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스템 에어컨이 MS 구름 위로 올라간 이유…

마이크로소프트가 21일 서울과 부산에 설립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리전을 오픈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국내에 세워진 데이터센터를 통해 글로벌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셈이죠.

외국의 데이터센터에 접속할 필요가 없으니 레이턴시(지연)가 낮아진 것은 당연할 것이고, 데이터 국외 반출 금지 등의 규제도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이날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코리아 라이브’라는 이름으로 화려한 오픈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관심을 가진 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라이브 토크쇼’라는 시간이었습니다. 애저 사용자들이 나와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고, 어떤 가치를 얻었는지 장단점을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흥미로운 사례들이 많았습니다.

가장 저의 관심을 끈 것은 삼성전자의 사례였는데요.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에어컨을 클라우드 상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건물에 내장된 시스템 에어컨과 같은 공조설비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데이터가 나옵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데이터는 대부분 그냥 버려졌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 데이터들을 모아서 애저 클라우드 상에서 분석한다고 합니다.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이 나기 전에 이상징후를 감지하고, 조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고장난 후에 고치러 가면 이용자들이 많은 불편을 이미 겪습니다.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기 전에 미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큰 가치를 제공할 것입니다.

아울러 전기사용을 최적화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불필요하게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죠. 이용자들은 최적의 온도를 즐기면서도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면 일석이조겠네요.

서울아산병원의 사례도 흥미로웠습니다. 병원과 같은 의료산업은 보안이 극도로 중요시되는 산업입니다. 의료정보는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병원이 애저 클라우드를 이용했다는 것이 눈길을 끕니다. 최근 규제가 완화돼 의료정보도 일정 조건 아래 클라우드 저장이 허용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서울아산병원은 클라우드를 오픈이노베이션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애저 클라우드에 연구과제와 비식별화한 개인정보 데이터를 올려놓았습니다. 누구라도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시된 과제를 해결하는 콘테스트입니다. 이 콘테스트에 무려 117팀, 300여 명의 분석가들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서울아산병원 심우현 교수는 “이런 종류의 콘테스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데이터 보안”이라면서 “애저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외부인들이 들어와서 분석은 가능해도 데이터를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 등의 보안 기능이 있어 편리했다”고 말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가 아닌 클라우드를 구현하기 위한 설치형 소프트웨어인 ‘애저 스택’을 통해 자체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든 사례를 전했습니다. 애저 스택은 기업 내부에서 퍼블릭 클라우드인 ‘애저’와 똑같은 환경을 구현해주는 어플라이언스입니다.

애저와 애저스택은 동일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어 애저를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이용하고자 할 때 유용합니다. LG유플러스는 이를 통해 애저 기반으로 자체적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국산 ERP 소프트웨어 회사 영림원소프트랩은 애저 클라우드에 자사의 제품을 올려 클라우드 ERP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영림원은 3년 전부터 클라우드 ERP 서비스를 개발해왔으며, 애저 홍콩 리전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제 국내 리전이 건립됐으니 이전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게임회사 레드사하라는 불멸의전사 1을 애저로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불멸의전사 2도 글로벌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레드사하라 최정훈 실장은 “애저 일본 동부 리전을 이용하다가 이번에 프리뷰 자격을 얻어 서울 리전으로 옮겼는데 레이턴시가 4분의 1로 줄었고, 리전을 옮기는 것도 2시간 동안 혼자 해결했다”면서 “리전을 옮기고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