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한국 기업 58%는 AI 도입 정체 단계”
어도비가 인사이시브(Incisiv)와 함께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AI 준비도 현황 보고서(State of AI Readiness Report)를 13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국내 기업의 AI 도입 기회와 과제를 심층적으로 다루며, 한국의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I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46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조사에 앞서 어도비는 어떤 AI 모델을 사용하는지, 얼마나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지, 얼마나 일찍 AI 도입을 시작했는지 등 기술과 관련된 요인에 따라 AI 도입 성과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AI를 성공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를 가장 강하게 예측하는 요인은 조직의 준비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다른 아시아태평양 국가보다 더 많은 기업들이 AI 확장을 진행 중인 반면, 과반수가 넘는 국내 기업(58%)이 정체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에이전틱 AI의 경우 이 비율이4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를 시범 도입하거나 실제 운영 환경에 도입하고 있지만, 이를 확장하는 데 필요한 조직 간 조율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AI 도입을 확장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 역시 주요 과제로 꼽혔다. 약 3분의 2 기업이 실험 단계에서 초기 도입 단계로 전환하는 데 최소 6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약 3분의 1은 12개월 이상이 걸린다고 답했다. 이처럼 긴 도입 기간으로 인해 조직의 41%는 아직 첫 번째 AI 활용 사례도 만들지 못했거나, 첫 시도 실패로 AI 도입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은 이미 툴을 실제 업무에 적용해 초기 성과를 거두고 있음에도,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AI 도입을 뒷받침할 전사적 운영 모델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각 부서가 함께 AI 도입을 확장하기보다 개별적으로 추진하게 되고, 기존 시범 도입의 성과가 정체된 상황에서도 새로운 파일럿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기업 중 AI를 여러 워크플로우로 확장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운영 모델까지 구축한 리더 기업은 7.7%(35개 조직)에 불과했다. 이 같은 리더 기업은 다른 조직보다 시범 도입을 실제 운영 환경으로 전환하는 비율이 약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리더 기업의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로, 전 세계적으로도 북미, 영국 및 아일랜드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전년 대비 AI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기업은 76%에 달했고, 62%는 여전히 AI에 대한 투자가 충분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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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모델의 주요 영역별 성숙도는 산업 전반에서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조사 결과, 기업들은 대체로 전략과 거버넌스 영역에서 높은 성숙도를 보였으나, 조직 구조와 워크플로우 영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정책과 전략은 미팅에서 의사결정자의 승인으로 확정할 수 있지만, 역할 조정과 의사결정 권한 재배분, 팀의 업무 방식 전환에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실행 부담이 기업의 조직 및 업무 방식 전환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내 리더 기업들은 조직 구조와 업무 프로세스 영역에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전담 책임 주체와 책임 체계를 평가하는 조직 구조 영역의 성숙도는 지역 평균보다 51% 높았으며, AI의 업무 프로세스 통합 수준을 평가하는 워크플로우 영역은 43% 높았다. 반면, 거버넌스 영역의 격차는 12%에 그쳤다.
경영진이 꼽은 AI 도입 초기의 개선 과제는 명확한 성과 지표 설정, 조기 예산 확보, 책임자 조기 지정, IT 부서의 조기 참여, 변화 관리 투자 확대 등 핵심 결정이 도입 초기에 이뤄져야 함을 시사한다.
AI 아이디어가 채택되는 비율은 약 16%에 그쳤다. 이 중 34%는 현업 부서가 실행 범위를 구체화하는 데 필요한 아키텍처 및 데이터 역량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IT 평가 단계를 통과하지 못했으며, 18%는 보안 검토 단계에서 반려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금융, 의료, 생명과학 등 규제가 엄격한 산업에서는 보안 검토 단계의 반려율이 약 2배에 달했다.
아이디어가 채택되는 사전 승인 체계의 부재도 문제로 꼽혔다. 조사 결과, 기업들은 승인된 시스템 통합 방식, 표준화된 보안 검토 절차, 사전에 마련된 예산 항목 등 AI 과제의 실행을 지원하는 체계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인력과 역할, 스킬 측면에서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킬 부족은 AI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다.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이를 3대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지목했으며, 80%는 지난 12개월간 역량 부족이 개선되지 않거나 심화됐다고 응답했다. 뿐만 아니라 기업 중 절반가량은 기존 직무에 AI 관련 업무를 추가하고, 약 4분의 1은 새로운 스킬 요건을 도입하는 등 인력의 역량 확보에 대한 부담도 확인했다.

글로벌 리더 기업은 동일한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다른 기업보다 1.4배에서 1.6배까지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한다. 사용하는 모델은 동일하지만, 이를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내 리더 기업의 91%(국내 기업 평균 21%, 글로벌 평균 20%)는 예산 권한과 성과에 대한 책임을 가진 AI 전담 책임자를 지정했다.
AI ROI를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국내 전체 기업은 13%에 불과했지만, 리더 기업에서는 이 비율이 거의 3배에 달했다. 조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기업은 품질, 재작업 또는 AI 생성 결과물을 검토하는 데 드는 실제 비용이 아닌 사용량만 추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업의 75%는 여전히 현업 부서가 요청을 제출하고 IT 부서가 솔루션을 제공하는 요청 처리 방식으로 AI를 운영한다고 답했다. 반면, 리더 기업은 프로젝트 기획서를 작성하기 전부터 두 부서가 함께 모델을 구축하고 성공의 기준에 합의한다.
기업의 28%는 반복되는 문제의 패턴을 파악하고 알리는 주체가 없어 동일한 AI 관련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리더 기업은 실패를 논의하고 학습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는 실패율을 1%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 기업의 31%는 AI 활용을 주도하는 인재를 발굴하고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가장 효과적인 단일 조치로 꼽았다. 다만 해당 응답 비율은 다른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리더 기업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