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자동차를 보는 두 개의 시선, 두 개의 비즈니스 전략을 만들다

20131212000482_0.jpg자율주행 자동차는 오래전부터 인간이 상상해 온 물건이다.  드라마 전격제트작전에 나오는 키트처럼 자동차 스스로 주변의 상황을 인지해 목적지까지 스스로 이동하는 자동차를 타는 것은 생각만 해도 멋진 일이었다.

하지만 자율주행 자동차는 이제 더이상 상상의 산물만은 아니다. 아주 가까운 미래에 와 있거나 어쩌면 이미 현재에 와있다고 볼 수도 있다.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 행사는 이런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가전 및 IT 기기가 주인공이었던 이 행사에서 자동차는 지난 몇 년간 중요한 한 축이었다. 다양한 센싱 기술과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자동차가 CES의 주요 무대를 장식했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별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운전자의 역할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목표로 가고 있는 회사가 있고, 100% 자율주행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회사도 있다. 이 회사들은 자율주행 기술이 운전자의 보조하는 역할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같은 기술 발전 전망에 대한 차이는 중요한 비즈니스 전략의 차이를 가져온다. 완전자율주행 자동차를 꿈꾸는 회사들은 단순히 자동차 산업을 넘어서 교통서비스 산업으로의 확장을 꿈꾸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자율주행 기술을 인간의 보조수단으로 보는 측은 자동차 산업 자체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목표를 두고 있다.

예를 들어 포드의 마크 필드스 CEO는 CES 2016 기자회견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는 자동차 시장(2조3000억 달러)가 아니라 교통 서비스 시장(5조4000억달러)에서 승부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교통 서비스 시장이란 무엇일까? 대표적으로 택시나 자동차 공유 서비스 등을 들 수 있다. 택시기사를 고용하고 관리하는 현재의 택시사업에 자동차 회사가 뛰어들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이 자동화 되면 자동차 회사도 택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포드는 지난 해 6월부터 미국과 영국에서 차량공유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포드는 2020 년까지 자율주행 자동차를 출시 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로 교통 서비스 사업으로 진출하려는 전략을 포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GM은 자동차 합승 서비스 리프트에 5억 달러를 출자한 후 자율주행자동차를 사용한 택시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버와 구글도 유사한 전략이다. 우버는 지난 해 2월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과 협력해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을 시작했고, 구글 역시 무인자동차를 통한 택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이들은 모두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꿈꾸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일본의 도요타 같은 회사는 완전자율주행 자동차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토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TRI)’를 이끌고 있는 길 프랫CEO는 “현재 제공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은 특정한 조건의 속도, 날씨, 교통 상황 등에서만 가능하다”면서 “완전자율주행까지는 갈 길이 아주 멀다”고 말했다. 그는 “토요타는 운전이 어려운 상황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토요타는 택시나 차량공유 등의 교통 서비스 시장 진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구글 등 IT업계로부터 자동차 산업을 지켜내고, 기존 자동차 회사들보다 경쟁우위를 갖는 것이 토요타 자율주행 자동차의 비즈니스 목표다.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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