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올해 도약하겠다는데…‘다음 분사’가 더 후끈
정신아 대표, 주총서 성장 기업 모습 각오 밝혀
미디어 관심은 다음 분사에 쏠려
“지금은 좋은 회사 만들자가 중점”
“현재 시점서 매각 검토 없어”…매각 가능성은 열어 놔
카카오가 26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본사에서 제30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정신아 대표<자료 사진>는 “올해 미래 성장 동력을 준비하고 실현하는 해”라며 매출 성장 회복과 수익성 개선을 목표했다. 이날 이사회에선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을 신규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주주총회에 이은 미디어 브리핑에선 정 대표가 밝힌 카카오의 미래 성장 동력보다 ‘다음 분사’에 온통 관심이 쏠렸다. 정 대표는 카카오 노조가 제기한 매각 우려에 대한 질의에 “현재 시점에서 매각을 검토하거나 하는 것은 없다”며 “지금은 좋은 회사 만들자가 중점”이라고 답했다.
엄밀히 보면 ‘현재 시점’이라고 전제한 답변이다. 독립경영 구조와 자율적 실험을 위한 다음 분사라고 밝힌 만큼, 이후 성과에 따라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사회에서 의장으로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이 선임됐다. 함 사장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대표이사를 지낸 투자 및 리스크 관리 전문가다. 지난해 3월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후 카카오의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영 활동에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카카오는 신규 사내외이사를 선임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신규 선임된 사내이사는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재무 및 경영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재무 효율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외이사로는 김선욱 법무법인 세승 대표 변호사가 이사회에 새롭게 합류했으며,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와 박새롬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사외이사로 1년간 재선임됐다.
이로써 카카오는 정신아, 신종환, 조석영 사내이사와 함춘승, 차경진, 최세정, 박새롬, 김선욱 사외이사 등 8인(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5명)으로 이사회 체제를 구성하게 됐다.

다음은 정산아 대표의 주주총회 발언 중 주요 내용이다.
2024년 ‘관계와 맥락’이라는 본질의 강화와 확대에 집중한 카카오의 전략이, 2025년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미래 성장 동력을 준비하고 실현하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인에서 비지인, AI 등으로 관계의 확대와 생일 등 기념일 이외에도 이용자들이 이미지, 숏폼, AI콘텐츠 등을 발견할 수 있는 맥락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피드형 서비스 등을 우선적으로 준비하고 있고, 이러한 트래픽 확대와 이용자 활동성 증가를 통한 광고와 커머스에서의 신규 매출 성장의 기회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익성 관점에서는 핵심자산으로의 전략적인 자산 재분배에 집중하면서, 그룹차원의 비용효율화 노력과 비용 통제를 통해 매출성장의 회복과 함께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15년 전 카카오톡을 세상에 선보이며 대한민국의 일상을 바꾸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왔습니다. 2025년 현재 5천만 사용자와 180만명의 주주분들, 200만 이상의 파트너사들의 지지 속에서 카카오톡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카카오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IT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카카오는 앞으로의 15년 동안 AI기반 서비스의 대중화를 통해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일상을 바꾸는 기회를 잡고자 합니다. 내부모델에서 외부모델까지 비용효율성과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AI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 AI에서 카카오 그룹의 역량을 모으는 새로운 일하는 방식, 그리고 데이터의 강결합, 이 3가지가 맞물려 대화, 선물, 이동, 금융 전 영역의 일상을 바꾸는 B2C 서비스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카카오가 추구하는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는 개인화된 AI는 AI의 기술 이해와 상관없이 사용들이 AI를 쉽게 접하도록 하는 AI 대중화를 이뤄내는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2023년 5월 147개였던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올해 3월 말 기준 115개로 감소했습니다.
카카오 그룹은 올해도 주주가치제고와 핵심 사업 집중을 위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매출 성장을 극대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4년은 대표이사 취임 첫 해로서, 사업의 본질인 카카오톡과 AI 강화 전략에 집중했다면, 2025년에는 이러한 전략적 집중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인 카카오톡의 잠재적 사업 기회를 최대한 발굴하여 단기적 매출 성과를 창출하고, AI 서비스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카카오가 성장 기업으로 다시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AI로의 기술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지는 이 시기에, 카카오에 열린 이노베이션 윈도우를 변화와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어가겠습니다.
다음은 주주총회 이후 정 대표와 미디어 질의응답이다.
Q. 다음 분사. 분사가 매각의 절차 아니냐는 우려, 고용안정성 보장되냐에 대해 확답이 가능한 상황인지.
다음의 분사는 기존의 분사와 다름. 기존에 신규 사업에 따른 분사라거나 톡과의 의존성이 높은데도 사업 성장 동력을 위한 분사도 있었음.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새로운 B2B와 지속성을 위해 분사하기도. 다음 분사가 다른 것은 다음은 독립 서비스가 있다는 것. 포탈 사업으로 독립 회사 운영하는 회사 많음. 포털은 독립적인 사업이 가능함.
기업이 성장하려면 사람과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다음은 현재 카카오 안에서 구조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판단. 서비스가 잘 성장할 수 있는 독립경영 구조와 자율적 실험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가야겠다 생각. 이용자 수, 트래픽의 큰 성장이 있을 수 있다 생각. 마침 다음에 훌륭한 리더가 많아. 구조와 리더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카카오 안에서 보다 분사하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 지금의 방점은 크루에게 비전과 미래를 공유하며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람들, 훌륭한 사람들이 모일 수 있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 분사된 회사가 앞으로 지속가능한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재무적 관점에서 지속성장성을 확보하는 게 가장 큰 과제.
고용안정 관련해서는 다음의 인력이 있고 다음과 연계된 케이앤웍스 같은 자회사가 있음. 지금 다음을 분사할 때 같이 애쓰고 있는 부분 중 하나도 지속가능한 회사가 될 수 있도록 현재 연계된 회사들을 모두 사업협력으로 맺어둘 것. 케이앤웍스 등 자회사에서 다음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동일하게 업무할 것. 고용에 대해서는 생각하는 것보다 문제가 되지는 않을것. 최소한 구조조정을 위한 액션은 아님. 그건 분명.
Q. 초기 입장문에 직원의 의향을 반영해서 조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럼 극단적으로 다 카카오에 남겠다고 하면 그럴 수 있는건지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럴 수 있음. 왜냐면 원하는 의사를 100% 반영. 지금 진행되는 절차가 의향을 묻고 이동하는 구조. 다만 다음에 오래 있던 멤버들을 생각했을때 오히려 가고 싶은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
Q. 노조에서 주장하기로 현재 포털 시장에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고 수익성이 뚜렷하지 않은데 분리를 하면 매출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어. 그래서 반대. 그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것인지
재무제표를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음. 분사 이후 여러가지 비용이 있어 1년 정도는 구조를 만들고, 이걸 같이 잘 만들면 오히려 사업손익이 더 잘 나올 것으로 기대. 훨씬 더 좋아질 것.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