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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엔터가 2500명 코딩시험을 한방에 해결한 비결

류성태 코다임 대표

IT 기업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실력있는 개발자 확보다.  그래서 코딩테스트를 한다. 더 많은 개발자가 테스트를 볼 수록, 실력있는 이를 뽑을 확률도 커진다.

그런데 많은 개발자가 한꺼번에 시험을 치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수용할 공간, 이들이 시험을 치를 PC, 그리고 채점하는데 드는 인력과 시간까지 기업 입장에서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NHN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10월 개발자 공채 과정에서 코딩테스트를 실시했다. 응시자는 총 2500명. 이들이 동시에 코딩테스트를 하려면 2500대의 컴퓨터와 시험을 볼 장소가 필요하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날 공채 시험은 대규모 인원이 한날한시에 진행됐음에도 장소나 PC를 대여할 필요가 없었다. 입사 시험자가 모두 자신의 집에서 면접을 봤기 때문이다.

시험이 끝나자 마자 채점 결과와 순위가 곧 나왔고, 코드리뷰 면접이 바로 시작됐다. 큰 비용 없이 웹브라우저에만 접속하면 누구나 시험을 치를 수 있어서 응시자는 스펙, 거리, 장애 등 여러 요소와 상관없이 코딩실력 하나만으로 1차 관문을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전례 없는 대단위 ‘재택 코딩 면접’은 클라우드 통합개발환경(IDE)덕에 가능했다. 2500개의 가상 머신은 시험을 치르는 동안 단 한 건의 시스템 오류도 일으키지 않았다. 이 클라우드 IDE를 만든 곳은 NHN엔터가 투자한 스타트업 ‘코다임’이다.

코다임은 ‘구름’이란 브랜드로 클라우드 통합개발환경(구름 IDE)을 제공한다. 이를 기반으로 코딩테스트를 볼 수 있는 ‘구름 TEST’와 코딩 교육 프로그램인 ‘구름 에듀(EDU)’를 서비스 중이다.

류성태 코다임 대표를 최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NHN엔터 플레이뮤지엄에서 만났다. 류 대표는 “NHN엔터 외에도 LG전자의 사내 개발자 역량평가, 라인의 온라인 필기시험 등에 구름 테스트가 쓰였다”며 “스마일게이트도 올 하반기 구름 테스트를 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와 IDE는 정부와 업계가 모두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지만, 이 둘을 연결해 하나의 서비스로 제공하는 곳은 의외로 드물다. 아마존이 인수한 클라우드9나, 레드햇이 산 코드MD 등이 코다임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자라 볼 수 있다.

구름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이용자가 웹브라우저에 접속, 원하는 소프트웨어 스택을 선택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사스(SaaS)형태로 구현됐다. 대부분의 프로그래밍 언어와 환경을 지원하는 웹기술 기반 애플리케이션이다.

컴퓨팅 파워는 파스(PaaS) 형태로 제공하는데,  코다임은 이 ‘구름’ 시리즈를 모두 NHN엔터의 ‘토스트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서 운영한다. 개발자가 구름 서비스에 접속하면, 개인마다 리눅스 기반 가상 머신이 주어지고, 이 안에서 연계된 IDE를 통해 원하는 개발하는 방식이다.

클라우드 IDE의 경우, 가장 좋은 것은 다른이의 작업을 ‘연계’할 수 있다는 거다. 구름 테스트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만족하는 부분 중 하나가 ‘유닛테스트’ 문제를 출제할 때다. 최근엔 코딩테스트나 사내 역량 평가에서 유닛테스트를 많이 활용하는데, 테스트 코드를 먼저 짜놓고 이를 만족시키는 것을 정답으로 본다.

류 대표는 “LG전자처럼 코드의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기업에서 이런 방식을 선호하는데 그 문화가 구름 테스트와 맞다”며 “라인의 경우에도 인도나 베트남 법인도 구름 테스트를 이용했는데, 출제자들이 예전에 비해 문제를 잘 만드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비용 절감은 얼마나 될까. 구름 테스트의 이용료는 1인당 1만5000원이다. 그런데, 테스트를 위해 대여하는 PC 한 대의 비용은 3만원이다.

류 대표는 “단순하게 PC 대여료만 계산해도, 구름 테스트를 이용할 경우 절반 이상 비용이 절감된다”며 “이 외에 공간 대여, PC 설치비용, 채점에 드는 비용 등을 고려하면 많게는 10분의 1까지도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름 EDU 블록코딩 실습 화면 캡처

코다임이 최근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곳은 교육 시장이다. 중학교에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되는 내년부터 클라우드 교육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만든 구름 EDU는 개인별 가상 소프트웨어 교육 환경에 러닝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결합했다.

구름 EDU는 지난해 소프트웨어중심대학 중 하나인 국민대학교가 이용했다. 2000명 신입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파이썬’ 수업에 투입됐는데, 학교와 학생 측 만족도가 높았다.

집에서 과제를 해야 할 비전공 1학년 학생이 혼자서 파이썬 개발 환경을 구축하기 어려워 수업 초반 4~5주를 허비하는 경우가 잦은데, 수업 환경을 일관적으로 제공하는 것에 학생과 학교 측이 효율적이라 판단했다는 것이다. 결국 국민대학교는 구름 EDU 사용 연장계약을 맺었다.

류 대표는 “우리 서비스에 가장 열광하는 사람들이 대학원 조교들”이라며 “학생들 과제를 이메일이나 USB로 걷어 실행해보고 맞는지 채점하는데 최소 1~2주는 걸렸는데 이걸 구름 EDU가 자동화 시켰으니 조교들이 잡일에서 해방돼 연구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중고등학교에도 현재 구름 EDU가 쓰인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구입해 각 학교에 보급하는 형태인데, 코다임 단독 컨소시엄과 한글과컴퓨터 컨소시엄이 여기에 들어가 있다. 코다임 측에 따르면, 프로그램을 보급받는 125개교 중 91개교가 코다임을 선택했다.

류 대표는 웹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구름 EDU가 인정을 받고 있다”며 “같은 플랫폼을 이용하는 학교라면, 교사가 전근을 가도 자신의 교안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고, 다른 지역의 우수 콘텐츠를 보급 받거다 지역별 교육 편차 등을 분석할 수있어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이 외에 류 대표는 구름 EDU의 강점으로 ‘리플레이 기능’을 꼽았다. 학생들이 코딩을 하면서 어떤 부분에서 멈추고 생각을 많이 했는지 그 부분을 알게 되면, 교사는 그 부분을 개선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코딩 교육이라는 것이 단순히 개발자 양성에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고를 빠르고 유연하게 만들어 줄 수 있도록 하는데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류 대표는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되고 있지만, 실제로 관련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교사는 전체의 4% 정도”라며 “구름 EDU가 교육 환경 뿐만 아니라 교안, 진도 추적, 성적관리 프로그램을 모두 제공하므로 교사들도 플랫폼 안에서 함께 배워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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