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케이뱅크라는 새로운 은행이 등장했다는 소식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케이뱅크는 오프라인 매장없이 온라인으로만 사업을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입니다.

은행은 아주아주 오래된 전통적인 산업입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부터 은행이라는 산업이 었었다고 하니, 인류 문명사와 함께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오랜 시간 동안 은행의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돈이 남는 사람에게 이자를 주고 돈을 빌려, 돈이 부족한 사람에게 이자를 받고 빌려주는 것입니다. 예금을 받을 때는 2%의 이자를 주고, 대출 해줄 때는 5%로를 주면 3%의 이익이 남습니다. 이를 예대마진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은행업의 본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은행이 본질과 다른 움직음을 많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NH농협은행은 2015년부터 ‘핀테크 오픈플랫폼’이라는 것을 개설했습니다. 계좌이체, 잔액조회 등 은행 본연의 금융 서비스를 API(Applicaion Programing Language)로 제공합니다.

API는 프로그램과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도구입니다. 은행이 금융서비스를 API로 공개한다는 것은 외부의 기업들이 이를 활용해 은행처럼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은행잔고를 확인하려면 은행의 인터넷(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오픈API를 이용하면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자주 사용하는 앱에서도 은행잔고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동창회 모임이 열리는 앱에서 회원의 회비 청구, 실시간 납부 확인, 미납 관리 등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API가 활성화 되면 은행은 금융회사가 아닌 제3의 회사들에게 금융서비스 API를 판매하는 IT기업이 됩니다.

바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입니다. 전통기업들은 지금까지 IT를 활용해서 프로세스를 혁신 하거나 생산성을 높일 방안을 찾았으며, 고객을 만나는 창구를 넓혔습니다. 이를 두고 e비즈니스라고 불렀죠.

이에 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IT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IT기업이 되자는 움직임이라고 이할 수 있습니다.
은행의 경우 케이뱅크와 같은 인터넷 전문은행, 핀테크 업체 등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하지 않을 경우 생존에 위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기존방식의 금융회사에 머물러 있게 되면 새로운 핀테크 회사들은 은행의 경쟁사가 됩니다. 하지만 은행이 내부 자원을 API로 공개하고 금융서비스 플랫폼이 되면 핀테크 회사들은 파트너나 고객이 될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에서 시작돼 전반적인 유통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IT자원을 쌓았습니다. 여기까지는 ‘e비즈니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은 이 IT자원을 외부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API로 공개했습니다. 전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끌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기원입니다.
이처럼 API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전통산업이라도 가진 자산을 API로 외부와 연결하고, IT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애플이 스마트 혁명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도 API 덕분입니다. 애플은 외부 개발자들이 아이폰의 앱을 개발해 앱스토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API를 제공했습니다. 그 전의 휴대폰 회사들은 앱을 직접 개발하거나 외부개발을 통해 공급받았습니다.

애플은 API 개방을 통해 단순 스마트폰 제조사가 아닌 플랫폼 업체로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 API를 개방하고, 그 API로 만들어진 앱을 유통시킬 수 있는 앱스토어를 제공한 것이 신의 한 수였습니다. 애플과 기존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결정적 차이는 API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전통적으로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외에 IT를 활용한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자원이나 서비스를 외부와 연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이 연결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API입니다.
이런 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꾀하고 있는 기업은 내부의 어떤 자원이나 서비스를 API로 만들어 외부와 연결할지 고민하는 것이 최우선일 듯 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