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페이, 오프라인 ATM 기기를 노린다
간편결제 업체들이 금융자동화기기(ATM)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물카드나 통장 없이 스마트폰의 앱(App)으로 은행 ATM에서 현금을 입출금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는 것. 스마트폰만으로 거의 모든 온.오프라인 금융활동이 모두 가능한 현실이 다가왔다.
NHN엔터테인먼트(대표 정우진)는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PAYCO)를 통해 ATM에서 현금을 입출금 할 수 있게 됐다고 6일 발표했다. 이번 서비스는 ‘SC제일은행’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국 SC제일은행 ATM 기기에서는 페이코 앱만으로 현금을 인출하거나 입금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페이코 앱에 해당 은행 계좌를 등록하고, 페이코 앱 내에 ATM서비스에서 입출금을 희망하는 금액과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ATM의 NFC 리더기에 모바일을 터치하거나, ATM기기에 인증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NHN엔터테인먼트 측은 SC제일은행을 시작으로 제휴 은행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간편결제 서비스가 ATM으로 확장되는 것은 핀테크 업계의 추세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는 것은 삼성페이.
삼성페이 이용자는 우리은행,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 신한은행, 부산은행, MG새마을금고 등의 ATM 기기에서 현금을 입출금 할 수 있다. 국내 주요 은행은 대부분 삼성페이와 제휴를 맺고 있는 셈이다.
해외의 간편결제 서비스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의 라인페이의 경우 국내에서 현금화 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일본 관광객을 잡기 위해 라인페이와 제휴를 맺었다. 라인페이 이용자들은 신한은행 ATM을 통해 환전 및 출금을 할 수 있다.
신세계그룹의 SSG페이는 독특하게 은행이 아니라 ATM기기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출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SSG페이 이용자들은 전국 3000여 개 청호이지캐쉬 ATM에서 SSG머니를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다. 다만 은행과 연계돼 있지 않기 때문에 SSG페이에 적립된 SSG머니 한도 내에서 출금 가능하며, 1일 30만원이 한도다.
핀테크 업계뿐 아니라 각 은행들도 자체적으로 모바일 앱을 통한 ATM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등이 모바일 앱을 통한 ATM 입출금 서비스를 하고 있다.
모바일 앱이 실물카드를 대체하는 이같은 흐름과 정반대의 움직임도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대표적이다. 이들은 은행과 제휴를 맺고 실물카드를 내놓았다.
네이버는 신한은행과 손잡고 지난 4월 네이버페이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는 모바일 앱이 아니라 일반적인 플라스틱 카드에 IC칩에 내장된 체크카드다.
네이버페이를 온라인 매장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이 카드는 일반 가맹점에서 결제를 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고, 전국의 신한은행 ATM기기에서 현금을 인출할 수도 있다. 네이버페이는 포인트 적립률이 높기 때문에 출시되지 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카카오도 BC카드, 새마을금고, 경남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기업은행, 하나카드, 신한은행 등과 제휴를 맺고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한편, 한국은행과 금융결제원도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들 지원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공동망을 이용해 각종 간편결제 서비스들이 제휴를 맺은 특정 은행뿐 아니라 모든 은행의 ATM에서 출금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 논의가 현실화 될 경우 간편결제 업체들은 더이상 은행과 일일이 제휴를 맺을 필요 없게 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