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기대주 해빗팩토리, 특례 아닌 일반상장 추진 이유는?
보험비교·추천 애플리케이션 ‘시그널플래너’ 운영사 해빗팩토리가 ‘일반상장’ 절차를 통해 코스닥 입성을 준비 중이다. 같은 업계인 인공지능(AI) 기반 보험 플랫폼 ‘보닥’ 운영사 아이지넷이 올해 2월 상장했지만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성공적인 상장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빗팩토리는 하반기 중 IPO 주관사를 선정하고, 내년 말 또는 2027년 초 코스닥 일반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달한 자금은 종합 핀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신사업 확대와 기존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해빗팩토리는 사업모델 특례 상장 제도를 선택한 아이지넷과 달리, 수익성 중심의 일반상장 트랙을 밟을 예정이다. 해빗팩토리는 올해 1분기 국내 사업 기준 영업이익 7억165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매출은 94억2637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8% 증가했다.
해빗팩토리는 당초 아이지넷 등 동종 기업의 상장이 인슈어테크 시장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기준 아이지넷의 종가는 3415원으로 공모가(7000원)의 절반수준을 밑돌았다.
일각에서는 아이지넷 주가 부진이 해빗팩토리의 기업가치 평가(밸류에이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PO 과정에서 동종 업계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비교 기준으로 활용되는데, 아이지넷 주가가 공모가 대비 크게 하락한 만큼 해빗팩토리의 몸값도 낮게 평가될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공모가 산정 시 통상 적용되는 할인율까지 고려하면, 실제 공모가가 기대치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아이지넷이 상장 당시 해빗팩토리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상대적인 우위를 부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해빗팩토리는 IPO 과정에서 기존의 시장 인식을 바꾸고, 독자적인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해빗팩토리는 연금과 가계부 등 비보험 영역을 확대하며 종합 핀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는 보험 중심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향후 목표로 ▲월간활성이용자수(MAU) 확대 ▲AI 기반 서비스 차별화를 제시했다. 보험 앱 특성상 가입 이후 재방문 빈도가 낮기에, 가계부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와의 일상적 접점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빗팩토리는 아이지넷과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비즈니스 모델에 따른 수익 구조를 강조했다. 아이지넷은 보험설계사 중심의 플랫폼으로, 매출이 늘수록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비용 역시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설계사 대부분이 정규직이 아닌 외부 인력으로 구성돼 있어, 매출이 성장해도 수익성 방어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해빗팩토리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전문 인력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고 있어 비용 통제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빗팩토리 관계자는 “매출이 늘어날수록 수익성도 비례해 개선될 수 있는 구조”라며 “이는 상장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해빗팩토리는 단순 보험 비교를 넘어 기존에 서류로 처리하던 금융 업무를 디지털화하는 것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금융 상담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더 많은 고객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해외 시장에서도 유효성을 입증하고 있다. 해빗팩토리는 국내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미국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도 사업을 확장 중이다. 2022년에 설립된 미국 법인은 현재 3개 주에서 모기지 전문 은행(렌더)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미국 법인은 AI 기반 모기지 서비스 ‘로닝에이아이’(Loaning.ai)’를 운영하고 있다.
해빗팩토리는 지난 2월 기준 로닝에이아이를 통해 누적 대출액 1526억원을 기록했다. 북미 시장에서의 실적은 향후 IPO 흥행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해빗팩토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한 확장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본다”며 “향후 IPO 과정에서는 수익성, 효율성, 글로벌 확장성 측면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