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쿡신문] 혹시…바이낸스 너마저?
외쿡신문은 주 1회 글로벌 테크 업계 소식을 전합니다.
- 바이낸스에 켜진 적신호?
- FTX 창립자 결국 체포됐다
- 인텔 “4나노 준비 완료, 3나노도 내년 생산 가능”
- 애플카, 완전자율주행 포기
- FTC “마이크로소프트 블리자드 인수 안돼”
바이낸스에 켜진 적신호?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위태로워 보입니다.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경영진이 기소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고, 재무구조 투명성에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뱅크런의 가능성마저 점쳐집니다. 세계 2위 거래소 FTX가 파산한 데 이어 바이낸스까지 흔들린다면, 암호화폐 시장은 엄청난 충격에 빠질 것으로 보입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검찰은 임원진과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 기소 여부를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무면허 송금, 자금세탁 공모, 형사제재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사를 하고 있는 검사들의 의견이 갈려 아직 기소를 결정하지는 않고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습니다.
로이터는 바이낸스 변호인들이 기소를 막기 위해 검찰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이 기소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 이 같은 협상 때문이 아니냐는 뉘앙스가 느껴지네요.
보도가 나오자 바이낸스는 크게 반발했습니다. 바이낸스 측은 “동일한 문제에 대해 규제당국은 모든 암호화폐 회사를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바이낸스는 불법 활동을 탐지하고 억제하기 위한 도구, 기술, 팀에 대규모 투자를 해서 보안과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만 문제가 아닙니다. 바이낸스의 재무구조 투명성도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바이낸스는 투명성을 증명하기 위해 지갑 주소에 대한 세부 정보를 공개하고, 외부 회계법인이 검증한 ‘준비금 증명 보고서(proof of reserve report)’라는 것을 발표했는데, 오히려 불신이 커지는 역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낸스가 발표한 준비금 증명 보고서가 많이 부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내부 통제 현황과 마진론을 커버하기위한 바이낸스의 청산 시스템을 모르기 때문에 보고서만으로 바이낸스의 재무구조 안정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증권거래위원회 인터넷 집행국장을 지낸 존 리드 스타크(John Reed Stark)는 트위터에 “바이낸스의 준비금 증명 보고서는 내부 재무 통제의 효과를 다루지 않고, 수치를 보증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18년 이상 SEC 집행부에 근무했는데 나는 이런 걸 적신호라고 정의한다”고 일침을 놨습니다.
정말 적신호가 켜진 걸까요?
13일(현지시각)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9억200만 달러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는 다른 모든 중앙화 거래소의 순유출보다 많은 수치이며, 두 번째로 큰 유출보다 거의 9배 더 많은 것입니다. FTX가 파산 보호를 신청한 지 이틀 만인 11월 13일 이후 바이낸스의 유출액이 가장 높았습니다.
이런 유출이 일시적 현상인지 뱅크런의 시작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바이낸스는 스테이블 코인 USDC의 일시적 인출을 중단시켰습니다. 일반적으로 코인 인출 중단은 좋은 징조가 아니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류 언론이 바이낸스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공격한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실제로 바이낸스에 최근 부정적 보도는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이끌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들은 바이낸스에는 아직 640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산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주류언론의 비판에 맞서는 모습입니다.
FTX 창립자 샘 뱅크먼-프리드, 결국 체포됐다
FTX 창립자 샘 뱅크먼-프리드(이하 SBF)가 12일(현지시간) 바하마에서 체포됐습니다. 바마하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SBF를 체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그를 수십억 달러의 고객들을 사취한 ‘투자자 사기’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미 검찰은 FTX의 수억 달러가 바하마로 부적절하게 송금됐는지, 또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로 자금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법을 위반했는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SBF는 암호화폐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이었습니다. 21세에 월스트리트에 입성했고 27세의 나이에 FTX를 창업해 글로벌 톱3 거래소로 키웠습니다. FTX의 파산의 원인이 된 알라메다 리서치의 CEO이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정치권과 자선단체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하고, 효과적인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사회적 리더십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인텔 “4나노 준비 완료, 3나노도 내년 생산 가능”
인텔이 미세공정 파운드리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인텔 기술개발 책임자 앤 켈러허(Ann Kelleher) 부사장은 “인텔은 현재 7나노 공정 반도체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며, “4나노 반도체 생산 시작을 준비했으며 3나노 반도체도 내년 하반기에는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삼성전자와 TSMC가 미세공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인텔까지 이 분야에 뛰어들면, 시장이 3파전으로 재편될지 궁금해집니다.
