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성과 보상 원칙, 지속 가능한 성장 위해 가야 할 길”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지난 23일 임금 협상을 둘러싼 노사 갈등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24일 발표했다.
한컴은 논의의 핵심을 ‘미래 성장을 위한 보상’의 관점에서 풀어내며 회사 입장을 구체화했다. 한컴은 성과 중심 보상 문화가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가야 할 길이며, 업계 흐름과 성장 전략을 모두 반영한 경쟁력 있는 제안이라고 밝혔다.
최종안은 기본급 5.8% 인상과 별도 일시금 지급이다. 회사에 따르면 일시금을 포함한 실질 평균 인상률은 6%대 중후반이며, 올해 신설된 성과보상금을 더하면 9%를 넘는다. 회사는 최근 협상을 마무리한 포털·게임사 등 주요 IT 대기업과 비교해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한컴 측은 “이번 협상안은 연봉을 일률적으로 인상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기여도에 따라 차등 보상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며 “한컴은 최근 직무와 성과 중심의 인사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분기별 우수 성과자(MVP)를 선발해 즉시 보상하고 탁월한 기여가 인정되면 연내 중복 수상도 가능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성과 기반 공정한 보상으로 구성원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조직의 업무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한컴에 따르면 회사는 수년간 경영 실적과 무관하게 연봉 인상을 지속하고 인재에 투자해 왔다. 지난 2021년에는 전 직원 대상 최대 800만원의 연봉을 일괄 인상하기도 했다.
한컴은 성과 중심의 보상 원칙을 AI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성장 전략으로 내세웠다. 한컴은 기술 개발 및 인프라 투자에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고, 획일적인 분배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기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성과와 보상이 맞물려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치열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컴은 앞으로도 노조와 성실히 교섭에 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성과주의 보상이라는 대원칙을 양보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단기적인 갈등 해소를 위해 장기적인 성장 원칙을 포기하는 것은 결국 구성원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기여한 만큼 공정하게 보상하는 문화는 회사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라며 “이 원칙을 기반으로 직원들과 소통하며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컴 노조는 지난 23일 창립 이래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했으며, 사측에 따르면 노조 가입률은 약 65%이다. 한컴 노사는 올해 1월부터 8차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벌였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첫 파업을 맞이했다. 한컴은 파업 참여자에게 해당 시간 급여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갈등이 격해졌다. 한컴 노조는 향후 순환 파업과 본사 앞 무기한 피켓 시위, 자회사와 연대 파업 등 추가 행동을 예고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최가람 기자> ggchoi@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