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sweet home, 구글 홈 한 달 사용기

YouTube video

구글 홈=구글 어시스턴트를 작동하는 스피커

우선 알아둘 것이 있다. 특히 iOS 사용자들이 알면 좋다. 구글 홈은 구글의 AI 음성비서 소프트웨어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구동하는 스피커다. 그런데 이 구글 어시스턴트는 안드로이드 폰에는 기본으로, iOS용으로는 앱으로 사용할 수 있다. 구글 홈으로 명령을 내려도 폰에 기록이 남는다. 즉, 단순한 음성검색을 포함한 구글 어시스턴트 사용을 위해서는 굳이 이 스피커를 살 필요는 없다. 일반적인 블루투스 스피커로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 명령은 폰에다 내려야 하며 대답까지 일정 시간의 딜레이가 있을 수 있다. 자, 그럼 보도자료에 입각해 잘 된다고 했던 것들이 잘 되는지 알아본다.

무얼 할 수 있는지는 이곳에서 확인할 수도 있다. 너무 많아서 헷갈린다.

 

일반적인 검색부터 단위변환까지

매우 잘 된다. 미세먼지 농도, 날씨, 타 지역 시각 등을 검색할 수 있다. 특히 단위변환이 쏠쏠하다. 기자의 꿈은 부동산 재벌로, 취미는 전철타고 내리자마자 그지역 땅값을 호갱노노로 알아보는 것이다. 그런데 늘 평수와 제곱평방미터가 헷갈린다. 이를 물어보면 아주 잘 알려준다. 그외에도 미국 기사를 읽다 파운드, 인치, 온스, 달러 환율 등의 단위를 만나면 검색하지 않고 음성으로 물어본다. 환치기 필수템이다.

 

자체 연동 음성 컨텐츠

폰이나 구글 홈에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실행되는 몇 개의 앱들이 있다. 만개의 레시피, 시원스쿨, 망고플레이트, 항공권 검색(인터파크), 택배 배송 상태 조회(배송지키미) 등이 가능하다. 구글 어시스턴트 안에서 외부 앱으로 나가지 않고 해당 앱 안에 있는 정보를 검색하는 방식이다. “만개의 레시피에서 짬뽕 레시피 알려줘”라고 말하면 만개의 레시피가 음성채팅방에 입장하듯 등장해 정보를 알려준다. 보도자료에는 표기되지 않았지만 ‘가상화폐 시세’ 앱도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퀀텀 등 대다수의 코인 정보를 알려주지만 불꽃 같은 급등 잡코인의 이름은 잘 못 알아듣는 아쉬움이 있다. 인생은 한방인데 별로 도움이 안 된다.

구글 홈으로 만개의 레시피를 실행했을 때는 일부 문제가 있는데, “짬뽕 레시피 알려달라”고 하면 화면에서 고르라고 한다. 구글 홈에는 화면이 없다. 구글 직원들은 만개의 레시피 제휴해놓고 막상 회사에 오면 뷔페를 주니까 구글 홈에서 실행해보지 않은 게 확실하다. 부럽다.

맛집의 경우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처럼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여의도에 사는데 분당 맛집을 알려준다. 이 지역을 검색해보니 자차로 가는 방법밖에 없었다.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뉴스의 경우 스브스뉴스, 연합뉴스를 포함한 여러 회사의 것을 들을 수 있다. “뉴스 들려줘” 혹은 “연합뉴스에서 뉴스 틀어줘” 등의 명령이 가능하다. 우선순위는 앱에서 편집하면 된다.

뽀로로와 캐리언니도 기본 앱으로 불러낼 수 있다. 주로 음악을 틀거나 뽀로로와 대화하는 기능인데, 대화를 제외하면 아이들에게는 영상 시청이 더 적절할 것이다. TV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가정에서 활용하기 좋다.

 

퀀텀은 인지했으나 이오타는 인지하지 못했다

 

일정등록

당연히 모든 AI 스피커에서 수행해야 하는 기능인데, 구글 캘린더에 저장된다는 것이 강점이다. 음성인식율 역시 매우 좋다. 일정등록 외 “1시간 뒤에 알려줘” “아침 7시에 깨워줘” 등 타이머나 알람 역시 실행할 수 있다. 반대로 메인으로 구글 캘린더를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 쓸모없는 기능이 되버린다.

 

 

음원 실행

유튜브, 벅스, 지니뮤직에서 음원을 실행할 수 있다. 실행도 잘 되는 편이다. 폰과 구글 홈이 가까운 상태면 폰이 아닌 구글 홈에서 음악을 재생한다. “영원한 건, 절대 없어”라며 가사를 검색해도 된다. 그런데 대체 지니뮤직은 누가 쓰는 건가? 램프의 요정?

대다수 사람이 사용하는 멜론은 카카오 미니에서 서비스하느라 입점하지 않았다. 참고로 유튜브의 경우 프리미엄권을 6개월 치 제공한다. 월 12달러(약 1만3,500원)에 해당하니 9만4,500원을 벌었고 그렇다면 구글 홈은 5만원 들고, 구글 홈 미니는 오히려 마이너스인 셈이다-라고 생각한다면 호구다. 저건 호구의 계산법이다. 원래 유튜브 프리미엄을 쓰고 있던 이에게만 저 계산법을 적용할 수 있다.