인텔은 최근 파운드리 사업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예상 매출 규모를 줄이고 대규모 인원 감축을 진행하면서도, 파운드리 부문에 대한 투자는 줄이지 않고 있습니다. PC 수요가 하락함에 따라 모바일 칩셋 생산으로 전환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미세공정 생산이 가능한 것을 넘어 수율에 대한 검증도 거쳐야 합니다. 현재 아이폰 14 프로 프로세서인 A16 바이오닉과 퀄컴 스냅드래곤 8 2세대 모두가 TSMC 4나노에 의해 생산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5나노 시절의 수율이 좋지 못해 5나노 이하의 미세공정에서 TSMC의 점유율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한발 뒤쳐진 삼성은 3나노 GAA(Gate-All-Around) 공정 생산을 미리 준비해 3나노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삼성과 TSMC에 비해 인텔은 4나노 생산 준비도 느렸고, 3나노 생산 시점은 더욱 느립니다. 2024년에 주로 쓰일 스냅드래곤 8 3세대와 A17 바이오닉이 모두 3나노 공정에서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내년 상반기부터는 3나노 공정 생산을 준비해야 수요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인텔은 애리조나주와 오하이오주 등에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발표하는 등 파운드리 강화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당분간은 철저한 캐파와 수율 검증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카, 완전자율주행 포기하고 2026년으로 출시 미룬다
소식만 무성했던 애플카 출시가 뒤로 미뤄졌습니다. 애플은 스티어링 휠 없이 완전 자율주행을 구현하려고 했었는데, 기술이 아직 그만큼 발전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애플카 목표는 ‘제한된 완전자율주행’ 방식으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탑승객이 서로 마주 보는 형태의 구성은 백지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휠이나 페달 등이 생략된 자동차를 만들려던 계획도 늦어질 듯합니다.
팀 쿡 CEO는 뉴욕타임즈 팟캐스트에서 “자율주행 기술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은데, 애플이 무엇을 할지는 차차 알게 될 것”이라는 발언을 해 기대감을 키운 바 있습니다.
애플카는 현재 고속도로에서만 완전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수준으로 계획을 수정했다고 밝혀져 있는데, 이 정도 수준의 자율주행은 테슬라나 현대차 등도 구현 가능합니다. 자율주행 레벨은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현존 최고의 레벨은 특정 구간에서만 자동으로 주행하는 레벨 2 수준 정도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자동차 전문 임원 더그 필드(Doug Field)은 애플을 떠나 포드로 이적했으며, 현재 애플 카 개발은 애플 워치를 담당하던 케빈 린치(Kevin Lynch) 부사장이 맡고 있습니다. 린치 부사장은 허황된 목표를 추구하기보다는 더 실질적인 목표에 집중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발표했습니다.
FTC “마이크로소프트 블리자드 인수 안돼”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막기 위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90조원)에 인수할 계획인데요, 계획대로라면 내년 6월에 합병이 마무리될 예정이었습니다.
FTC의 홀리 베도바 국장은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도적 게임 스튜디오를 장악하고 이를 이용해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 시장을 망가뜨리는 것을 막으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FTC의 이 같은 행보는 빅테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FTC 위원장은 빅테크 저격수라고 불렸던 리나 칸입니다. 악시오스는 이에 대해 “이번 소송은 소기업을 인수하려는 빅테크들이 몸을 사려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전했습니다.
FTC는 MS가 지난해 인수한 제니맥스를 통해 엑스박스 전용 게임을 출시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런 경쟁 상실은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바비 코틱 블리자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가 반경쟁적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 소송에서 이길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