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시대에 VM웨어가 살아남는 법

 

vmware_cloud_logoVM웨어는 가상화 소프트웨어 회사다. 가상화란 컴퓨터의 리소스를 추상화 하는 기술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가능케 하는 핵심 요소다. VM웨어는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기업에 판매해서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전은 VM웨어에 위협 요소가 됐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IBM 클라우드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가 보편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하게 되면 VM웨어의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구매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런 분위기를 타개 하기 위한 전략으로 VM웨어는 그 동안 ‘통합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주창해왔다.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하더라도 거기에100% 의존하는 것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기업이 자체적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이를 퍼블릭 클라우드와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hybrid-cloud_graphics_650x400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구현되면,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사용하는 워크로드를 언제든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내릴 수 있고,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있는 워크로드도 언제든 퍼블릭으로 올릴 수 있다고 VM 웨어 측은 강조했다.

물론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려면,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사야한다는 점에 VM웨어의 진짜 관심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점점 퍼블릭 클라우드 중심으로 바뀔 것 같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마저 퍼블릭 클라우드에 많은 워크로드를 올리고 있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미래에는 대부분의 기업이 퍼블릭 클라우드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 토를 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IBM, 오라클, SAP 등 기업용 IT산업의 최강자들이 너도나도 퍼블릭 클라우드에 ‘올인’을 선언한 이유다.

VM웨어도 예외는 아니었다. VM웨어는 ‘v클라우드 에어’라는 이름으로 퍼블릭 클라우드를 직접 운영했었다. 자사의 가상화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들어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제대로 맞짱(?)을 떠보려고 했다.

그러나 퍼블릭 클라우드 경쟁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서비스 운영은 VM웨어의 핵심 역량이 아니었고,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규모의 경쟁을 펼칠 여력도 부족했다. 결국 VM웨어는 ‘v클라우드 에어’를 프랑스의 OHV라는 회사에 팔았다.

VM웨어의 고민은 커졌다. 퍼블릭 클라우드 시대가 되면 VM웨어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는 점점 덜 팔릴 것이기 때문에, 퍼블릭 클라우드가 없는 VM웨어의 미래는 어두워 보였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시대의 변화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는 없다.

VM웨어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대체할 새로운 전략을 세웠다. 고객기업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쓰든, 퍼블릭 클라우드를 쓰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쓰든 관계 없이 VM웨어를 쓰도록 하자는 전략이다. 이는 고객기업이 AWS를 이용자든,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이용자든, IBM 클라우드 이용자든 VM웨어를 쓰게 하자는 전략이기도 하다.

VM웨어는 이를 ‘크로스 클라우드(Cross Cloud) 아키텍처’라고 이름을 붙였’다.

slide64‘크로스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통해 VM웨어가 제시하는 메시지는 간단한다. 특정 클라우드에 감금(Lock-In)되지 말자는 것이다. 프라이빗이든 퍼블릭이든, AWS든 애저든 그 어떤 형태와 브랜드의 클라우드에도 감금되지 않아야 한다고 VM웨어는 주장한다.

이를 위해 VM웨어는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그들의 서비스 안에 VM웨어 세계를 구현한다. VM웨어의 서버 가상화, 스토리지 가상화, 네트워크 가상화로 구현된 이 세계를 AWS에, 애저에,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에, IBM 클라우드에 만들어 놓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AWS에서 애저로 옮길 때도 문제가 없다. AWS에 있는 VM웨어 세계에서 애저에 있는 VM웨어 세계로 옮기면 되기 때문이다. VM웨어는 가상머신을 A컴퓨터에서 B컴퓨터로 옮기면서 다운타임 시간을 최소화하는 V모션이라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크로스 클라우드(Cross Cloud) 아키텍처를 통해 AWS에서 애저로 가상머신을 옮기는 V모션이 가능하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chris-wolf-day-1-recap-image이는 마치 VM웨어가 클라우드 시대에 표준 프로토콜이 되겠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나를 통하면 어느 클라우드로든 갈 수 있다”는 것이 VM웨어가 제시하는 비전이다.

물론 아직 이 비전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현재 VM웨어의 세계가 구축돼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는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IBM 클라우드’뿐이다. 조만간 AWS에도 VM웨어 세계가 완성될 예정이며,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나 구글은 내년 이후에 계획돼 있다. VM웨어의 비전이 언제쯤 완성될 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VM웨어의 기대처럼 기업들이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VM웨어 세계에 들어올까? 현재로선 단정할 수 없다. 익숙한 VM웨어를 유명 클라우드에서 사용할 수 있게 돼 기뻐할 수도 있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VM웨어를 외면할 수도 있다.

VM웨어의 새 전략은 아마 AWS에 VM웨어 세계가 구축될 올 하반기 이후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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