 

주변기기 실행

물론 스마트폰으로도 실행할 수 있다. 다만 핸드폰을 찾는 스트레스 없이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기자는 넥서스 플레이어(안드로이드 TV)를 쓴다. 크롬캐스트 기능에 게임 등 앱도 설치할 수 있는 기기다. 구글 홈과 넥서스 플레이어를 연결하면 이런 주문이 가능하다. “유튜브에서 블랙핑크 노래 틀어줘”. 만약 크롬캐스트를 사용한다면 “VIKI에서 한류 드라마 틀어줘”, “넷플릭스에서 김씨네 편의점 틀어줘” 등의 디테일한 명령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기능은 크롬캐스트만 지원하고 넥서스 플레이어는 지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넥서스 플레이어가 훨씬 더 비싼데 구글 이 녀석들 이 치욕을 잊지 않겠다. 유튜브의 경우 잘 지원된다. 만약 크롬캐스트나 넥서스 플레이어 구매 계획이 있다면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는지 확인하고 구매하자.

가전 제어도 확실하다. 그런 비싼 가전을 가지지 않아봐서 실제로 실행은 못 해봤지만, 시연하는 사람들이 하는 건 봤다. LG전자 가전 신제품 대부분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한다. “에어컨 낮춰줘” “에어컨 꺼줘” 같은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이외 필립스 휴(Hue), 이라이트(Yeelight) 등 조명 제품들도 있다. 심지어 일반 리모컨을 쓰는 제품들을 켜고 꺼주는 로지텍 허브, 국내 제품인 mBox 등 활용성이 무궁무진하다. 다만 일반 리모컨은 눌러도 한 번에 안 켜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스마트 허브도 한 번에 켤 수 없다는 문제가 있기는 하다고. 만약 원하는 제품이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다면 지원제품 목록을 확인하고 직구해서 사용해도 좋다.

미국에서는 같은 제품이라도 아마존 알렉사 지원 제품과 구글 어시스턴트 지원 제품이 동시에 있는 경우가 있어 잘못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꼭 구글 어시스턴트 연동 제품인지를 확인하자. 구글 어시스턴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글 홈만의 기능

앞서 말한 기능들은 대부분 구글 어시스턴트로도 실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글 홈만의 기능은 없는 것일까. 있다. 구글 홈이 여러 개 있을 경우 하나의 기기로 다른 기기들에게 ‘방송’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같은 음악을 들을 수도 있을까? 있다. 같은 노래를 각 스피커에서 재생하는 멀티룸 모드가 있다.

보이스매치와 다중언어 역시 구글 홈만의 기능이다. 다중언어는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기능이다. 연결된 구글 어시스턴트 앱에서 먼저 설정을 해야 한다. 국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 미리 두 가지 언어를 설정하면 사용자가 말하는 언어를 인식해 해당 언어로 답변한다. 한국어는 건장한 남자가 대답하는데 영어는 프로페셔널한 여성이 대답한다. 보이스매치는 구글 홈 하나에 여러 명의 목소리를 인식하게 해 그 사람에게 맞는 일정, 메일, 문자 등을 읊어주는 기능인데 쓸모없다. 회사에서 실험해봤더니 내 일정을 아주 여러 사람에게 신나게 알려준다. 구글 이놈들 이 치욕을 잊지 않겠다.

 

마이크 및 스피커 성능

스피커 성능은 비슷한 가격의 스피커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주 뛰어난 느낌은 아니지만 부족하진 않다. 특히 구글 홈 미니의 크기가 작아 소리가 엉망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단전 깊은 곳에서 울리는 소리가 난다. 아버지가 아끼는 난 화분 깨 먹었을 때와 비슷한 소리다.

마이크 성능은 좋은 편이다. 옆방에서도 크게 말하면 명령을 실행할 수 있을 정도다. 기자는 쓸 데 없이 큰 집에 살아서 고통을 받는데 마이크만은 기자의 마음을 이해한다. 물론 이렇게 멀리 있을 때는 폰에서 명령을 내리는 게 편하다.

 

 

커스터마이징 기능

아마 다른 어떤 스피커도 이 기능을 따라갈 수는 없을 것이다. 라이프해커(앱이나 코드로 삶을 편하게 만드는 사람을 말한다)들이 갖고 놀기 좋은 스피커기 때문. 예를 들어 자동화 앱인 IFTTT 등으로 구글 홈에 없는 명령을 만들어낼 수 있다. 기자는 IFTTT에서 “Find my iPhone” 명령을 등록했다. 구글 홈에 명령을 내리면 기자의 아이폰에 전화를 걸어준다. 더 나아가 IFTTT와 TASKER 앱을 연동하면 안드로이드TV를 제어할 수도 있다. 이 조합에 성공하면(어렵다) 안드로이드TV에서 설치된 다른 앱들을 실행할 수 있다. 구글 홈에서 지원하지 않아도 말이다.

 

총평

과연 Home sweet home이라고할 만큼 음성인식율이 뛰어나고, 귀찮음이 인생에서 가장 큰 모토인 사람(기자)에게 유용한 기기였다. 특히 유튜브 이리저리 돌리면서 보기에 최고다. 물론 기자의 ‘와썹맨’ 발음은 영원히 이해하지 못했다. 가격이 아깝지 않은 기기이며, 앞으로의 발전성 역시 크다는 점에서 추천한다. 구글 홈은 14만5,000원, 구글 홈 미니는 5만9,900원인데, 혼자 사는 사람이면 구글 홈 미니로도 충분하며, 기자처럼 꼴에 큰 집에 살거나 여러 명이 함께 사는 집에는 큰 제품 구매를 생각해봐도 좋겠다.

글.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영상. 박리세윤 PD dissbug@byline.network

관련 글

3 댓글

  1. 영상부터 스웩이 넘친다 싶었는데,
    마무리도 스웩이 넘치네요 ~

    “기자처럼 큰 집에 살거나”

    이종철 기자님처럼 스웩 넘치게 살고 싶습니다 !!

해닝에 답글 남기기 응답 취소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