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AI 탈락한 카카오의 ‘국민 AI’ 전략
카카오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한국 IT 업계를 대표하는 카카오가 탈락하자 “의외”라는 반응과 “기술에 소홀했던 대가”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카카오가 오픈AI와 협력을 선언했기 때문에 국가대표 AI 선발대회외 맞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AI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카카오의 계획은 무엇일까?
7일 2025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정부에서 최근 언급하고 있는 소버린 AI 방향성과 카카오의 AI 전략은 결국 하나”며 “AI를 서비스로 확장하고,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모두의 AI’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하반기부터 AI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상반기까지는 AI 모델을 공개했고, 하반기부터는 실직적인 서비스화에 나선다는 방침다. 모바일 생태계에서 카카오가 앞서갔듯이, AI 에이전트 생태계에서도 앞서간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카카오표 AI, ‘카나나’ 이름 단다…오픈AI 협업도 11월 공개
먼저 오는 10월에는 카카오의 각종 AI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 AI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카나나(Kanana)’로 전면 리브랜딩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카카오의 AI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 즉 인프라부터 언어모델, 미들레이어의 MCP와 에이전트, 그리고 이용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B2C AI 서비스까지, 모두 카나나로 리브랜딩하기로 했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11월까지 오픈AI와 협업하는 서비스도 공개한다. 정 대표는 “기존 ChatGPT의 이용자 경험 위에, 카카오가 보유한 자산과 그동안 쌓아온 국내 이용자들에 대한 이해도를 더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오는 9월 카카오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카카오’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하반기부터는 글로벌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AI 서비스와 국내에서 가장 압도적인 모바일 플랫폼이 만나, 빠르게 한국 B2C AI 서비스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톡으로 들어가는 AI…카카오 자체 개발 온디바이스 모델 활용
카카오톡 내에도 관계 기반 대화 맥락에서 작동하는 AI 서비스를 도입한다. 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카카오톡 내 다양한 공간에서 작동해, 이용자의 의도에 맞춰진 다양한 액션들을 추천하고 향후 필요한 액션이 톡 안에서 완결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자체 개발 온디바이스 경량화 AI 모델도 개발한다.
일부 모바일 디바이스 업체들을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온디바이스 모델 서비스를 시작하는만큼, 초기에는 소규모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며, 향후 온디바이스 모델이 대중적인 서비스로 확장될 때를 대비하기 위한 경험을 축적하고자 합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AI 에이전트 시대, 카카오가 앞서간다”
AI 에이전트 플랫폼 생태계도 카카오의 향후 AI 전략 중 하나다. 카카오가 모바일 시대에 이어 AI 에이전트 시대에서도 앞서 나간다는 목표다. 에이전틱 AI 구현에 필수적인 추론 모델의 성과는 하반기 중 공개할 예정이다.
출시 초기에는 일부 카카오 서비스와 에이전트를 연동하며, 다양한 버티컬과의 작동이 가능하도록, 카카오 그룹사 외 외부 파트너사와의 연동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모바일 생태계의 중심은 앱 자체였고, 이용자들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직접 각각의 앱을 방문해야 했습니다.
최근에는, AI가 자체 서비스를 넘어, 외부의 서비스와도 연결될 수 있는 MCP나 Agent to Agent 같은 프로토콜이 확산 됨에 따라, 앞으로 에이전트가 중심이 되는 생태계에서 이용자들이 각각의 앱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서비스로의 엑세스가 가능해진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모바일 시대에도 그러했듯이, AI 에이전트 시대에서도 강력한 플랫폼 역할을 하기 위해 본격적인 생태계 구축 작업을 하반기부터 시작합니다.
정 대표는 “에이전트 특화 모델 라인업과 카카오톡의 메시징 프로토콜 역량을 더할 경우, 에이전틱 AI 생태계 내 카카오보다 더 강력한 플랫폼은 없을 것이라고 자부한다”고 했다.
짚어봐야 할 Q&A
Q: 정부 주도 독자 AI 파운데이션 사업에서 정예팀에 못 올랐다. 카카오 전략과 정부 주도 소버린AI 차이는 무엇인가
A: 정부에서 최근 언급하고 있는 소버린 AI 방향성과 카카오의 AI 전략은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 AI를 서비스로 확장하고,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모두의 AI’로 제공하는 것이다.
카카오는 단순히 모델 개발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로서의 ‘소버린 AI’에 집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전략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글로벌 AI 서비스들이 이용자 경험과 인게이지먼트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는 앞선 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하고, 이를 국내 서비스에 통합하여 락인(Lock-in)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고성능 SLM과 멀티 모델 모델, MoE 모델까지 AI 에이전트 서비스화에 특화된 언어 모델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는 올 하반기부터 시작해 카카오톡을 구심점으로 경량화 모델을 활용해 여러 AI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용자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더욱 친숙하게 AI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에이전틱 AI 생태계 확정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카카오가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유연한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은 외부 협업과 내부 자립을 병행하는 접근 방식이다. 향후 카카오의 소버린 AI 모델 성능이 고도화되면, 이를 서비스에 적극 도입하여 국내 AI 생태계 활성화와 기술 주권 확보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카카오는 지금까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며, 상상조차 못했던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왔습니다.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다시 한번 AI를 통해 국민 모두의 일상을 혁신하고, 보다 빠른 ‘AI 기본사회’로의 전환을 이끌어가는 데 저희의 목표이고 이것이 ‘소버린 AI’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Q: 챗GPT 별도 서비스와 카카오와의 협업 서비스 카니발라이제이션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없는가
A: 카카오와 오픈AI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AI 서비스를 대중화하는 것이다.
다만, 5천만명의 이용자들은 각각 AI에 대한 이해도나 수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서비스만으로는 다소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웹 환경에서는 복잡한 리서치를 목적으로 하는 이용자가 있을 수 있고, 모바일 환경에서는 가볍게 정보를 검색하려는 이용자가 많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ChatGPT 별도 서비스와 양사가 구현하려는 AI 서비스는 타겟팅하는 이용자 세그먼트가 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AI 서비스 경험이 없던 이용자들도 친구와의 채팅 중에 챗GPT 검색 결과를 공유받거나, 하루에도 수십 번 접속하는 핵심 지면에서 챗GPT와 마주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고 유입되는 낙수효과 역시 기대할 수 있다. 또한, AI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UI/UX 측면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며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AI의 사용성과 수용도에 대한 관점이 각각 다르다고 볼 때, 기존의 챗GPT 서비스와 양사가 함께 공동 개발하고 있는 협업 서비스는 상호 지원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인만큼, 카니발라이제이션보다는 함께 이용자의 합집합을 키워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현재, 양사는 이용자의 경험 최적화에 집중하면서, 최대한 서비스를 확산성 있게 제공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업 중에 있다. 기존의 챗 GPT에서도 무료로 제공하는 기능이 있듯이, 카카오에서도 이용자들이 최대한 AI를 부담없이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게 하면서, 생태계 내 새로운 형태의 유저 행동을 습관화할 수 있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