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BN] 가품·상표권 침해에 앓는 브랜드들 “유독 쿠팡이 심해요”
“쿠팡만 유독 이래요”
프리미엄 코스메틱 브랜드 ‘셀라딕스’는 지난해 3월부터 쿠팡 내 가품 판매 업체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쿠팡 마켓플레이스 내 가품 업체를 계속 신고해도,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스킨케어 뷰티 브랜드 B사 또한 “국내에서는 쿠팡 마켓플레이스를 중심으로 가품이 포착되고 있어, 내부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고 대응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품 뿐만 아니라 상표권 침해에 대해서도 쿠팡의 대응에 불만을 표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쇼핑몰 A사 관계자는 “판매자가 상품 품절 처리를 한 경우, 상표권자가 쿠팡이 원하는 형식에 맞춰 신고할 수 없음에도, 상표권자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답변을 번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독립몰 형태로 운영되는 A사는 상품명에 ‘A사’가 있는 경우와 자사 상세페이지를 도용한 경우 쿠팡에 신고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사안은 쿠팡이 브랜드 등 상표권자에게 지나친 책임을 물린다는 사실입니다. 셀라딕스 관계자는 “쿠팡 가품 신고 구조를 보면, 판매 정지를 위해 신고자가 직접 제품을 구매한 뒤 해당 상품이 가품임을 입증해야만 조치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쇼핑몰 A사 경우에도 유사합니다. 쿠팡은 상표권 침해 신고 때 신고자에게 상표권 침해 상품의 판매자명과 쿠팡 상품 번호를 함께 기재해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품절 상품으로 처리한 경우, 이 같은 신고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게 쇼핑몰 A사의 설명입니다. A사 관계자는 “쿠팡 품절 상품은 판매자명이 노출되지 않아 신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품절된 상품 또한 상표권과 저작권을 침해한 불법적인 상품인 만큼, 쿠팡이 자사 플랫폼 내 전시되지 않도록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쿠팡이 가품 판매 업체의 ‘택갈이’에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위 업체 중 한 곳은 지난 3월부터 쿠팡을 모니터링한 결과 가품 판매 업체들이 일종의 ‘택갈이’를 하면서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가품 업체들이 신고당해 판매가 정지된 경우, 새로운 법인을 설립해 판매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해당 업체가 정리한 가품 업체 정보를 살펴보면, 가품 판매 업체들은 대표명을 바꾸고 주소를 옆 사무실 주소로 바꾸는 등 변칙을 써서 쿠팡에 재입점하고 있습니다. 이전 법인과 동일한 전화번호와 배송지 정보, 상품 정보지만 대표명이나 주소 등만 바꾸면 판매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해당 업체 법무팀은 “전자상거래법 상 중개자 책임 면책이 가능하더라도 상표권자로부터 침해 사실에 대한 신고를 접수했거나 관계 기관 등을 통해 침해 사실이 고지되었음에도 게시물 삭제, 판매 중단, 계정 제재 등 실효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플랫폼 또한 책임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업체들은 이같은 일이 계속 방치되는 상황이, 소비자 피해를 비롯해 브랜드 가치를 하락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품이나 상표권 침해 상품이 오래 전시될수록 소비자 구매로 이어져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과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쿠팡은 대응은?
쿠팡도 가품 차단이나 상표권 보호를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자사 판매 이용 약관 내 상표권 침해 판매 상품에 대해 거래 중지, 계약 해지 등 제한을 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쿠팡 판매 이용 약관 제13조에는 상표법 및 기타 관련 법령을 위반할 경우 쿠팡이 이용자가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거래 중지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외에도 이미 특정 키워드 등을 계속해 모니터링하고, 앞서 A사의 사례처럼 모아서 신고하는 게 어려울 뿐, 품절된 상품이어도 상품 하단에 신고 버튼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쿠팡도 이 같은 노력을 하기에, 일부 사례에서는 법적 책임이 크지 않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대표 번호사는 “침해사실이 명백한 경우 방치하면 상표권 침해 방조 책임이 생길 수 있다”며 “판매자에게 병행수입 등 정당한 권원을 입증하게 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침해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는 법적 책임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신고가 있다고 무조건 침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경우에 따라 나눠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들어 쿠팡은 가품 및 상표권 침해 관련 운영 정책을 강화하기도 했습니다. 쿠팡은 지난해 4월 브랜드 상품 판매를 요청할 경우 정품 인증 관련 증빙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브랜드와의 거래가 확인되는 문서, 거래명세서, 발주서, 출고명세서, 납품 확인서, 세금계산서, 구매 영수증, 인보이스, 병행수입면장 등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옵니다, 쿠팡이 국내 최대 마켓플레이스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변칙 사례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네이버는 상품명 내 특정 키워드가 포함되고 판매자의 가입 기간이나 국적, 카테고리별 특성, 가격, 구매자 리뷰 등을 바탕으로 위조품 의심 상품들을 자동 탐지해 탐지된 상품은 자동 삭제하거나 미노출하는 정책을 활용합니다. 또 미스테리 쇼퍼 정책과 브랜드, 전문 감정기관과의 협력 강화로 모니터링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위조 상품 판매로 적발된 후 다시 몰래 재가입하거나, 다른 사람 명의로 활동하는 위조 판매자를 자동 탐지하는 기술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특정 카테고리만 운영하는 버티컬 플랫폼 경우, 카테고리별로 금칙어를 설정하기도 합니다. 패션 플랫폼 A사는 “자사 경우, 예를 들어 ‘샤넬’ 등에 대해서는 상품명에 등록할 수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외 경우 상표권자 이름을 사전 등록해, 가품 의심 상품 차단 및 상표권 침해 사례를 차단하기도 합니다. 아마존은 ‘브랜드 레지스트리(Brand Registry)’ 제도를 통해 브랜드를 사전에 등록·인증하고, 등록 브랜드에 한해 가품 의심 상품을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또한 지식재산권 침해 신고 사이트를 별도로 운영해 상표권 침해 등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전직 이커머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쿠팡 내 가품 판매 업체에 대해 원칙적으로 차단이 어려울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 관계자는 “플랫폼사에서 대표자명과 주소 변경 후 가품 재판매하는 사례를 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 때문에 공급사를 추적하는 솔루션사 등을 이용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그는 “쿠팡은 로켓배송에 입점한 기업이 퇴점한 후 다른 법인으로 로켓그로스에 입점할 경우, 대표자명, 전화번호, IP 주소 등이 동일한 경우에는 입점을 막고 있는데 가품에 대해서는 정책을 완화해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