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이 잊은 것? “고객한테 공부하라면 안 돼”

길진세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2025 금융테크 컨퍼런스’ 발표
스테이블코인 대중성 확보 선결 과제 제시
달러 송금 시장은 빠르게 대체될 것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실제 필요성과 편리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의견이 제시됐다.

길진세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는 최근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주최한 ‘2025 금융테크 컨퍼런스’에서 “스테이블 코인의 지금 트렌드는 실사용자 니즈보다는 미국의 드라이브가 훨씬 크다는 얘기로 연결된다”며 미국의 행보를 따라가는 현 상황을 짚었다.

“만약에 달러가 아니라 엔화나 유로화였더라면 과연 이 정도까지 (이슈화) 했을까, 태국 바트화나 우리나라의 원화 이런 게 스테이블 코인으로 출시가 됐다라고 해도 전 세계가 이렇게까지 흔들릴까 생각이 들었고요.”

“지금 스테이블 코인이 아니라고 해서 불편함을 느끼는 일반인들은 없어요. 그 얘기는 스테이블 코인의 지금 트렌드는 실사용자의 니즈보다는 관에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의 드라이브가 훨씬 더 크다는 얘기로 연결이 됩니다.”

“금융에서 신사업할때는 더더욱 느끼지만 법 규제 중요하고요. 그 다음에 인지도를 어떻게, 마케팅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고요. 초기 작업 집중도도 중요하고 기술도 중요합니다. 스테이블 코인이 지금 기술적인 부분에서 포커싱을 받고 이런 거 다 좋아요. 이게 수면 위에 있는 부분이예요.”

“그런데 중요한 건 그 밑에 대중성입니다. 나쁜 신사업은 고객이 공부를 하게 만드는 신사업입니다. 그런 사업은 하면 안 돼요. 더더군다나 금융은 가뜩이나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고객한테 뭘 공부하라고 하거나 가르치려고 하면 더더욱 안 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지금 스테이블코인은 그렇게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단 말이죠.”

발표자료 갈무리

길 교수는 이처럼 대중성을 잊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 논의를 비판했다.

그는 챗GPT에서 내놓은 지브리풍 사진으로 바꾸는 기능이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일으킨 반면, 구글이 내놓은 ‘나노 바나나’ 영상 이미지 모델의 경우 엄청난 성능으로 찬사 수준의 반응을 이끌어내지만 대중성이 결여된 점을 언급했다. 또 근거리비접촉(NFC) 결제 등 기술이 먼저 발전해도 표준 확정이 늦어지는 등 법제도가 따라가지 못해 확산이 늦어진 사례도 언급했다.

“신사업이 잘될 거라고 생각하고 준비를 해도 사람들의 이해도와 그 수면 아래에 있는 무엇(대중성) 때문에 (결과가) 굉장히 바뀌는 사례가 이런 거라고 할 수 있는 거죠.”

“국내에서 (NFC 방식인) 애플 페이 도입이 굉장히 늦어지고 있죠. IC 인서트 방식과 비교했을 때 모든 면에서 NFC가 우월하지만, 딱 하나 결제 인프라가 덜 깔려 있기 때문에 안 되고 있습니다.”

<바이라인네트워크> 주최 ‘2025 금융테크 컨퍼런스’에서 발표 중인 길진세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사진=바이라인네트워크)

길 교수는 스테이블코인 도입 이후 변화도 예상했다. 그는 통화별 수출입 현황에서 달러 점유율이 압도적인 점을 들어, “물건을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원화가 아니라 달러를 갖고 있는 게 더 편하다”면서 달러 송금 시장이 굉장히 빠르게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규제만 풀리면 이게(달러 송금) 먼저 될 거고 이 얘기는 은행이 지금 현재 벌어들이고 있는 환전 수수료 수익은 상당 부분 사라지게 될 것 같다, 실제로 1000달러를 미국으로 보낸다고 했을 때 은행에서 50달러 정도 되고 코인으로 보내면 5달러가 안 들어요.”

“발권력이 약한 국가들이 되게 힘들어질 거예요. 여러분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뉴스에서 계속 접하면서도 실생활에서 못 보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 경제가 나쁘지 않아서예요. 우리나라 강대국 맞아요. 그런데 짐바브웨 달러 이런 얘기 많이 들으셨죠. 그런 나라들 같은 경우는 자국 화폐가 불안하니까 달러로 집에다 쟁여놓는 게 훨씬 더 나은 거죠.”

길 교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성공 여부에 대해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빨리 내놓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나라 국력이 훨씬 더 세지는 게 빠르다”고 말했다.

“기술 문제가 아닙니다. 여기에 뛰어드는 각각의 사업자들도, 우리나라 정부 차원에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굉장히 커질 것으로, 개인 투자와 회사 업무에서도 연계를 잘 하시면 좋겠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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