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 25% 발표…FTA 체결국 중 가장 높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기업의 대미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는 평가다.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는 모든 수입품에 기본적으로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입장에서 무역적자를 일으키는 나라에 추가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이다. 기본적으로 상대 국가가 부과하는 관세율 수준에 맞춰 같은 관세를 매긴다는 취지지만, 공식적 관세율 이외에도 미국이 비관세 장벽으로 규정하는 모든 조치들을 감안했다는 것이 트럼프 정부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에 관세율 25%가 부과된 것은 트럼프 정부가 한국을 비관세 무역 장벽을 세운 나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비관세 장벽에는 자국내 소비를 억제하고 대미 수출을 촉진하는 통화 관행과 부가가치세, 이와 관련된 시장 왜곡 등이 포함된다”면서 “이러한 상호성 부족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비 비중이 약 68%인 반면 아일랜드(27%), 싱가포르(31%), 중국(39%), 한국(49%), 독일(50%) 등 다른 국가에서는 훨씬 낮다는 사실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달 우리나라와 관련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수입 금지 ▲국방 분야의 절충 교역 규정 ▲디지털 무역 장벽 등을 비관세 장벽으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와 쌀을 언급하며 한국을 직접 저격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은 (자동차 관련) 미국에서 인정하는 기준을 인정하지 않고, 인증을 중복해서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자동차 배출 관련 규제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장벽의 결과로 한국에서는 81%가 한국산 자동차를 타고, 일본에서는 94%가 일본산을 탄다”면서 “GM과 포드는 거의 팔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쌀의 경우 한국은 최대 513%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라는 점이다. 25%의 관세율은 FTA 중에 가장 높으며, 심지어 FTA를 맺지 않은 일본과의 상호관세율 24%보다도 높은 수치다. 캐나다와 멕시코 등 미국과 FTA를 맺은 북미 국가들은 이날 발표에서 빠졌다. 북미에서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미국 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한미FTA는 사실상 백지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상호관세는 별도의 관세가 부과된 품목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현재까지 전 세계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현지시각 3일부터는 자동차에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의약품, 반도체 등은 별도로 관세 부과를 예고한 품목이어서 이번 상호관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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