면 현재의 네트워크보다 훨씬 빠른 5G 통신기술이 필요하다.

사물인터넷이 활성화되면 당연히 데이터가 폭증한다. 세계 인구보다 훨씬 많은 장치에서 데이터를 쏟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폭주하면 그것을 수집하고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엔터프라이즈 IT업체들이 MWC에 대거 자리잡은 이유다.

예를 들어 전사적자원관리(ERP)로 유명한 SAP는 MWC 2018 행사에서 SK텔레콤, 삼성전자 등이 자리잡고 있는 홀3에 전시부스를 차렸다. ‘레오나르도’라는 자사의 IoT 플랫폼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센서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통찰력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통신사들도 사물인터넷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통신사의 수익모델은 소비자들에게 요금을 받고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5G 시대에는 이런 요금제 중심의 비즈니스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사물인터넷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야 5G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V2X(Vehicle-to-everything)

MWC 2018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단어 중 하나는 V2X이다. 자동차가 모든 것과 연결된다는 의미다. 자동차와 자동차가 연결되고, 자동차가 신호등하고 연결되고, 자동차가 소방서나 경찰서에 연결된다. 자동차가 병원에 연결되고 자동차가 도로와도 연결된다.

SK텔레콤 부스에 5G와 연결된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상황을 가정해보자. A라는 자동차가 교통사고가 났다. 아마도 급격한 교통체증이 일어날 것이다. A 자동차는 이길로 지나갈 예정인 다른 자동차들에게 이 정보를 전한다. 다른 자동차들은 교통체증을 우려해 다른 길을 선택하거나 구급차가 빠르게 출동할 수 있도록 차선하나를 비워둘 수 있다. A 자동차의 연락을 받은 것은 다른 자동차뿐 아니다. 소방서도 경찰서도 병원도 이 소식을 들었다. 소방서에서도 사고 정보를 전해받고 구급대를 출동시키고, 병원에서는 응급환자를 받을 준비를 한다.

아직은 꿈같은 이야기지만 이것이 가능하려면 실시간으로 각 자동차들이 정보를 주고 받아야 한다. 대역폭이 넓고 지체 없는 정보교환이 필수적이며, 이를 가능케하는 것은 5G다.

영상대화

우리는 이제 쉽게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나 학교에 간 자녀와 카카오톡의 페이스톡과 같은 서비스로 대화를 나누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그러나 이런 영상대화로는 일상적인 대화만 가능하다. 정밀한 고화질 화면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카카오톡 영상통화는 무쓸모다.

원격진료를 한다고 하자. 환자의 자기공명영상을 페이스톡으로 보고 원격의 의사가 진단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훨씬 고화질의 영상이 필요한데, 현재의 이동통신망으로는 이런 고화질의 영상대화를 할 수 없다.

NTT 도코모의 요시자와 가즈히로 사장이 기조연설에서 5G를 활용한 도코모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예를 들어 NTT도코모는 MWC2018 기조연설에서 원격의료, 원격기계제어, 원격로봇제어 등의 사업을 펼치겠다고 발표했다. 이 모두 정밀영상이 필요한 분야다.

일상생활에서도 고화질 영상대화는 유용하다. 영상통화 중에 끊기거나 지연돼서 답답했던 경험을 5G 시대에는 하지 않아도 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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