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 유료호출, 이용자에게 득일까 독일까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택시 유료호출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았다. 심야시간 승차거부 문제에 대한 대책인 동시에 새로운 수익원도 창출할 수 있는 ‘꿩먹고 알먹기’ 전략이다.

13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앞으로 카카오택시를 호출할 때 기존의 일반호출 이외에 ‘우선호출’ ‘즉시배차’라는 새로운 기능을 이용할 수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빨리 배차받기 위해 ‘웃돈’을 주는 방식이다. 2000원(미정, 추정치) 안팎의 금액을 더 내면 우선호출을 이용할 수 있고, 이보다도 돈을 더 내면 즉시배차를 요구할 수 있다. 즉시배차는 승차거부 없이 무조건 배차되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웃돈’을 플랫폼 이용료 명목으로 받는다. 이는 현행법을 우회하기 위한 접근으로 보인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서는 택시기사가 신고된 운임 이상의 금액을 받을 수 없도록 돼 있다. 카카오모밀리티 측은 “유료호출은 추가요금이나 운임이 아니라 플랫폼 이용료”라며 “운임이 아니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불법논쟁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카카오는 이 수익을 포인트 형태로 택시기사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택시기사가 추가적으로 돈을 받으면 부당한 운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포인트로 제공하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새로운 호출 시스템이 심야시간 승차거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야시간에는 택시수요가 공급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택시기사들이 수익성이 좋은 장거리 운행을 위해 단거리 호출을 받지 않는 일이 잦았다. 이런 상황에서 ‘우선배차’나 ‘즉시배차’가 택시기사들이 심야시간에 단거리 호출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인책이 된다는 것이 카카오모빌리티 측의 생각이다.

수요공급 불일치 문제는 택시업계의 근본적인 문제다. 낮시간대는 수요가 적어 빈차로 운행하는 택시가 많고, 출퇴근 시간이나 심야시간에는 택시공급이 압도적으로 부족하다. 이 때문에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이 시간동안 수익을 극대화하려 한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심야시간에는 누구나 빨리 배차를 받고 싶어한다. 2000원 안팎의 추가비용을 감당하겠다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다. 너도나도 모두 우선배차나 즉시배차를 요청하면 어떻게 될까? 결과적으로 택시를 잡기 힘든 상황은 변하지 않는데, 괜히 택시호출 비용만 늘어날 수도 있다. 또 ‘웃돈’을 내지 않으면 택시 잡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뭐랄까. 아이템을 사지 않으면 레벨업 하기 어려운 모바일 게임같다고나 할까.

이에 대해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우선배차나 즉시배차뿐 아니라 일반배차 할 경우에도 택시기사께 포인트를 드릴 예정”이라면서 “무료호출도 기사님들에게 동기가 부여되는 형태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개인택시의 경우 낮시간에만 운행하는 기사님들이 많다”면서 “포인트 등 인센티브가 제공되면 택시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아울러 특정 시간대 택시공급을 늘리기 위해 최근 인수한 카풀앱 ‘럭시’를 활용할 계획도 밝혔다. 택시 배차에 실패할 경우 카풀 서비스를 배차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럭시 앱이 카카오T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현재 카풀 서비스 요금이 택시요금에 비해 싼데, 이런 요금 격차는 어떻게 해결할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정 대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제 막 프로젝트를 시작해 논의하는 단계”라면서 “앞으로 구체적인 결정이 나오면 다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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