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겜BN] 실시간전략(RTS) 고인물들이 만든 ‘스톰게이트’

지난해부터 게임업계에 한파가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예년엔 경기방어주로 불렸던 게임주가 맥을 못 추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네요. 기존 게임의 하향 안정화 추세에 신작 지연 이슈가 겹쳐 상당수 기업이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좀처럼 분위기가 살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큰 거 한방 나올 수 있는 산업계가 바로 게임입니다. 회사 자존심을 건 AAA(블록버스터) 게임도 보이고, 스팀 등으로 플랫폼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됩니다. 잘 만든 외산 게임도 국내로 넘어오네요. 드물지만 역주행을 기록 중인 곳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게임 시장이 달아오르길 바라는 의미에서 ‘핫겜 바이라인네트워크(BN)’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카카오게임즈 글로벌 야심 반영된 ‘스톰게이트’
스팀 얼리액세스 시작…최소 1년 이상 피드백 반영
e스포츠 신화 일군 ‘RTS 민족’ 시험대에도 올라
매서운 평가 속 게이머 눈높이 맞추는 중
최신 RTS 엔진 반영한 맵 에디터 출시 기대감

오랜만에 중량급의 실시간전략(RTS)게임이 시장에 등장했다. ‘스톰게이트’다. 프로스트 자이언스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한다. 지난 14일부터 전체 이용자 대상의 스팀 얼리액세스(시범출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라는 개발사 이름은 낯설 것이다. 구성 인원들은 이른바 고인물들이다. ‘스타크래프트2’, ‘워크래프트3’ 등 세계적인 RTS 게임 개발에 참여한 베테랑들이 모여 설립했다. 스톰게이트 관련해선 클래식한 RTS 본연의 재미를 지향하면서 현재 트렌드에 맞는 최신 기술과 편의성을 도입했다는 게 개발사 설명이다.

게임 배경은 이렇다. 과학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먼 미래, 거대 포탈을 통해 등장한 외계 종족 ‘인퍼널’의 침략으로 황폐화된 지구가 등장한다. 인류는 ‘인퍼널’의 침공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아있는 모든 역량을 집결해 ‘뱅가드’라는 이름의 강력한 조직을 결성했다. 여기에 우주적 대재앙에 맞서 싸우는 수호자 역할의 ‘셀레스철’ 종족까지 가세해 끝없는 전쟁을 펼친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스팀 평가는 믹스드(Mixed, 긍부정 복합)다. 매서운 평가가 난무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얼리액세스를 막 시작한 현 시점의 평가로 게임의 재미를 예단하는 것은 이르다.

회사는 스톰게이트 스팀 정식 출시 직전 얼리액세스가 아닌 개발 기간 중 하나로 잡고 일찍이 시작한 편이다. 부정 평가를 보면 ‘게임이 어렵다’부터 ‘협동전이 단조롭다’, ‘버그(오류)와 랙(지연현상)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 유닛 인공지능(AI), 타격감, 음향, 사용자환경(UI) 등 다양한 항목에서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이 감지된다.

현재 개발사가 잡은 얼리액세스 단계의 개발 기간은 최소 1년이다. 이 단계에서 기본적인 게임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고 종족 간 전투 밸런스(균형)을 잡아간다고 볼 수 있다.

이 게임의 비교 대상은 아무래도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와 워크래프트 시리즈다. 이를 즐겼던 게이머들의 눈은 천정을 뚫을 기세다. 개발진들이 전설적인 RTS 시리즈의 최신작을 만들었던 경력자들이나, 이제 막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따라간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스타크래프트 기반으로 e스포츠의 태동과 눈부신 발전까지 이끌어낸 ‘RTS의 민족’이다. RTS 게임에 대한 평가가 매섭고 박할 수밖에 없다.

긍정 평가도 상당수 눈에 띈다. 1대1 대전, 3인 협동, 캠페인 등 다양한 모드를 통해 RTS 장르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두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을 꼽는다. 이 부분은 긍부정 평가가 혼재하는 영역이다. 기존 RTS에 익숙한 숙련자들은 스톰게이트의 새로운 시도가 불편할 수 있다.

‘버디봇’ 시스템을 통해 자원 관리와 건설 등을 쉽게 수행할 수 있는 것도 긍정 평가 중 일부다. 초보자들을 위한 장치다. 간소화된 단축키 시스템도 있다. 불필요한 입력을 줄여 정밀한 전투의 재미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도 있다.

게이머들이 가장 고대하는 콘텐츠가 바로 ‘맵 에디터’다. 사용자제작콘텐츠(UGC)가 풀뿌리 리그를 활성화하고 친구 간 전략전투 게임의 재미를 끌어올릴 수 있다. 개발사가 유닛 간 상호작용 최적화와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 구축을 자신한 RTS 전용 엔진 ‘스노우플레이’는 맵 데이터가 완성되면 빛을 발할 수 있는 부분이다.

카카오게임즈는 RTS 게임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앞선 간담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스타크래프트 가고 ‘스톰게이트’ 온다…카겜즈 승부수>

“(김상구 카카오게임즈 사업본부장) 과거를 보면, 한국은 RTS에서 AOS(이용자 제작 모드에서 출발한 RTS)를 건너 뛰고 바로 MOBA(여러 영웅 캐릭터를 앞세운 팀대전) 장르 게임으로 넘어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현재 MZ 세대들은 과거의 스타크래프트1을 꺼내 다시 즐기고 있다. RTS가 성공하기 매우 어려운 장르인 건 사실이나, 그럼에도 한 번 해보자 도전하게 된 것은 한국의 MZ 세대들이 과거의 유산을 꺼내 즐기는 부분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RTS의 핵심 요소를 잘 만들어오던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의 개발력에 우리의 서비스 노하우를 결합하면 좋은 결과가 나지 않을까 생각해 결정하게 됐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