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겜BN] ‘이게 메타버스네’ 나이언틱, 증강현실(AR) 혁신 앞장

지난해 가을께부터 게임업계에 한파가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예년엔 경기방어주로 불렸던 게임주가 맥을 못 추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네요. 기존 게임의 하향 안정화 추세에 신작 지연 이슈가 겹쳐 올해 1분기 상당수 기업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좀처럼 분위기가 살지 못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조용하다가 큰 거 한방 나오는 산업계가 바로 게임입니다. 회사 자존심을 건 AAA(블록버스터) 게임도 보이고, 스팀 등으로 플랫폼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됩니다. 잘 만든 외산 게임도 국내로 넘어오네요. 드물지만 역주행을 기록 중인 곳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게임 시장이 달아오르길 바라는 의미에서 ‘핫겜 바이라인네트워크(BN)’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페리도트’ 신작 출시…대중과 AR 접점 확대
라이트십 개발자 도구로 고품질 AR 활성화
카메라만으로 심도 측정 등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지도 특정 지점에 가상 객체 고정…마케팅으로 활용
주요 브랜드 이벤트서 AR로 구매 전환 이끌기도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Pokémon GO)’로 유명한 나이언틱(Niantic)이 지난달 10일 ‘페리도트(Peridot)’ 신작을 내놨다. 가상의 펫 캐릭터와 교감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쓰다듬기, 던지기 놀이, 먹이 주기, 재주 가르치기, 탐험하기, 옷 갈아입히기, 펫 사진이나 영상 찍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다.

페리도트는 부모가 자녀와 함께 즐길만한 가족용 게임이다. 포켓몬고가 조깅과 전투 위주였다면 페리도트는 외출과 펫 육성, 주변 탐색에 초점을 맞췄다. 펫을 보살피고 상호작용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에게 더욱 추천할만하다. 포켓몬고와 피크민블룸 등으로 노하우를 확보한 나이언틱의 AR 품질은 흠잡을 데가 없다.

혹자는 ‘메타버스(가상융합현실)가 뜬구름’이라고 얘기하지만, 멀리 볼 것 없이 나이언틱의 AR 게임이 메타버스에 가장 근접해있다는 생각이다. 내 주변을 비추면 곧바로 가상 캐릭터를 띄워준다. 사실상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없다. 현실과 동떨어진 3D 가상세계 기반의 메타버스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나이언틱은 구글 사내 벤처로 시작해 2015년 분리, 독립한 회사다. 포켓몬고의 흥행으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떨쳤으나, 게임 회사가 아닌 AR 플랫폼 회사로 봐달라고 말한다. 지난 2021년 AR 개발자용 키트인 ‘라이트십(Lightship)’을 선보이면서 회사 정체성이 더욱 분명해졌다.

라이트십 플랫폼은 딥러닝 기반 컴퓨터 비전 기술을 녹여내 객체를 실시간으로 식별하고, 환경 요소까지 파악하는 AR 콘텐츠 개발 도구다. 개발자 대상의 라이트십 ARDK에 조명 세기를 감지하거나, 현실 사물의 위치, 깊이 등을 인식하는 기술이 반영돼 있다.

오클루전(OCCLUSION)은 라이다 없이 카메라만으로 사용자 주변의 3D 깊이 정보를 실시간 생성해 캐릭터가 벽 뒤로 사라지는 등의 자연스러운 증강현실 콘텐츠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사진=나이언틱)

특히 아이폰 프로 시리즈 등 라이다(LiDAR) 센서가 장착된 최신 모바일 기기가 아니더라도 카메라만으로 현실 객체의 위치와 심도 측정 등 데이터를 취합해 자연스럽게 주변 풍경에 변화를 줄 수 있도록 구현했다. 캐릭터가 벽 뒤로 숨는 등 현실 세계와 상호 호환한다.

이 덕분에 AR 콘텐츠의 수준이 대폭 높아졌다. 우리 일상의 AR 대중화 전면에 선 기업이 바로 나이언틱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나이언틱(Niantic)이 공개한 지구적 규모의 비주얼 포지셔닝 시스템 ‘라이트십 VPS(Visual Positioning System)’은 AR 경험을 한 단계 더 진화시킨 기술이다. AR 객체 이미지를 특정 위치에 고정해 지속 노출해준다. 센티미터 수준의 정확도를 구현했다.

라이트십 VPS가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3D 맵이 필요하다. 나이언틱은 지난 몇 년간 포켓몬고, 인그레스 이용자들과 실측팀, 개발팀이 함께 구축한 3D 지도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 기준 시애틀, 뉴욕,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런던 등 세계 유명 명소 3만여곳에서 라이트십 VPS를 지원한다. 추후 다른 지역도 순차 제공할 예정이다.

8th Wall WebAR 구현 이미지

나이언틱은 ‘에잇스 월 웹AR(8th Wall WebAR)’ 플랫폼도 보유했다. 8th Wall WebAR은 웹에서 곧바로 사용자에게 상호작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별도 앱 설치 없이 스마트폰 브라우저에서 AR을 체험하도록 돕는다.

8th Wall WebAR은 주요 브랜드가 고객 경험 혁신과 구매 전환 차원에서 활용하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브랜드 제품 구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지연 시간과 클릭율, 판매량 면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줬다는 게 나이언틱 설명이다. 포르쉐, 나이키, 레고, 디즈니, 코카콜라, 마스터카드 등 전 산업 분야에 걸쳐 2000여개 이상 브랜드가 WebAR을 이용해 영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아반떼 플레이’ 게임을 출시, 서울 도심에 숨겨진 기밀 문서를 찾아내는 콘셉트의 AR 게임 이벤트를 실시한 바 있다.

코첼라 브랜드 비디오

이밖에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과 PGA, 워너 뮤직 그룹, 일본 슈에이샤, 영국 히스토릭 로열 팰리시스 등 파트너사들이 나이언틱 라이트십 기술을 활용해 교육, 게임, 음악, 소셜,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AR을 접목,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Lightship ARDK는 베타 서비스 기간 동안 무료로 제공한다. 나이언틱이 개발자 포럼을 운영하면서 개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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