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든든한 NHN…인공지능 열풍 속 ‘클라우드’에도 기대
NHN이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한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 수요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광주에 세운 ‘국가 AI 데이터센터’도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결제 부분은 이번에도 NHN의 실적을 이끌었다.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며 든든한 캐시카우가 됐다. 페이코 결제 금액 증가가 매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NHN은 9일 2023년 3분기 연결기준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4%, 전 분기 대비 3.6% 증가한 571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1.5%, 전 분기 대비 11.8% 증가한 234억원을 기록했다.
AI로 비상 꿈꾸는 클라우드
클라우드 사업이 속한 기술 부문 매출은 954억원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8% 늘고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1.9% 늘어났다. 이는 AI 반도체팜 사업 등 정부 사업 매출이 늘어난 결과라는 게 NHN의 설명이다. 또한 금융 분야 대규모 클라우드 전환 사업인 신한투자증권 ‘메타 프로젝트’ 수주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장기적인 성장 동력도 마련했다. 지난 10월 광주에서 가동을 시작한 국가 AI 데이터센터가 매출 증가를 이끌 전망이다. NHN이 위탁 운영하는 국가 AI 데이터센터는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광주광역시가 추진하는 ‘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 사업’을 따낸 결과다.
NHN클라우드는 세계적으로 과열된 AI 반도체 확보 경쟁 속에서도 품귀 현상을 빚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을 대량으로 확보했다. H100은 AI 모델에 핵심적인 인프라다. NHN은 AI 열풍이 불기 전 확보에 나서면서 현재 시중가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도입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품귀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국가 AI 데이터센터 입주사도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가 AI 데이터센터는 정부 심사를 거친 스타트업과 중견 중소기업이 무상 입주해 센터를 활용하고 있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국가 AI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을 묻는 질문에 “실제 성장은 (외부에 인프라가 모두 개방될) 2025년 중순 이후로 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연평균 15%씩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업으로도 클라우드 사업에 힘을 준다.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등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는 생성AI 기업과 협력해 외연을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오픈AI의 챗GPT를 접목하면서 CSP 분야 1위인 AWS를 추격하는 상황이다.
NHN은 거대언어모델(LLM)을 직접 개발하지는 않지만, 생성AI 기술 개발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을 비롯해 국내 CSP와의 경쟁도 이겨내는 게 목표다. 일본의 NHN 테코러스를 필두로 매니지드서비스제공사(MSP) 사업은 일본 시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김동훈 대표는 “생성AI나 LLM 등을 직접 서비스하기보다는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다만 얼라이언스 강화를 위해 국내 AI를 만드는 스타트업, 대기업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고 조만간 그 내용에 대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든든한 캐시카우 된 결제…페이코는 연말 삼성페이 지원 종료
매출 증가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페이코가 포함된 결제 및 광고 부문이다. 전년 동기 대비 16.8%, 전 분기 대비 2.8% 증가한 2651억원의 매출로 전체의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페이코 사용자들의 3분기 전체 거래금액 2조6000억 가운데 기업복지솔루션, 포인트 결제, 쿠폰 등으로 실제 NHN 매출에 기여하는 거래금액은 1조4000억원가량이다.
정우진 NHN 대표는 “3분기 (페이코의) 매출 기여 거래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하며 전체 거래금액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그 비중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이 이익으로 십분 연결되지 않는 것은 과제다. 아직도 페이코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점진적으로 적자폭을 줄이는 게 1차 목표다. 회사도 컨콜에서 적자해소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정우진 대표는 “효율적인 운영을 지속하며 매 분기 영업적자 50% 개선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있다”며 “연초부터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영업적자는 전년 동기 대비 65% 개선됐다”고 말했다.
NHN은 매출에 기여하는 거래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페이코와 삼성페이의 연동 서비스는 올 연말까지만 지원하기로 했다. 거래액 자체는 기여하지만 이익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정연훈 NHN페이코 대표는 “삼성페이가 전체 거래 규모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긴 했지만, 지난 5년을 되돌아보면 페이코의 매출이나 손익에 기여하지 못하는 구조였다”면서 “페이코 앱 유저상당수가 페이코 내 타 서비스를 중복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 계약종료 시점에 맞춰 삼성페이 지원을 종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는 턴어라운드 시점은 내후년으로 본다. 정연훈 대표는 “올해의 성과로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며 “2년 정도 후에는 턴어라운드 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맞춰 전략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페이코와 함께 결제 부문을 이끄는 KCP도 여전히 국내외 대형가맹점의 전자대행결제(PG) 규모가 꾸준히 늘면서 매출을 떠받치고 있다.
안현식 NHN 최고재무책임자는 “KCP의 경우 국내 대형 가맹점 및 글로벌 OTT, 테슬라 등 주요 해외 가맹점의 거래 금액이 상승한 영향으로 외형 성장이 지속됐다”며 “PG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유의미하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