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탐방] 행복해지려고 다니는 회사 ‘바텍 네트웍스’

안녕하세요. <심스키의 IT기업탐방>입니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했네요. 이제 가을은 가고 겨울이 본격적으로 오려나 봅니다

이번 주에는 지금까지의 회사들과는 조금 다른 회사에 다녀왔습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소프트웨어, 인터넷(게임) 등 순수 IT기업을 중심으로 소개했는데요, 이번 주는 IT와 무관치는 않지만 제조업에 조금 더 가까운 회사에 다녀왔습니다.

화성시 동탄에 있는 바텍 네트웍스 본사

이번 주 주인공은 치과용 엑스레이 솔루션 업체 ‘바텍 네트웍스’입니다. ‘바텍 네트웍스’는 치과용 디지털 엑스레이 진단 장비 분야 국내 1위,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표적인 강소기업 그룹입니다. 일반적으로 치과에 처음 가면 가장 먼저 엑스레이 사진을 찍는데, 이런 장비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인 바텍과 레이언스를 포함, 8개의 계열사로 구성돼 있습니다.

바텍의 치과용 엑스레이

이번에 바텍 네트웍스를 방문하고 나서 개인적으로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마 저에게 제조업 회사에 대한 편견이 좀 있었나 봅니다. 방문하기 전에 제조업 특유의 딱딱하고 진부한 느낌을 예상했는데, 바텍 네트웍스는 판교에 있는 게임 회사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회사였습니다.

‘바텍 네트웍스’를 한 번 둘러봤을 때 가장 인상적인 공간은 어린이집이었습니다. 바텍 네트웍스에는 ‘이우아이’라는 사내 어린이집(유치원)이 있는데, 저희 아이도 보내고 싶어지는 최고 수준의 시설이었습니다.

사내 어린이집. 이것이 다가 아닙니다.

2층 규모로 9개 교실에 교사실, 식당, 보건실, 도서공간, 블럭공간, 놀이공간, 체육관이 갖춰져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집 체육관을 보고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좋은 학교에나 있을 법한 체육관이 사내 어린이집에 있었으니까요. 이 체육관은 어린이들이 하원한 이후에는 직원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 놀이시설. 이런 시설 하나에 천만원이 넘게 든다고 합니다.

또 0세 영아반의 경우 보육교사 한 명이 두 명의 아이를 맡습니다. 법에는 보육교사 한 명이 세명을 보육하도록 돼 있는데, 좋은 방향에서 법을 지키지 않고 있네요. 이같은 이유로 이우아이는 전국 사내어린이집 대회에서 1위에 꼽혔다고 합니다.

이우아이는 국내 최대규모의 어린이집입니다. 440평 규모로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습니다. 현재 바텍 네트웍스의 직원은 800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직원이라면  추첨하지 않고 누구나 이 아이를 맡길 수 있습니다. 현재는 40명 정도의 어린이가 등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회사가 두세 배 성장해도 어린이집은 부족하지 않겠네요.

국내 최고 시설의 사내 어린이집은 바텍 네트웍스가 어떤 철학으로 설립된 회사인지 엿볼 수 있는 단면입니다.

바텍 네트웍스는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한다고 합니다.  바텍 네트웍스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고객이 행복해지는 것이 회사를 운영하는 목표인 것이죠. 최고의 어린이집도 일하는 직원들이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바텍 네트웍스의 노창준 회장은 그런 면에서 행복전도사입니다.

직원의 행복을 위한 시설이나 제도는 이외에도 많습니다. 직원들의 건강을 위한 피트니스 센터 ‘이우짐’에서는 개별 트레이터가 직원 개인에게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골프, 필라테스, 요가, 30분 걷기 등 다양한 GX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내 헬스클럽 ‘이우짐’ 요가 프로그램

이우짐 체성분측정실

저의 눈길을 강력하게 끈 시설 중 또하나는 직원용 식당이었습니다. 아니 식당 자체라기 보다는 밥솥이라고 해야겠네요. 일반적으로 많은 양의 밥을 해야 하는 구내식당이나 학교식당과 같은 대규모 식당에서는 밥을 찝니다. 다들 먹어보셨겠지만 찐 밥은 맛도 별로 없고, 쉽게 허기가 집니다.

그런데 바텍 네트웍스의 구내식당은 압력솥에 한 밥을 제공합니다. 800명의 직원 중 절반만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는다고 가정해도 무려 400인분의 식사를 압력솥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수십개의 압력솥이 필요합니다. 식당에 쭉 나열돼 있는 압력솥은 바텍 네트웍스의 재미있는 풍경 중 하나입니다.

이런 밥솥이 수십개 나열돼 있습니다

밥 하나에 이렇게 신경을 쓰는데 다른 것들은 말할 것도 없겠죠? 좋은 식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찌개나 국을 제공할 때도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뚝배기에 올려서 냅니다. 뚝배기는 무거워서 설겆이도 힘들고 관리도 어려워서 대규모 식당에서 잘 사용안하는데 직원들의 맛있는 식사를 위해 이런 어려움은 별 문제가 안됩니다.

뚝배기에 담긴 요리

바텍 네트웍스는 직원들에게 시코쿠 순례 프로그램도 제공합니다. 시코쿠는 일본의 섬 중에 하나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자연과 도시 속 다양한 도로를 끊임없이 걸으면서 나를 비워내고, 자신의 삶의 태도와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걸으면서 스스로를 성찰하는 시간인 셈이죠.

시코쿠 순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직원들

바텍 네트웍스 직원들은 이 프로그램을 ‘미라클 시코쿠’라는 별명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마치고 이혼결심을 번복하는 등 새로운 전기가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바텍 네트웍스, 저도 다니고 싶어질 정도로 좋은 회사인 것 같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